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유콩지안(俞孔坚)이 남긴 것
[조경칼럼] 유콩지안(俞孔坚)이 남긴 것
  • 김영민 서울시립대 교수
  • 승인 2026.04.16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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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 시티' 통해 기반시설적 조경의 가능성 보여줘
한국 조경 또한 본연의 기능 살린 새로운 비전 제시해야
김영민 서울시립대 교수.
김영민 서울시립대 교수

중국의 조경가 유콩지안(俞孔坚)은 62세의 나이로 2025년 9월 23일 브라질에서 다큐멘터리를 찍다가 비행기 사고로 운명하였다.
필자는 앞으로 한국 조경이 교훈을 얻고 영감을 얻어야 할 곳은 미국과 유럽의 조경이 아니라 중국의 조경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유콩지안의 유산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콩지안은 중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경가였다. 그는 북경대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투렌스케이프를 설립하여 25년의 기간 동안 200개의 도시에 1,00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중국 도시의 강과 워터프론트를 적극적으로 바꾸면서 '스폰지 시티(Sponge City)'의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기반시설적 조경이 가진 가능성을 전세계에 보여주었다.
그는 언제나 확신에 찬 사람이었으며, 조경이 과거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던 사람이었다. 늘 긍정적이었으며, 순수한 열정을 가진 조경가였다.
한국도 중국 못지않게 급격하게 성장을 이루고, 최근에는 세계적인 문화 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의 조경은 유콩지안만큼 세계적으로 주목하는 프로젝트와 조경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는가? 

필자는 한국의 조경가들이 한국의 조경을 미래를 위해 유콩지안에게서 배워야할 것은 그의 디자인이나 개념보다는 그의 전략적 사고와 실행력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조경가들의 역량이 유콩지안의 설계 능력보다 떨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국의 조경이 사회와 조경 밖의 이들에게 조경이 어떤 가능성을 가졌는지를 진심으로 설득하고, 사회를 변화시킬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하기 위한 전략적 구상을 고민했는지는 의문이다.
건축, 환경, 도시의 분야를 보면 정부가 바뀌거나 큰 선거를 앞두고 있을 때부터 분야의 역량을 집중해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기에 분주하다. 지금까지 조경은 어떠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는가? 

성장 둔화로 인한 건설경기의 블황으로 조경이 어렵다고 한다. 외부의 어떤 요인 때문에 조경이 잘되거나, 어렵다는 진단은 조경이 어떤 대상에 종속되어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조경은 건축, 토목에 종속된 영역인가? 유콩지안의 스폰지시티는 건축, 도시, 토목의 눈치를 보던 조경이 아니었다. 건축, 도시, 토목 너머, 그들이 접근하지 못했던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었다.
조경은 이제 남의 꿈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을 꿀 때다. 자신의 꿈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조경의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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