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올해의 한옥대상 수상자, 황두진 씨
인터뷰 | 올해의 한옥대상 수상자, 황두진 씨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1.11.29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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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옥이란 “전통한옥이 시대에 맞게 비판적으로 진화한 결과"

▲ 국토해양부와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에서 공동주최한 2011년도 제1회 대한민국 한옥 공모전 준공부문 올해의 한옥대상 수상자 건축가 황두진 씨.

- 초대 한옥공모전 대상의 영예를 안으셨다. 수상소감 한 말씀.
보람과 쑥스러움이 교차한다. 한옥이 우리 사회에 다시 뿌리를 내려 진화하는 것을 보는 것은 보람이지만 현대건축가이면서 한옥작업을 병행해 온 입장에서는 과분한 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모두 건축이라는 큰 그릇에 담기는 것이기 때문에 감사한 일이다.


- 한옥건축에 관심 갖게 된 계기는? 언제부터 & 왜 한옥을 하게 됐나.
내 인생 최초의 기억은 한옥 마당에서 놀던 것이다. 한옥에 대한 관심은 이후로도 항상 있었으나 정작 작업의 대상으로 삼게 된 것은 내 의지만은 아니었다. 건축가란 스스로 어떤 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의 의뢰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특히 내가 한옥을 하게 된 것은 '이제 건축가가 한옥을 설계해야 한다'고 믿었던 건축주들의 덕이 컸다.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시대가 우리를 그 방향으로 몰고 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지금까지 작업한 한옥 개수는? 지역, 규모, 용도는 다양한가.
지금까지 모두 10채의 한옥을 고치거나 새로 지었다. 서울 북촌에만 8채, 그리고 경기도에 2채가 있다. 주택이 대부분이지만 레스토랑, 연수원 그리고 골프클럽 부속시설 등이 있다. 가장 작은 것과 큰 것은 40배 정도 규모의 차이가 난다.


-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한옥) 대표작은?
작업 하나하나마다 주제가 있었고 배우고 느낀 바가 달랐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꼬집어 내기는 어렵다. 건축주 한 분 한 분과 맺고 있는 인연도 저마다 독특하다. 그리고 창작하는 사람은 항상 앞을 봐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내가 다음에 할 한옥이 대표작일 것이라고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한옥이 아니라고 해도 마찬가지다.


 - “신한옥”이란? 140자로 정의한다면.
“전통한옥이 시대에 맞게 비판적으로 진화된 결과를 말한다.” 이 정의에 합당하면 어떤 재료와 형태, 공간구성이어도 일단 신한옥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생각하지만 건축적으로 가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나로서는 새로운 내용을 담기 위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됐는가, 한옥의 개념이 창작을 촉발했는가 아니면 제한했는가 등이 중요한 문제다.  


- 한옥 중흥시대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한반도에서의 문명은 나름대로의 완결성과 다양성을 갖춘 소우주적 세계였다. 그것이 다른 세계와 조우하면서 일시적으로 소우주가 해체된 경험이 우리의 20세기였다. 이제 우리는 다시 보다 개방적이고 복합적인 소우주를 만들고 있다. 그러면서 해체됐던 것들이 다시 재구성되는데 한옥은 그 일부다. 이런저런 우려가 없지는 않으나 우리가 갖고 있는 창조적 힘을 믿는다.   


- 현대건축과 한옥을 아우르며 활동하고 있는데,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주종목은?
난처한 질문이다. 한옥과 현대건축을 편의상 구분해 부르기는 하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일까? 사람을 위한 일이고 시대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이다. 굳이 말하자면 이런저런 구별 없는 '통건축'에 관심이 있다고나 할까. 시대적으로는 아득한 고대부터 지금까지, 지리적으로는 아프리카의 오지에서 맨해튼에 이르는 모든 인간 정주환경이 생각의 재료다. 이것이 우리 조상들에 비해 우리가 월등하게 유리한 점이다. 우린 열린 세상에 살고 있다.    

▲ 건축가의 스케치 가회동 L한옥 / 자료제공 황두진건축사사무소

황두진 | 서울대학교 건축학과와 예일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건축 ▷니혼세케이(Nihon Sekkei, 일본) ▷태수 김 파트너즈(미국) 등에서 실무를 익힌 후, 2000년부터 ‘황두진건축사사무소’를 이끌고 있다. 2009년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 2007년 한국건축가협회 아천상 및 대한민국 목조건축대전 특선 등 다수의 건축상을 수상했다. 주요작품으로 ▷춘원당한의원 및 박물관(낙원동) ▷가회헌(재동) ▷해냄출판사(서교동) ▷열린책들(現 시네마서비스, 통의동) ▷무무헌 ▷취죽당 ▷쌍희재 ▷동인재 ▷집운헌 ▷L주택 등(이상 북촌한옥) ▷국립현대미술관 수장고 증축(경기도 과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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