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실제 시공에 참여하지 않은 공동수급체 구성원에 대한 영업정지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사례
[변호사 칼럼] 실제 시공에 참여하지 않은 공동수급체 구성원에 대한 영업정지처분이 위법하다고 본 사례
  • 강지윤 법무법인 산하 기업법무팀 수석변호사
  • 승인 2026.08.3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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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에 실제로 참여한 건설사업자만 제재 가능
형식적인 지위만으로 동일한 행정체재 책임은 부당

1. 문제의 소재

강지윤 법무법인 산하 기업법무팀 수석변호사

건설공사는 그 규모와 특성상 여러 건설사업자가 공동수급체를 구성해 도급받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공동수급체 구성원들은 발주자와의 관계에서는 공동으로 도급계약의 당사자가 되지만, 실제 공사 수행 과정에서는 대표사가 시공을 주도하고 일부 구성원은 지분에 따른 자금만 출자하는 등 구성원별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공동수급체가 수행한 공사에서 부실시공이나 안전사고가 발생한 경우, 실제 해당 공사의 시공에 참여하지 않은 구성원에게까지 단지 공동수급체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만으로 건설산업기본법상 영업정지처분을 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은 공동수급체 구성원 중 자신의 지분에 따른 자금만 출자하고 실제 시공에는 참여하지 않은 건설사업자에게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붕괴사고를 이유로 영업정지 6개월의 처분을 한 사안에서, 해당 건설사업자는 부실시공에 따른 제재처분의 상대방이 될 수 없다고 보고 영업정지처분을 취소했다. 위 판결은 대한민국 법원 주요판결로도 소개된 바 있어 건설업계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2. 판례의 입장[서울행정법원 2026. 5. 14. 선고 2025구합56085 판결]

가. 사실관계

한국수자원공사는 4개 건설회사로 구성된 공동수급체를 경기 시흥시 소재 건설공사의 시공업체로 선정해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공동수급체의 대표사가 약 55.6%의 지분을 보유하고 공사의 시공을 주도했고, 원고는 약 11.1%의 지분을 보유했으나 자신의 지분율에 해당하는 자금을 출자하고 수익을 정산하기로 했을 뿐 실제 시공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사건 공사 중 교량 거더 설치 과정에서 거더가 파단되고 나머지 거더들이 연쇄적으로 붕괴해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사고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공계획서와 다른 작업방법의 사용, 거더 거치상태에 대한 고려 부족 등 과실로 인한 부실시공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공동수급체 구성원 모두에게 공동책임이 있다는 이유로 4개 회사 전부에 각각 영업정지 6개월 처분을 했다.

나. 법원의 판단

법원은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 제2항 제5호가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한 경우”를 제재사유로 정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법원은 위 규정이 건설공사를 실제 수행한 건설사업자의 행위책임을 규정한 것으로 봐야 하므로, 이에 따른 영업정지 등 제재처분은 부실시공이 이루어진 구간별·공종별 공사의 시공에 실제로 참여한 건설사업자에 대해서만 할 수 있고, 공동수급체의 구성원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공사의 시공에 실제로 참여하지 않았다면 처분상대방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은 공동도급의 경우 영업정지 등의 처분을 ‘처분사유를 발생시킨 자’에게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고, 국토교통부의 관련 예규도 사고의 책임소재를 조사해 ‘실제 책임이 있는 건설업자’를 파악하도록 정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공동수급체 구성원이 도급계약상 계약이행이나 손해배상 등의 책임을 부담할 수 있더라도, 그러한 계약상 책임이 곧바로 건설산업기본법상 행정제재 책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나아가 법원은 실제 시공에 참여한 공동수급체 구성원에 대해서도 각 구성원의 부실시공 관여 정도와 지분율 등을 고려해 처분수위를 정해야 하며, 이를 고려하지 않고 모든 구성원에게 일률적으로 영업정지 6개월 처분을 한 것은 비례원칙에도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3. 결론

대상판결은 공동도급 공사에서 부실시공이나 안전사고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공동수급체 구성원이라는 형식적인 지위만으로 모든 구성원에게 동일한 행정제재 책임을 부담시킬 수 없고, 실제 해당 구간이나 공종의 시공에 참여했는지와 부실시공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를 개별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공동수급체 내부에서 대표사가 실제 시공을 담당하고 일부 구성원은 출자자로서만 참여하는 형태가 적지 않은 건설업계의 현실을 고려하면, 대상판결은 향후 부실시공에 따른 영업정지 등 제재처분의 대상과 범위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다만 대상판결은 아직 제1심 판결이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어서 확정된 법리는 아니다. 실제 시공 참여 여부를 행정제재 책임의 전제로 본 제1심의 판단이 상급심에서도 유지될지에 따라 공동도급 공사의 제재 실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향후 항소심의 판단을 계속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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