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구내식당에서 조리・배식 업무 수행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직접고용의무 여부가 문제된 사례
[변호사 칼럼] 구내식당에서 조리・배식 업무 수행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직접고용의무 여부가 문제된 사례
  • 김태완 법무법인 산하 기업법무팀 수석변호사
  • 승인 2025.12.2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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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업무 필요성만으로 사업 편입성 판단 어려워
원청이 업무수행 자체에 개입했는지가 주요 쟁점
김태완 법무법인 산하 기업법무팀 수석변호사 .<br>
김태완 법무법인 산하 기업법무팀 수석변호사

1. 문제의 소재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와 원청 사이의 불법파견 분쟁은 과거 제조공정 등 생산 업무영역에서 주로 문제됐으나, 최근에는 소방업무와 같은 비생산 공정에서도 불법파견이 인정되는 등 그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건설업계도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회사와 도급계약을 체결해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불법파견 분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구내식당에서 조리·배식 업무를 수행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근로자파견관계 성립 여부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바 있으므로 이를 소개한다.

2. 판례의 입장(대법원 2025. 9. 26. 선고 2022다276369 판결)

가. 사실관계

① 피고는 타이어 제조 공장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와 도급계약을 체결한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로서 피고 공장의 구내식당에서 조리・배식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②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실질적인 근로자파견관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며, 근로자지위확인 또는 직접고용의무이행 및 피고의 기능직 근로자와의 임금 차액 또는 차액 상당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나. 원심의 판단

피고 소속 영양사 등이 작업지시서를 작성해 협력업체에 제공했으므로, 피고는 영양사를 통해 원고들에 대하여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고, 원고들이 담당한 조리·배식 업무는 구내식당 운영에 필수적인 업무로서 원고들은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있었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지휘・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피고 소속 영양사 등이 업무수행 자체에 관해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했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들의 주된 업무인 조리・배식 업무와 피고의 주된 업무인 타이어 제조・생산 업무가 명백히 구별됐으며 원고들이 피고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돼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존재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그 근로자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그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됐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그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등 참조)

3. 결론

이 판결은 원청의 핵심 업무가 아닌 부수적 업무에 종사하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근로자파견관계 판단 기준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대법원은 ‘구내식당 운영’이라는 좁은 범위의 업무를 기준으로 사업 편입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므로, 단순히 업무 필요성만을 근거로 사업 편입성을 판단해서는 아니되며, 도급업무가 원청의 핵심 사업과 기능적으로 분리돼 있고 전문성·기술성이 낮을수록 근로자파견관계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원청이 업무수행 ‘과정’ 자체에 개입해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지시를 했다는 점이 더욱 명확하게 입증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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