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보호법 미적용으로 임차인 권리 보장 어려워
1. 문제의 소재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저렴한 비용, 독창적인 외관 등을 이유로 화물용 컨테이너, 이동식 모듈러 주택 등의 가설건축물을 이용해 카페를 창업하거나 이를 상점・팝업스토어 등으로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컨테이너를 활용한 상가매장에 대해서도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되고 있으며, 최근 이와 관련해 중요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바 있으므로 이를 소개한다.
2. 판례의 입장(대법원 2025. 11. 13. 선고 2024다293016 판결)
가. 사실관계
1) 원고(임대인)는 속초시 소재 토지 지상에 화물용 컨테이너를 개조하고 추가 내외장 마감공사를 한 컨테이너(이하 “이 사건 컨테이너”)를 설치하고, 피고(임차인)와 사이에 임대보증금 100만원, 월차임 25만원, 임대기간 1년으로 정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피고에게 임대했다.
2) 피고는 이 사건 컨테이너를 종된 사업장으로 하여 자신의 사업자등록에 추가한 뒤 캐릭터 관련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원고가 임대차기간 종료를 이유로 이 사건 컨테이너의 인도를 청구하자, 피고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 임대차계약이 갱신됐다고 주장하며 다퉜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컨테이너 또는 이와 비슷한 가설건축물이라도 실질적으로 영업시설 중 하나로 이용된다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이 배제되지 않고, 상가건물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 건축물이 토지에 고정적으로 부착돼 있는지 여부보다는 일정한 장소에서 상당한 기간 영업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됐는지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컨테이너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상가건물이라고 판단했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원심으로서는 이 사건 컨테이너가 토지의 정착물로서 최소한의 기둥과 지붕 및 주벽이 존재하는지, 토지로부터 쉽게 분리할 수 있는지에 관해 심리한 후 이 사건 컨테이너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서 말하는 ‘상가건물’에 해당하는지 판단했어야 한다는 이유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상가임대차법의 목적과 같은 법 제2조 제1항 본문, 제3조 제1항에 비춰 보면, 상가임대차법이 적용되는 상가건물 임대차는 사업자등록 대상이 되는 건물로서 임대차 목적물인 건물을 영업용으로 사용하는 임대차를 가리킨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다40967 판결 등 참조)
한편 법률상 독립된 부동산인 건물이라고 하려면 토지의 정착물로서 최소한의 기둥과 지붕 및 주벽이 있어야 하므로, 토지로부터 쉽게 분리할 수 있거나 기둥과 지붕 및 주벽이 없다면 건물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8. 6. 29. 자 2018그552 결정, 대법원 2025. 6. 12. 자 2025그523 결정 등 참조)
따라서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구조물은 토지의 정착물인 건물이 아니라 동산에 불과하므로 이를 목적으로 하는 임대차에 대해서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3. 결론
일반적으로 상업시설로 이용되는 공간에서 사업자등록 후 실질적인 영업행위를 하게 된다면 해당 공간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의 적용대상에 해당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위 사안에서 대법원은 이 사건 컨테이너가 토지에 고정적으로 부착되어 있지 않아 토지 정착성이라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별개의 동산으로 봐야 한다고 판시한 바, 이처럼 실제 상업용으로 이용되는 공간이 민법상 “부동산”인 건물이 아니라 “동산(動産)”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면, 부동산의 임대차를 전제로 하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지 않아 그 임차인은 10년의 계약갱신요구권이나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등의 법적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 컨테이너 등 가설건축물을 이용한 임대차계약을 할 때에는 이러한 점을 반드시 유의해야 할 것이다.
한국건설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