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칼럼] 회생절차 개시 후 임대보증금 공제 약정의 효력이 문제된 사례
[변호사 칼럼] 회생절차 개시 후 임대보증금 공제 약정의 효력이 문제된 사례
  • 김태완 법무법인 산하 기업법무팀 수석변호사
  • 승인 2025.08.29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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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절차는 상계 금지… 견련성 기준으로 제한될 수 있어
임대인은 실제 손해를 반영한 손해배상예정액 설정해야
김태완 법무법인 산하 기업법무팀 수석변호사 .<br>
김태완 법무법인 산하 기업법무팀 수석변호사

1. 문제의 소재

임대기간을 장기로 정한 임대차계약 체결 시 손해배상예정액이나 위약벌에 관한 공제약정을 포함시키는 경우가 흔히 있다. 

그런데 최근 회생절차가 개시된 임차인의 임대보증금에서 위약벌까지 공제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바 있으므로 이를 소개한다.

2. 판례의 입장(대법원 2025. 7. 18. 선고 2022다311736 판결)

가. 사실관계

1. 토목건축공사업자 원고는 2013. 11. 29. 자신이 소유하던 서울 종로구 본사 사옥을 피고에게 매도함과 동시에 이를 임대기간 10년으로 하여 피고로부터 재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 위 임대차계약에는 임차인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되고 채무자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 제119조 등에 근거해 임차인의 관리인이 계약을 중도 해지하면 임차인은 일정 액수의 위약벌 및 손해배상예정액을 지급해야 하고 임대인은 이를 임대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약정했다.

3. 이후 2017. 9. 원고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돼 원고의 관리인이 피고와의 임대차계약을 해지하자, 피고는 위약벌과 손해배상금 합계 약 145억원을 회생채권으로 신고했고, 조사확정재판 결과 법원은 위약벌 약 63억원과 10%로 감액한 손해배상예정액 약 8억원을 합쳐 합계 약 71억원을 회생채권으로 확정했다.

4. 그 후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임대보증금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피고는 위약벌 및 손해배상예정액 약 71억원을 공제하면 원고에게 지급할 보증금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나. 원심 법원의 판단

원심은 당사자 사이의 공제약정은 채무자회생법 또는 공서양속에 반하지 않고, 선행 조사확정재판이 진행된 결과 10%로 감액된 손해배상예정액 및 위약벌 채권의 존재가 확정되었음을 전제로, 위 손해배상예정액과 위약벌 전부를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당사자는 강행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 공제에 관한 약정을 할 수 있으므로, 공제 요건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공제 기준시점을 언제로 할 것인지, 공제의 의사표시가 별도로 필요한지 등을 자유롭게 정하여 당사자 사이에 그 효력을 발생시킬 수 있고, 이때 당사자가 공제의 대상으로 약정하는 양 채권 사이에 반드시 어떠한 견련성이 있어야 한다고 볼 수도 없으나, 어느 일방에 대하여 채무자회생법에서 정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라면 견련성이 없는 양 채권 사이의 공제를 제한없이 허용하여 채권자 상호간의 공평을 해하는 것은 강행규정인 채무자회생법 제145조의 취지를 잠탈하는 결과가 되므로, 그 약정은 더 이상 유효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 ① ‘손해배상예정액’을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한 것은 정당하지만 ② ‘위약벌’은 원고의 의무 위반에 대한 제재벌에 해당할 뿐 원고가 반환받을 임대차보증금과 어떠한 견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에 대해 회생절차가 개시된 이상 이를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3. 결론

이번 판결은 공제약정이 회생절차 개시 전과 후에 따라 그 효력이 달라질 수 있음을 확인한 중요한 선례로 볼 수 있다. 

즉 ‘공제’는 강행규정에 반하지 않는 한 자유롭게 약정할 수 있고 효력도 있으나, 회생절차에서는 채무자회생법 제145조에 따라 ‘상계’가 원칙적으로 금지되므로, 공제약정이 있더라도 견련성을 기준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법리를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견련성’이란 두 채권이 동일한 계약 또는 직접적으로 관련된 법률관계에서 발생해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관계를 의미한다.

따라서 임차인 입장에서는 회생절차 진행 시 공제약정 내용 중 견련성 없는 채권의 존부를 확인하고 부당한 공제가 인정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으며, 임대인 입장에서는 공제약정을 설정할 때 실제 손해를 반영한 손해배상예정액을 적절히 설정하는 것이 보다 유리할 수 있음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건설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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