<탐방>도로설계기술 선진화에 앞장서는-한국도로공사 설계처
<탐방>도로설계기술 선진화에 앞장서는-한국도로공사 설계처
  • 승인 2005.03.1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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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건설 기술의 심장부 ‘도로공사 설계처'
<인터뷰> 한국도로공사 설계처 류부열 처장
우리나라 고속도로 건설 및 유지관리와 운영을 담당하는 한국도로공사(사장 손학래). 올해는 69년 한국도로공사(이하 도공)가 창립된 이후 아마도 가장 뜻 깊은 한해가 될 것이다.

바로 올해 말 진주~통영간(48.8km)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명실상부 고속도로 3천km 시대가 도래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서도 30여년전 도로 설계기준 조차 없어 외국의 기준을 그대로 받아들여 적용했던 설계기술의 불모지에서 지금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적인 도로 설계기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도공 설계처(처장 류부열)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특히 도공 설계처가 마련한 도로관련 설계기준과 건설관련 각종 시방서 및 지침은 우리나라 모든 도로건설의 기준으로 활용되면서 사실상 국내 도로건설 기술의 심장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30여년의 도로설계기술 노하우로 우리나라 도로건설산업의 선진화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도공사 설계처를 통해 미래의 고속도로, 세계로 뻗어가는 도로건설 강국 대한민국을 조명해 보았다.


올해 12개 노선 연장 517.1km 설계 수행

도공 설계처는 총 3개팀 10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속도로 건설공사 실시설계와 도로관련 설계기준 제정과 건설관련 시방서 및 지침을 마련하는 것을 주요 업무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올해 설계처는 계속사업 11개노선 60개공구 394.7km와 신규사업 3개노선 18개공구 122.4km의 사업을 추진하며 이중 9개노선 54개공구 345.8km는 올해 준공을 통해 본격적인 건설공사에 착수하게 된 예정이다.

대표적인 사업으로는 계속사업인 주문진~속초간 2개공구를 비롯해 음성~충주, 춘천~양양, 여주~양평 재설계, 88선 성산~담양, 영동선 신갈~호법, 경부선 기흥~판교 등이 있으며 신규사업으로는 울산~포항 10공구와 경부선 영동~옥천 1개공구, 남해선 냉정~부산간 7개공구 등이 있다.


10여회에 걸친 설계처 자체 VE실행으로 국가예산 8천384억원 절감

도공 설계처의 최대 실적은 ‘실시설계중 VE 실행시스템’ 구축을 통한 고속도로 품질향상과 사업비 절감이다.

6시그마 기법을 이용한 문제해결형 학습활동을 근간으로 한 설계VE를 통해 설계처는 작년 한해 기본설계대비 8천384억원의 공사비를 절감시키고, 최적품질의 고속도로 설계를 이끌어냈다. 즉 설계VE를 통한 합리적 설계, 강도로교 설계 합리화 방안, 실적공사비 적산제도 구축 등을 추진, 건설원가의 낭비요인을 제거해 사업비 절감에 기여한 것.

2004년 8천384억원 사업비 절감의 공신인 설계VE의 내역을 살펴보면 ▷춘천~양양간 기본설계 2조8천220억→VE실행결과 2조1천581억원(6천639억원, 23.5% 절감) ▷목포~광양간 기본설계 1조6천160억원→VE실행결과 1조4천415억원(1천745억원, 23.5% 절감) ▷88선 확장 기본설계 2조7천억원, VE실행결과 1조9천200억원(7천700억원, 30% 절감)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이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었던 이유는 춘천~양양간, 목포~광양간의 경우 구조물구간은 교량보다 짧은 터널 위주로 계획하고, 교량형식은 저비용 형식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또한 88선 확장은 토공비율을 확대(4.2%)하고 구조물 비율을 축소(4.2%)하는 등 저비용을 유도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큰 폭의 사업비 절감에도 불구하고 설계처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치밀한 분석으로 고속도로 품질은 기본설계 이전과 같거나 오히려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즉, 설계처는 설계VE라는 촉매제를 통해 저비용·고품질이라는 최적의 고속도로 건설을 이끌어 낸 셈이다.

한편 지난해 설계처는 총 33건의 설계기준 개선 또는 신규도입을 통해 원가절감분야 항목에서 총 317억원의 사업비를 절감했다. 이를 통해 KHC 경영우수상을 수상했고, 2004 Save the Cost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도공의 고객만족 경영에도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웰빙’고속도로 실현

설계처는 그동안 미래 지향적인 고속도로 설계기준 개발을 위해 영업소 광장부 차선도색 개선사업을 비롯 13개 방안 수립 등 다양한 노력을 시행중에 있고, 그 결과 도공 경영우수상을 수상했다.

또한 설계정보화시스템을 구축해 유지관리부서에서 기술요청시 인터넷을 통해 신속·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설계처는 도로설계기술의 코어라는 기치아래 기술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대내외 활동으로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모범기관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특히 설계처는 공급자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의 인간의 감각을 고려한 시각적 디자인과 편안한 고속도로 설계를 위해 체계적인 경관설계 매뉴얼을 작성하는 등 종래의 평면적인 설계검토방법에서 탈피했다는 평가다.

또한 3D시뮬레이션 활용을 통해 주변환경, 교통안전, 미관 등 보다 효율적이고 업그레이드된 도로설계를 지향할 뿐만 아니라 현재 설계중인 국내 최장대터널에 인테리어디자인 도입 및 시뮬레이터를 이용한 주행안전성 평가 등 기존의 고속도로와는 차원이 다른 인간중심의 고속도로 설계를 위해 노력했다.

향후 미래사회 변화에 대비해 노령화 사회 관련 과제 선정과 환경친화적 도로시설기준 수립에도 박차를 가함으로써 차세대 웰빙 고속도로 실현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설계단계부터 지역주민과 함께 한다

최근 새만금, 천성산 터널 등 대형 국책사업이 지역민과 환경단체의 반발로 좌초되는 일이 빈번한 실정이다. 설계처는 이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설계단계부터 지역민과 NGO의 의견을 적극 수렴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도공은 동홍천~양양구간에 대해 지난 2월 4회에 걸쳐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설명회는 법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주민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겠다는 도공의 강력한 의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 설명회를 통해 야생동물 이동통로(Eco-bridge) 설치, 절·성토 구간에 생태복원 녹화공법 적용, 생태환경 휴게소 설치 등 자연환경 보전에 보탬이 될 각종 방안이 적극 검토했다.

고속도로 인근주민들을 위해 고속도로 건설로 인해 단절되는 구간에 대해서는 최대한 교량을 설치하고 부득이 통로박스 설치시에도 규격을 최대화해 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또한 방음벽 설치가 필요한 구간에 대해서는 기존의 획일적인 모델에서 탈피해 주변환경과 조화되고 인근주민의 쾌적성을 증대시키는 미관설계를 추진했다.

이같은 도공 설계처의 조치는 민원발생소지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으로 향후 대형국책사업시 모범적인 주민의견 수렴의 선례를 남겼다는 평가다.


미래지향적 고속도로 설계 방안

앞으로 고속도로는 국가의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 남북통일 및 대륙연계 등에 대비해 오는 2020년까지 총 6천160km가 건설될 계획이다.

따라서 현재의 고속도로 설계기술도 지속적인 발전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도공 설계처는 미래지향적인 고속도로 건설과 설계기술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설계방안을 추진중에 있다.

이에 설계처는 컴퓨터를 이용한 첨단차량 및 도로시스템 기술과 시뮬레이션기법의 설계적용 방안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연구하는 한편 IT와 고속도로와의 실질적인 접목을 위해 실시설계부터 첨단 IT기술 도입을 위한 기반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토의 효율적 이용과 환경문제 해소를 위한 해상이나 지하 고속도로 건설을 중·장기적인 계획하에 추진중에 있다. 끝으로 획기적인 신기술과 신공법 적용의 효과적 추진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인터뷰> 한국도로공사 설계처 류부열 처장

인간과 환경중심의 최적 설계에 만전

“인간과 환경중심의 안전하고 쾌적한 고속도로를 건설하기 위한 최적의 설계를 제공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한국도로공사 류부열 설계처장이 밝히는 각오다.

특히 류 처장은 “앞으로 고속도로는 많은 예산의 투입이 필요한 터널이나 교량 등 구조물의 구성이 많이 요구되고 있어 획기적인 신공법과 신기술을 발굴, 이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경제적인 고속도로 건설에도 크게 기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4년 도로공사에 입사해 올해로 30년을 맞는 류부열 설계처장은 그동안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비롯해 영동고속도로, 제2중부고속도로 등 수많은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참여했으며 지난해부터 설계처장의 중책을 수행하고 있다.


-설계처의 역할을 강조한다면.

설계처는 고속도로 건설 및 유지관리에 필요한 기본조사와 설계용역을 담당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건설사업의 밑거름이 되는 실시설계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고속도로 건설사업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최고의 기술력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추진된 설계기준 개선사례는.

매년 수많은 개선사례 및 성과들이 있습니다. 그중 대표적인 개선현황을 소개하자면 우선 93년 설계속도 상향조정 검토와 선형설계의 일반지침 등을 수립했으며 96년에는 토질조사 기준 개선 및 대절토부 조사, 99년 설계단가 적정성 검토, 크라샤 골재세척시설 설계반영 검토 등이 이뤄졌습니다.

특히 안전에 취약하고 민원발생의 우려가 많은 확장공사 구간내 교통 우회차로의 길어깨 폭원 개선을 통해 이용차량의 안전운행과 원활한 교통 소통 등 고객서비스 증진 및 대국민 이미지 제고에 기여했습니다.

최근에는 터널 갱문부 설계기준(2003년)과 교량기초 확인지반조사 설계반경기준(2004년) 등을 수립해 현재까지 총380여건에 달하는 설계기준을 개선수립 했습니다.


-우수 설계인력 및 전문성 확보 방안이 있다면.

우리 설계처에서는 매년 설계업무와 관련해 전문지식 습득을 통한 설계분야 기술선도를 위해 도로선진지역인 유럽 견학 실시 및 선진국의 도로 설계메뉴얼을 4차년도에 거쳐 변역을 추진하는 등 설계기법 습득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또한 설계기술인력 전문성을 향상시키고자 연구성과 논문발표, 설계사 파견교육, 연구과제 실무연구원 참여 등 설계업무 수행능력 배양에 적극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수탁용역 수행을 실시하여 재무적 고부가가치 효과를 창출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설계처에서는 미래사회 변화에 대비한 신개념 도로설계기준 개발을 위해 로드킬 예방시설, 에코브리지, 피암터널 등의 환경친화적인 도로시설 기준 수립을 역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특히 야생동물 진입이 예상되는 구간을 면밀히 검토하여 유도휀스 설치를 통한 진입 억제와 실질적인 동물이동경로 파악을 통한 생태통로 설치로 최대한 로드킬이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속도로 기능제고를 위한 기준개선 20건 이상을 이미 수행중에 있으며 계약단가 축적 및 분석과 실적단가 적용비율 확대, 토목공사 수량산출기준 개정 추진 등 실적공사비 적산제도 체계를 구축하는데 박차를 가할 방침입니다.

이밖에 건설원가 및 건설효율성 극대화를 위한 획기적이고 다양한 신기술 및 신공법을 발굴하고, 이를 설계에 적용해 경제적이고 최상 품질의 고속도로 건설을 이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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