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금은 제도개선 경쟁시대
기자수첩- 지금은 제도개선 경쟁시대
  • 홍제진 기자
  • 승인 2002.0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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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진 기자
취재2부

최근 건설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올해는 과연 어떤 제도가 어떻게 바뀌냐는데 있다.
즉 개선 또는 개정된 건설관련 제도가 자사에 얼마나 이익이 되는지가 연초 건설업계의 가장 큰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마디로 지금의 건설업계는 수주경쟁과 동시에 제도개선 경쟁을 펼치고 있다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난 2000년 대형건설사들은 당시 적격심사제도하에서는 재무상태 등의 이유로 대형사의 수주가 사실상 어렵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건교부를 통해 최저가낙찰제도를 도입시켰다.
그러나 최저가제도는 또다시 대형사들로 하여금 지난해 6번의 개선을 거쳐야만 했으며 지금은 최저가 같지 않은 최저가 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최저가제도 뿐만 아니다.
지난해 대형건설사들의 독식으로 끝난 턴키시장 또한 최근 일부 건설사들의 추진으로 PQ제도를 폐지, 설계와 가격점수만을 가지고 경쟁을 펼치자는 식의 제도개선 작업이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는 대형사가 여전히 재무상태에 있어서는 불리하고 또 원치 않는 공동도급을 피하기 위해서는 PQ심사와 같은 제도는 과감히 폐지돼도 괜찮다는 것.
즉, 어차피 대형사만 참여하는 턴키시장에 번거러운 절차를 없애자는 의도이다.
반면 중소건설사들은 이러한 대형건설사들의 제도개선 놀음에 들러리만 서고 있을 뿐 전혀 딴 목소리를 낼 수 도 없는 상황이다.
이제 건설업계의 수주경쟁 시대는 지났다. 자사의 이익을 위해서는 제도개선 정도는 우습게 여기고 있는 게 건설업계의 현실이다.
그러나 시대변화에 따라 건설환경도 시시각각 변하고 있으며 또 업체들의 상황도 어떻게 전개될 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 일부 건설사들의 무분별한 제도개선 작업과 이에 맞장구 치고 있는 정부의 한심스러운 모습을 볼 때 우리 건설산업의 미래는 어둡게만 보인다.
따라서 지금이 바로 정부나 건설업계가 단순히 나무만을 보는 시각보다는 큰 숲을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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