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한국도로공사 도로연구소 정현구 소장
인터뷰 - 한국도로공사 도로연구소 정현구 소장
  • 홍제진 기자
  • 승인 2002.02.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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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도로분야 전문연구기관 자리매김
다양한 신기술/신공법 개발로 도로건설기술 선도

한국도로공사 도로연구소는 우리나라 도로건설기술의 메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 73년 시험소로부터 출발한 도로연구소는 90년 전문연구윈의 채용을 통해 본격적인 도로기술연구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약 100여명의 연구진과 실무지원팀이 몸담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도로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400여종의 첨단 시험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도로분야 전문연구기관인 도로연구소는 최근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각종 신기술 및 신공법의 개발을 통해 국내 도로건설기술의 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올 10월에는 현재 신축중인 도로연구소의 1단계 사업 완료와 함께 연구원으로 승격, 본격적인 전문연구기관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에 따라 본지는 한국도로공사 도로연구소 정현구소장을 만나 연구원 승격 원년인 올해 연구소 운영계획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도로기술의 메카, 한국도로공사 도로연구소의 기술력을 소개한다면?
■한국도로공사 도로연구소는 감히 국내 유일, 국내 최고의 도로분야 전문연구기관이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특히 현재 100여명에 달하는 연구진과 400여종의 첨단 시험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연구소의 기술력은 경영, 교통, 구조, 지반, 재료/환경, 포장 등 6개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30여년 간 축적된 도로건설 및 유지관리 경험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제품질 기준인 ISO 선진 품질체계에 따라 경제성과 효율성에 비중을 두고 실용성 높은 과제를 중점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설계단계부터 적용 시까지 현재 도입되고 있는 각종 최신기술에 대한 개발과 실무적용을 지원하고 있는 연구소는 신기술/신공법의 개발과 적극적인 적용, 선진 외국기술의 국산화 등을 통해 국내 도로건설기술을 한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최근 도로연구소의 기술력이 적용된 사례를 보면 우선 국내 최장의 서해대교의 경우 콘크리트와 강재의 합성(합성형 바닥판)을 통해 상부구조를 경량화하여 경제성을 부각시켰으며 주탑의 모양을 H형으로 적용하여 풍압에 의한 안정성 향상을 향상시켰습니다.
또 삼차원 자정식 현수교인 영종대교의 경우에도 교량 자중이 자체적으로 균형을 이루도록 하고 교량을 상부에서 잡아주는 케이블 방향을 경사지게 설치하여 현수교의 취약점인 진동에 대한 안정성을 높였습니다.

연구원 옴부즈맨 제도 운영, 건설지원 극대화

-고속도로 건설의 품질은 이제 기술력에서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속도로 건설의 품질향상을 위한 연구소 차원의 지원사업 또는 추진과제가 있다면.
■도로연구소의 연구개발 업무는 건설현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연구개발 결과를 이용하여 전문시방서 등 각종 시방기준 제개정으로 공사시방서 작성 등을 통해 현장에 적용토록 하고 있습니다.
또 현장의 각종 시공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공사의 연구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조사 후 문제점에 대한 처리방안 수립하는 등 현장지원 업무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현장 지원 시 공사 내 현장에만 국한하지 않고 도로관련 외부 현장에 대해서도 실비수준의 자문비를 받고 자문을 시행하는 '자문유료화 제도'를 금년에 최초로 시행하여 연구개발 결과와 연구진의 기술력을 고속도로 현장 뿐만 아니라 국내의 모든 도로현장에도 전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장의 감독원이나 실무부서 직원이 공사과정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파악하여 연구개발 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연구원 옴브즈맨 제도'를 운영, 실무부서 직원에 대한 연구원의 업무지원과 상호 협조를 위한 연구개발실과 실무부서간 '업무파트너 제도'의 시행을 통해 건설현장에 대한 지원확대와 건설공사의 품질향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올 10월 연구원 승격, 자립형 연구기관 출범

-올해 도로연구원 건립사업이 1단계가 완료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건립이후 연구원 운영방안 또는 비젼이 있다면.
■도공은 지난 '97년부터 5년여 동안 추진해온 도로기술연구원 건립을 추진중에 있으며 현재의 협소한 공간을 벗어나 명실상부한 최고의 도로관련 전문 연구소로 진일보 하기 위한 터전을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산척리 일원에 건립 중입니다.
연구원 신축사업은 현재 75%의 공정을 보이고 있어 9월까지는 1단계사업을 마무리하고 10월중에 이전하여 및 도로분야 전문연구기관으로의 새시대를 여는 개원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는 10월 연구원 승격과 함께 첨단 도로기술 개발 및 현장적용, 기술력 선점을 통한 자립형 연구기관을 목표로 연구원을 운영할 각오입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전체적인 인력과 조직의 관리방향을 "수익창출"에 두고자 합니다.
특히 연구원 및 직원, 각 부서에 대한 평가, 보상(rewards)기준에도 수익창출에 대한 기여도를 중시, 앞으로는 단순한 연구가 아닌 회사의 경영혁신에 일조하는 연구원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연구개발의 성과는 연구인력이 산출하므로 '자율(권한)과 책임'원칙하에 70여명의 고급연구인력(박사33명)과 30여명의 지원인력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연구개발성과가 우수한 연구원에 대하여는 금전적/비금전적 인센티브(Incentives)를 가일층 강화하는 한편, 그것이 미진한 연구원에 대하여는 금전적 조치 및 인사상 불이익 등 과감한 조치를 강구할 계획입니다.
끝으로 우리연구소 직원들은 '항상 깨어있는 두뇌(Think-Tank)집단'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도록 '투명하고 열린 기관운영'을 도모할 각오입니다.

-최근 도로연구소도 벤쳐사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이의 활성화를 위한 도공차원의 지원방안 또는 계획은.
■사내벤쳐 제도의 추진 목적은 우리공사의 가치창출과 기술주도형 회사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선 사내조직으로 육성할 경우에는 사안에 따라 현업조직에서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법과 연구개발 조직의 별개 팀으로 목적성이 분명한 한시적인 조직으로 운영하는 방법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또 분사조직일 경우에는 별도 법인을 설립하여 회사창업을 추진하는 방법인데 이 경우에는 직원의 신분, 투자지원규모, 지분할당방법, 투자방법 등 다양하게 검토되어야 하며 세부적인 사안이 검토중입니다.
현재 도공에서는 예산상의 지원과 벤처팀 독립성 보장, 직원의 인사관리 및 복지후생, 사업아이디어 공모 및 심의, 벤처 팀 시설지원 및 양육(창업보육센터활용), 기술개발 및 지적재산권(신기술포함) 취득지원, 기타 행정적인 지원의 지원 방향 등 다각적인 분야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사내벤처제도에 대한 장단점을 비교 검토하고 우리공사의 업무영역에 맞는 적절한 사내벤처 제도를 정립하기 위해 별도의 Task Force Team이 운영 중에 있으며, 금년 상반기 중에 사업계획에 대한 공모를 하여 10월에 공사 최초의 사내벤처 1호팀 탄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도로연구소 소장으로서 국내 건설기술 발전을 위한 제언을 한다면
현재의 건설산업은 WTO 출범에 따른 글로벌 경제체제의 무한 경쟁시대에 놓여있으며 국내 건설업체는 기술 및 품질관리기법 개발 등 기술경쟁 보다는 외형적인 시공규모 및 가격위주의 경쟁에 치우쳐 있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시방서 위주의 턱걸이식 품질적용 위주로 건설되는 조건에서는 기술발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며 외국의 경우 시방서보다는 장기간 품질을 보장받는 공법 및 기술을 채택하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기술개발 못지 않게 실제 현장에서 최고의 품질을 적용하여야 하고 시공을 책임진 업체는 이를 끝까지 책임지는 제도가 정착될 수 있도록 건설 부분의 전반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제도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산학연 공동연구의 활성화가 필요하며 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하여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고도의 기술개발이 가능하고 학교에서의 미래 건설기술인력을 육성하는 효과가 부수적으로 기대됩니다.
또 건설기술이 모든 산업발전의 근간이 되고 국가의 발전에 기초가 되는 중요한 분야라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하며 기술자에 대한 사회적 금전적 대우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건설사업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발주자, 설계자, 시공자 등 관련 기관간에 정보통신을 통한 공유화가 가능한 건설CALS의 구축이 필요합니다.
건설기술은 많은 부분에서 설계 및 시공 공용자료에 대한 경험적 축적을 필요로 하고 이와 같은 건설자료를 이용해서 다시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되는 건설CALS의 구축이 필요하며 또한 건설관련 행정적인 부분에서 건설부분 전 자료의 전산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각에서 건설기술의 전문화에 대한 의견이 많습니다. 이에 따라 도로연구소 연구원 및 직원들의 전문화를 위한 계획은
■우선 건설기술의 전문화를 위해서는 건설현장과 밀접한 관계의 유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엇보다도 현장직원들을 위한 실무교육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업무파트너제도제도를 시행할 계획으로 전문 연구원들과 현장 기술직원과의 기술적 교류를 통해 상호보완적인 정보를 교환, 연구의 성과와 현장에서의 시공성 향상을 꾀하기 위해 금년 중에 연구개발실과 실무부서간 업무파트너제도를 시행할 계획입니다.
이밖에 연구진의 전문화를 도모하기 위해 외부 위탁교육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도로공사는 최근 신기술이 활발히 적용, 건설공사의 품질확보는 물론 예산절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도로연구소의 연구개발 결과을 이용하여 자체 업무수행 과정에서 예산절감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중 최근에 이루어진 예산절감 실적을 말씀드리면 '99년 405억원, 2000년 550억원, 2001년 645억원 등 최근 3년간 총 1천600억원에 달하며 금년에도 670억원 이상의 예산절감에 기여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하는 등 점차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세계 제일의 도로기술 연구소로써의 위상 제고를 위한 각오가 있다면
■도로연구소는 그동안 우리나라 유일의 도로전문 연구기관으로서 도로기술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습니다.
그러나 21C는 지식기반의 무한기술 경쟁시대입니다. 도로연구소가 세계적인 도로기술 연구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재무적 안정성 위에 축척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독창적인 도로기술 개발과 노하우가 확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하여 현재 우리공사 최대 현안 과제인 재무구조 개선에 도로연구소의 역량을 집결시켜야 하겠으며, 이를 바탕으로 과감하고 안정적인 연구개발투자와 아울러 우리자신의 끊임없는 노력과 개척자 정신으로 새롭게 출발할 시점으로 생각합니다.
금년 하반기 연구원 이전을 계기로 힘차게 도약하는 말의 기상처럼 국내 도로기술을 선도하고 세계적 수준의 도로전문 연구기관으로 도약하는 도로연구소가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홍제진 기자 hjj231@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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