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계약 체결시 책임조항 규정, 철저한 관리 필요
1. 문제의 소재
건설공사현장에서는 토양오염에 관한 정화 책임과 관련해 많은 분쟁이 발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와 관련하여 하수급인이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오염토양을 다른 부지로 반입・매립해 다른 부지에 토양오염이 발생하도록 한 경우에도 수급인인 시공사를 정화책임자로 봐야 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이 있는데, 최근 이에 관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바 있으므로 이를 소개한다.
2. 판례의 입장(대법원 2025. 5. 15. 선고 2023다306014 판결
가. 사실관계
1. 원고는 인천 소재 도시개발 사업부지(이하 ‘B부지’)에서 토양정화사업을 하는 회사이며, B부지의 오염토양을 반출해 정화한 후 깨끗한 흙을 되메움하는 방식으로 정화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2. 피고는 인천 소재 복합건축 신축사업 현장(이하 ‘A현장’)에서 신축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시공사다. 피고는 위 공사 중 토공사를 다른 업체에 하도급했고, 그 업체가 위 공사로 생긴 토사의 운반 업무를 다른 업체에 위탁했으며, 이를 다시 위탁받은 업체가 위 토사를 B부지 현장에 운반, 반입함에 따라 B부지에 토양오염이 발생했다.
3. 이를 인지한 원고가 신고하자 관할 행정청은 원고에게 정밀조사명령 및 오염토양 정화조치명령을 내렸고, 원고는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정화비용을 지출했다.
4. 이에 원고는 A현장에서 오양토염을 반출한 건설사인 피고가 토양환경보전법상 정화책임자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원고가 지출한 정화비용에 관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나. 원심 법원의 판단
원심은, ‘오염토양’과 ‘토양오염물질’은 구분되고,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에 따른 정화책임자는 ‘토양오염물질’을 토양에 누출시키는 등의 직접적인 행위 또는 이에 준하는 적극적 행위로 토양오염을 발생시킨 자를 의미한다고 전제한 후, 피고가 직접 토양오염물질을 누출・유출・투기・방치해 토양오염을 유발했다거나 그 밖의 행위로 위 부지에 토양오염을 발생시켰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가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에 따른 정화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대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를 설시하며, 피고의 관리・감독 하에 있는 업체가 오염토양을 반출해 이 사건 부지의 공사현장으로 운반・반입함으로써 이 사건 부지에 발생시킨 토양오염에 대하여 피고는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가 정한 정화책임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① 토양환경보전법의 입법목적과 같은 법 제1조, 제2조, 제4조의2, 제11조 제3항, 제15조의4 등의 문언 등에 비추어 보면, 오염토양이 당초부터 존재하던 부지에서 토사로 반출돼 동산인 ‘물질’로서의 상태를 갖는 경우, 이를 다른 토양에 투기하면 오염토양에 섞여 있는 토양오염물질로 인해 다른 토양이 오염되므로, ‘오염토양’ 자체의 누출․유출․투기․방치 등으로 토양오염을 발생시킨 행위도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가 정한 ‘토양오염물질의 누출․유출․투기․방치 또는 그 밖의 행위로 토양오염을 발생시킨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②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4 제1항 제1호의 ‘토양오염물질의 누출․유출․투기․방치 또는 그 밖의 행위로 토양오염을 발생시킨 자’는 자기의 행위 또는 자기의 사업활동을 위해 자기의 관리․감독 하에 있는 자의 행위로 토양오염을 발생시킨 자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결론
위 대법원 판결은 ‘오염토양의 반출’이 ‘토양오염 발생 행위’로 간주될 수 있음을 최초로 명시한 판결이고, 토양환경보전법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기준을 제시해 관리 감독 책임의 범위를 확대한 판결로 평가되고 있다.
수급인(원사업자)은 하수급인이나 폐기물처리 위탁업체의 토양오염 행위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정화책임자로서 책임을 부담할 위험이 있으므로, 토공사 및 토사 반출 관련 계약 등을 체결할 때에는 책임 조항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오염토양의 반출 및 처리과정에 대하여도 보다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함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국건설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