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나 시설에도 장소마케팅의 개념을 도입하자
마리나 시설에도 장소마케팅의 개념을 도입하자
  • 승인 2010.10.27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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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초 국토해양부의 국가 마리나항만 기본계획이 고시됨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사업추진이 활성화 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것은 건설측면의 영향 뿐만아니라 G20 정상회담 개최 등 세계적 수준의 이벤트 개최에 따른 국민수준 향상과 아울러 문화산업 및 관광레저산업으로의 국가적 산업재편의 영향도 있다.

그간 국민소득 2만달러 수준의 산업으로 알려진 요트레저산업은 IMF가 발표한 구매소득수준 3만달러를 반영한다면 우리나라의 요트대중화도 멀지 않게 된 것이다. 더욱이 지식경제부에서는 한국형 요트제작 산업을 추진하고 있고 문화관광부에도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종 규제를 폐지하고 관광산업의 활성화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어서, 요트관련 산업은 순풍에 돛단듯이 전개될 것이다.

건설부문에서는 요트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마리나 개발이 경쟁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올해안으로 부산광역시에서는 국내최대 규모인 수영만 요트경기장 재개발사업자를 곧 선정할 예정이며 인천광역시는 아시안게임 대비를 위해 왕산마리나 개발을 신속히 추진 중이다. 또한 국가 마리나항만에 포함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의 마리나 개발 계획도 국토해양부의 추가지정을 요청하고 있어 건설업계에서는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의 마리나 개발은 아직 맹아기에 속하고 있어 건설방향의 설정은 후속세대를 위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예를 들어 1986년 준공된 국내 최대규모인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30년도 운영하지 못하고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니, 일반아파트의 재건축 기준보다 짧은 시설물이 되어버린 셈이다.

항만 시설물의 내구연한 아니 일반 건축물의 내구연한에 비교해서도 짧은 기간에 재개발을 추진하게 된 계기는 당장의 아시안게임 및 올림픽게임을 위해 도입한 특수 목적물이라는 컨셉에 건설하였기 때문에 초래된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마리나 시설을 건설하게 되면 장기간에 걸쳐서 운영 유지하기 위한 콘텐츠의 확보가 중요하다. 즉, 방파제 등 비교적 많은 건설비가 들어가게 되는 마리나는 요트대회 한두번 개최로 끝나는 장소가 아니라 항상 살아있는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시설물이 되어야 한다.

오늘날 건축물의 생명력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대부분 테넌트 등 입점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해마다 바뀌는 소비자의 트렌드를 파악하여 대처하기 위해서는 마리나의 테넌트 유치는 지금보다 광범위한 개념으로 접근하여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마케팅의 새로운 영역으로 각광 받고 있는 장소마케팅(place marketing)의 개념을 도입하여 접근하는 것이 어떨까?

마케팅분야의 석학인 Kotler 교수가 주창한 것처럼 이미지, 매력물, 간접시설 및 사람 마케팅 활동으로 이루어진 장소마케팅에서 본다면 마리나는 멋진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또한 마리나 시설 뿐만 아니라 그 주변장소를 스토리텔링할 관광콘텐츠를 채워나간다면 마리나 시설은 지금 보다 오랜기간 동안 영속하여 번영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동해안에는 일본에 전파된 교류거점 및 문화전파 출항지로써 마리나 스토리텔링 될 수 있을 것이고, 서해안에는 장보고 대사의 도전적 이미지가 가능할 것이며 또한 남해안에는 월나라에서 온 허공주 등을 모티브로 찾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갯벌 축제, 이순신 장군 전승지 등 바다와 연계시킬 지역의 스토리텔링으로써 연결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만약 마리나가 단순한 입점업체에만 의존하여 운영할 경우 일본의 사례에서 보듯이 마리나 버블이후의 참담한 현실을 맞이할 수도 있다.

마리나 개발이 지역 개발의 단순한 사업이 아니라 지역을 매력화 시키고, 마리나에 연관된 기업 뿐만 아니라 지역의 최대관광자원으로서 이벤트를 유치하고 이용할 수 있는 개발사업의 방향수립이 요구되는 시점에서 지역의 관광자원과 어우러진 장소마케팅 개념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이다.

김성국 성균관대학교 강의교수 (IMD 마리나사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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