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권하는 사회> 봄날특집_건축인의 지혜 7묶음
<책 권하는 사회> 봄날특집_건축인의 지혜 7묶음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7.03.09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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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훈의 상상어장 등 신간(新刊)부터 구간(舊刊)까지

 

건축서의 고전 <공간.시간.건축> 저자 기디온의
유작부터... 입담 좋기로 유명한 건축가들의 에세이와
이론서까지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기자의 주관적 기록에 따르면 이번 겨울의 시작을 알렸던 체감 추위는 지난해 2016년 10월 29일(서울을 기준으로)이었다. 그로부터 4개월의 긴긴 겨울이 지나고 2017년  3월 둘째주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곳곳에서 때 이른 봄꽃 발견 소식이 들린다.

만물이 얼어 있던 동안 잉태되고 태어난 각고의 과정들, 건축인들이 자아낸 지혜의 산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동장군이 물러가기를 기다린 끝에 찾아오는 봄날, 그러나 이제는 산뜻한 봄내음만 만끽할 수 없게 됐다. 동장군에 달린 꼬리 마냥 매년 미세먼지와 황사가 더욱 극심해지는 즈음에 제안하는 봄맞이 신풍속도, 야외만큼 매력적인 서점 또는 도서관 나들이에 나선다면, 가을이 아닌 봄도 독서의 계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이하 ‘건축인의 지혜 7묶음’의 순서는 가나다, 알파벳, 출간일과 무관합니다.)

 

이일훈의 상상어장
저자_이일훈 | 발행_서해문집 | 출간_2017.03.10 | 351쪽 | 가격_1.5만원

▲ 이일훈의 상상어장
건축가이자 빼어난 에세이스트인 이일훈이 길을 가다 보았다. 무수한 간판, 광고, 공고문과 안내문, 표지판이나 현수막…. 내용 형태 크기 색상 재료는 제각각이지만 목적은 다 같다.
절규하는 간판, 속삭이는 그림말, 현판은 으스대고, 현수막은 읍소한다. 전단지는 애걸복걸, 안내문은 통보, 주의 표시는 명령, 표지판은 지시한다. 이렇듯 하나 같이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하지만 그걸 보는 사람은 맘껏 상상한다. 같은 글자를 달리 읽는 이유는 펄펄 날리는 눈처럼 분분하다.
어지러운 말들은 다양하고 재미있게 즐기는 것이 상책이다. 그들의 속내와 다르게, 짐짓 모른 척하는 건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가. 그렇게 낚아 올린 말들, 찰나에 만난 문장, 무심히 스치던 것과 대수롭지 않게 흘러가는 말의 풍경…, 이 책은 그렇게 본 세상이다.
저자 이일훈은 글맛과 입담 좋기로 유명해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른 개념과 생각이 필요한 자리와 강연에 자주 초청된다.
그는 말한다. “밥, 옷, 집을 만드는 행위를 ‘짓는다’고 하듯이 글도 ‘짓는다’고 표현한다. 글이 생각의 집이라면 건축은 사람의 집이다. 따라서 이들은 같은 존재의 집이다. 글도 건축이고 건축도 글이다. 삶의 방식을 제안하고 물질을 통해 구축하는 것이 건축이라면 삶을 사유하고 의미로 축성하는 것은 글일 터이다”라고.
또한, 식물성의 사유를 지닌 건축가로 불리는 저자는 자신의 작업을 통해 다양한 실천을 권유한다. <기찻길옆 공부방>에서는 가난한 동네의 꿈, 천주교 <자비의 침묵 수도원>에서는 영성을 위한 공간, <작은 큰집>에서는 지형의 회복을 돕는 건축적 자세를, <우리안의 미래 연수원>에서는 불편하게 살기의 실천과 같은 것들이다. 그밖에 <성 안드레아병원 성당>, <도피안사 향적당>, <가가불이>, <밝맑도서관> 등을 지었다.

 

이십세기 집합주택  
손세관 | 열화당 | 2016.12.31 | 430쪽 | 3.5만원

▲ 이십세기의 집합주택
20세기의 집합주택은 전 세계인의 삶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었다.
근대 공동주거 백년의 역사를 담은 『이십세기 집합주택』에서는 지난 20세기 100년 동안 지어진 집합주택을 대상으로 시대적 배경과 건축적 이념, 건축물의 내용, 거주자의 삶, 그리고 이십세기 집합주택의 주인공인 건축가들의 이야기를 폭넓게 다루면서, 저층ㆍ고밀 집합주택이 보급되어야 하는 당위성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도시조직과 주거환경의 상호관계 및 동서양 주거문화에 관해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중앙대학교 손세관 교수가 1993년 저술한 후 꾸준히 읽히고 있는 「도시주거 형성의 역사」와 짝을 이룬다.
「도시주거 형성의 역사」가 고대부터 20세기에 이르는 도시주택과 집합주택의 양상을 정리한 개론편이라면, 『이십세기 집합주택』은 지난 한 세기만을 주제로 삼아 더욱 구체적이고 폭넓은 논의를 전개시킨 총론편으로서 근대 집합주택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연구했다.

 

서양건축의 세 가지 공간개념
지그프리드 기디온 | Space Time | 2017.03.03 | 368쪽 | 2.5만원

▲ 서양건축의 세 가지 공간개념
이 책 『서양건축의 세 가지 공간개념: 건축과 전이현상』(원제_Architecture and the Phenomena of Transition은, 건축서의 고전 『공간.시간.건축』(Space, Time and Architecture)의 저자 지그프리드 기디온의 사후에 출판된 마지막 작품이다.
기디온(Sigfried Giedion, 1888~1968)은 설명이 필요 없는 탁월한 건축가이자, 비평가이고 역사가이다.
이 책은 서양건축이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시기에서의 세 가지 공간 개념을 서술한다. 첫째 볼륨(VOLUME) 그리고 볼륨과 볼륨사이의 상호작용, 둘째 내부공간의 발전, 셋째 앞의 두 개념이 융합된 내외부 공간의 조각적 형태와 상호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역자 박성형은 성균관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정림건축에서 건축실무를 하고 있으며, 2009년 제1회 심원건축학술상을 수상했다.

 

건축왕, 경성을 만들다
김경민 | 이마 | 2017.02.01 | 220쪽 | 1.5만원

▲ 건축왕, 경성을 만들다
20세기 초 경성에서 펼쳐진 부동산 개발의 역사. 이 책은 식민지 경성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개척하며 근대 서울의 역사에 자취를 남긴 건축왕 정세권을 기억하는 작업이다.
저자는 정세권을 현대적 디벨로퍼, 조선 최초의 디벨로퍼로서 적극적으로 평가하며 정세권의 경성 부동산 개발의 의의를 정리했다. 이는 북촌과 익선동뿐만 아니라 서울 곳곳의 역사를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서울의 명수이자 서울 여행의 핵심인 북촌은 한국 고유의 전통과 문화를 체험하는 장소로 1920년대 이후 근대적 부동산 개발을 통해서 만들어 진 곳이다.
『건축왕, 경성을 만들다』에서는 서울의 오래된 기억이자 레트로한 골목 여행, 걷기 여행의 대명사가 되고 있는 북촌과 익선동 한옥마을은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식민지 경성에서 펄쳐진 부동산 개발의 현장을 담았다.
당시 ‘건축왕’이라 불리며 경성의 부동산 지도를 재편하고 도시 스케일을 바꾸었던 인물 정세권. 그는 근대적 디벨로퍼로서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적정한 수준의 주택을 대량 공급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지역 가치를 끌어올리며 도시 발전을 이끌고 삶의 질을 높였다. 시대를 읽는 사업가의 통찰력과 기획력으로 경성 전역의 부동산 개발을 주도했다.
1970년대, 1980년대 도시 개발이 한 세대를 지나 새롭게 재생되거나 재개발되는 시점에 돌아보는 정세권의 도시한옥 대단지와 부동산 개발은 도시 개발과 도시 재생의 차원에서 보존과 개발, 과거와 미래의 대립 구도에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
아 책의 저자 김경민은 하버드대학교에서 도시계획ㆍ부동산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도시계획 전공교수를 맡고 있다. 연구분야는 글로벌 금융도시 비교분석, 상권분석 등 상업용 부동산 금융과 개발 스트럭처, 공유경제와 공유도시, 동대문 패션산업의 가치체계, 20세기 초반 서울도시사 등이다.

 

▲ 진심의공간
진심의 공간
김현진 | 자음과모음 | 2017.02.20 | 336쪽 | 1.6만원

일상의 공간에 관한 이야기, 『진심의 공간: 나의 마음을 읽다 나의 삶을 그리다』는 건축가 김현진의 에세이다.
서울과 대전, 대구, 부산, 안동, 고령, 속초, 해남, 제주 등 전국을 직접 발로 누비며 애정 어린 시선으로 써내려간 책이다. 늘 우리 곁에 있는 이야기, 하지만 너무나 익숙해서 이제는 너무나 낯설어진 일상의 공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이 텍스트를 통해 건축가로서 자신의 역할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공유하고자 했다.
서산고택, 납읍리 창고, 주택의 부엌과 지붕, 명인당 도장집, 제실 할머니 집, 오경아의 정원학교 등 그가 직접 자귀 짚은 공간을 따뜻한 애정으로 담아낸 사진은 마치 글 속 공간에 있는 듯한 현장감을 느끼게 할 것이다.  

 

The Seoul, 예술이 말하는 도시 미시사
정이삭외 공저 | 이안북스 | 2016.12.31 | 320쪽 | 1.5만원

▲ The Seoul, 예술이 말하는 도시미시사
서울의 중심이 아닌 주변, 일명 ‘나머지’ 지역에 관한 기록을 모은 『THE SEOUL, 예술이 말하는 도시 미시사』는 “나머지 지역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도시의 사소한 영역을 시각예술의 언어로 추적한 책이다.
그동안 서울이란 도시에 대한 예술 연구과 도시의 주변성을 담은 시각예술 작품들이 다양한 시선으로 생산되어 왔음에도, 그러한 흐름을 짚어내려는 노력은 작가 개인의 작품에 대한 비평으로만 소급되어 논의되었을 뿐 비평적으로 짚어보려는 시도가 많지 않았다.
도시의 역사를 추적하고 어떤 시각적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전시 또는 공공미술 프로젝트, 아카이브 전시들이 종종 기획되어 왔지만 그것들의 목적은 도시 주변부를 탐색하는데 중점을 두지 않았기에, 도시의 사소한 역사들을 관찰하려는 시각 예술가들의 의도는 간과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건축가부터 미술가, 기계비평가, 사진연구원, 미술평론가, 큐레이터에 이르기까지 15인의 다양한 유전자들이 모여, 거시사적 관점에서 엘리트 문화에 의해 작성된 기념비적이고 중심적인 기록이 아닌, 작은 것을 통해 보는 역사를 연구하는 미시사적 방법으로 서울이라는 도시의 나머지 공간을 탐색하고 ‘기록되지 못한 역사’를 엮었다.


 
재생, 버려지지 않는 건축
UAUS | 네모팩토리 | 2017.03.01 | 340쪽| 3.2만원

▲ 재생, 버려지지 않는 건축
이 책은 대학생건축과연합회 우아우스(UAUS)의 기획전시 『재생, 버려지지 않는 건축』을 담았다. 지속가능성과 재생의 의미를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파빌리온에 담아서 건축행위가 갖는 환경파괴를 극복하려 한 건축학도들의 실험이다.
UAUS는 수도권 19개 대학 연합단체이며 학생들만의 자치적인 조직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2012년부터 열리는 전시는 해마다 규모가 커져서, 2016년 제 5회 전시에 참가한 학교는 건국대, 경기대, 경희대, 광운대, 국민대, 단국대, 동국대, 명지대, 서울과학기술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세종대, 연세대, 이화대, 인천대, 중앙대, 한양대, 홍익대 등 18개였다.
UAUS의 목표는 건축학과 학생들간의 공동체 의식을 고양하고 건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다. 연합 회장의 주관으로 기획단을 구성해 전시회 등 다양한 건축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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