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계일류 기술을 개발하려면
기고 세계일류 기술을 개발하려면
  • 승인 2002.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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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규 한국건설기술연구원장

21세기는 노동, 자원, 자본 등 물질적 자원시대에서 지식, 정보, 과학기술등 지식기반사회로의 이행이 가속화되고 있으며 세계화의 진전과 무한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자유화 및 개방화를 추구하는 WTO 뉴라운드로 세계 경제질서와 산업구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한, 기술분야간 융합과 복합으로 신기술의 등장과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는 2006년까지 세계1위의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도약발전하기 위하여 금년도 R&D 투자를 정부예산의 4.6%인 4.9조원으로 전년대비 14.7%를 확대하였다.

금년에는 특히 과학기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하여 '선택과 집중'의 원칙을 세우며 차세대 성장기반기술인 BT(생명공학), NT(나노기술), IT(정보기술), ET(환경기술), CT(문화기술), ST(항공기술)에 투자규모를 전년도 1조800억에서 1조 3,400억으로 23.5%씩이나 대폭 늘렸다.
세계일류기술과 상품을 개발하고 다양하고 창조적인 선진국형 연구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안타깝게도 건설교통부 관련 건설교통기술연구개발비는 전년도에 비해 오히려 8.9% 감소한 649억으로 편성되었다.

더군다나 전체 국가 R&D 예산 중 1.3% 수준으로서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교육인적자원부 등 타부서의 연구개발비와는 아직도 큰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의 국내건설교통산업의 규모는 60조원에 이르고 고용효과도 전체 취업인력의 9%를 차지하는 등 국가경제와 국민경제 기여도가 그 어느 산업분야보다 크지만 R&D 예산은 국가전체 예산의 1.3% 수준에 있으면서도 국민들로부터 싸잡아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으니 이만저만 억울한 일이 아니다.

건설교통산업은 60년대 이후 짧은 기간동안 비약적인 성장(GDP의 20%)을 하였으나 기술력보다는 외형위주로 성장한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아있다.

현재의 건설교통기술 수준이 평균 67% 수준에 불과하고 특히, 기획/설계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가 더욱 낙후(63%)된 상태이다. 더군다나 IMF를 거치면서 민간건설분야의 연구개발활동이 크게 위축되어 기술경쟁력이 크게 저하되고 있어 국민들이 큰 걱정을 하고 있다.
건설교통기술은 국민의 생활과 밀접하다. 아침부터 저녁 그리고 밤까지의 모든 일상생활과 업무에 이르기까지 인간과 접하지 않는 것이 없다.

주택, 도로, 물, 공항, 철도, 사무실, 교량, 하천 등 인간의 삶과 바로 직결되어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이렇게 국민과 가깝고 친밀한 건설교통기술이 세계일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은 현시대에 살고 있는 전건설인의 잘못이자 큰 수치라 할 수 있다.

국민이 바라는 우리 고유의 독자기술을 창출하려면 우선, 과감한 연구개발투자를 하도록 청와대, 정부, 국회, 여론을 설득해야 한다. 논리를 개발하기 위한 가칭 '건설교통기술 연구개발 촉진위원회'라도 범사회적으로 펼쳐야 한다.

특히 대학교수와 학생 그리고 학술단체의 지원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미국이 80년대의 불황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90년대 들어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자랑하며 소위 신경제를 창출해 낸 데는, 원가절감을 통한 효율성 제고와 더불어 불황 속에서도 핵심 및 성장사업 분야에서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생산성 향상을 통해 미래성장 잠재력을 확충한 데에서 그 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특히 미국 경쟁력의 일익을 담당하는 벤처기업들의 경우 통상적으로 경영위기시 가장 늦게 감축하는 분야가 경쟁력에 직결되는 연구개발 부문임을 우리는 잘 인식해야 한다.
정부가 IT, NT 등 6가지 차세대 미래성장 신기술분야를 선택하여 10년 뒤 먹고살 기술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우리 건설교통인들은 쳐다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도 100년 대계의 미래 건설교통기술 청사진을 제시하여 연구개발 투자를 가시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중장기 전략과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국민들이 쾌적하고 풍요롭게 삶을 누리는데 필요한 전문분야를 선정하고 국민과 실수요자들을 참여시켜 경쟁력 있는 분야부터 우선 순위를 정하여 과감하고도 집중적인 투자를 실행해야 한다.

두 번째는 우리 고유의 일류기술을 개발하려면 10년 내지는 20년 후에 활용할 건설교통분야의 인재를 발굴하여 지속적으로 육성시켜야 한다.

또한 대학이나 연구기관에 전문분야의 대학원을 설립할 수 있는 법제도의 수립도 필요하다. 과학기술부의 5개 차세대 유망신기술분야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도 기술개발투자를 늘리는 것과 함께 건설교통관련 학문분야에 대한 매력을 국민들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적극 홍보하고 각종 메리트를 마련하여 유능하고 참신한 인재를 끌어 모으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양질의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서 산/학/연 인력 종합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우수인재를 확보하여 공동활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세 번째는 우수한 중소건설업체와 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펼쳐야 한다.
벤처자금과 벤처펀드 출자금 등 투자유인책도 마련하고 벤처기업육성 촉진단지나 지구를 설정하여 선의의 기술경쟁을 유발시키는 방안도 시급하다.

이를 위해 IT 산업과 첨단산업분야의 연계뿐만 아니라 CALS, ITS, GIS 등 정보화 사업과 복합 연결시켜 전문적인 벤처건설분야를 발굴, 집중 지원하는 체제가 정말로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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