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디지털 시대, 크레인 산업의 기술 트렌드와 미래 전략
[논단] 디지털 시대, 크레인 산업의 기술 트렌드와 미래 전략
  • 오원섭 기계산업전략연구원장
  • 승인 2024.07.16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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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건물 및 교량 등 건설, 대형·초대형 크레인 수요 증가
지능정보통신 등 디지털화 및 세계 정세에 기민히 대응해야
오원섭 기계산업전략연구원장.
오원섭 기계산업전략연구원장.

■ 세계 크레인산업 개황

지난 2022년 세계 크레인산업 시장에서 상위 20개 업체들의 매출은 약 317억 8천만 달러를 기록, 전년 354억 3천만 달러에서 약 10.3%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경제가 불안을 겪으며 중국 내수시장이 위축되긴 했지만, 미국과 독일이 각각 9.9%, 14.0% 성장하며 감소세를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
이와 동시에 크레인산업 또한 최근 불거지고 있는 기후변화 등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장비의 전기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대형·초대형 타워크레인과 전기크레인 등 새로운 영역이 개척되는 등 국내에서도 전기크레인산업 등의 태동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기고 있다.

■ 세계 크레인산업의 최근 트렌드

◇ 중국 기업들의 부진 및 중심지의 이동

중국은 지난 2021년 세계 5대 업체 중 4개를 차지하는 등 세계 크레인시장의 48.7%를 점유하기도 했으나, 2022년에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21년 기업 규모 1위를 차지했던 중국의 XCMG는 2022년 33억 3천만 달러의 매출로 전년 대비 39.7%가 감소하며 3위로 떨어졌고, 전년 3위였던 독일의 리페르(Liebherr)社가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36억 8,1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핀란드의 코네크레인(Konecrane)이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18.2% 증가한 것이다. 이어 4위와 5위는 각각 핀란드의 카고텍(Cargotec), 중국의 ZPMC가 차지했다.
그 밖에도 세계 상위 20대 크레인 업체 중 중국의 4개사를 포함한 7개사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 미국 및 일본 업체들이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 크레인의 초대형화

풍력발전설비의 초대형화, 석유화학설비의 탱크, 원자력돔, 초대형교량 및 경기장 건설 등으로 대형 및 초대형 설비모듈(Moudle) 설치 공사의 초대형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렇듯 100m 이상의 높이에서도 100톤 이상의 풍력발전설비를 설치할 수 있는 초대형 타워크레인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 전기식 크레인의 개발

기후변화 및 2050년 탄소제로의 영향으로 크레인 업계에도 전기식 크레인 개발 붐이 일고 있다.
이에 독일 리페르社는 지난 2020년 12월 1일 250톤 용량의 LR1250.1과 220톤 용량의 LR1200.1을 각각 출시했으며, 중국의 줌라이언(Zoomlion)社는 2020년 5월 22일 세계 최초의 100% 전기구동 트럭 기중기 ZTC250N-EV를 출시했다.
그 밖에도 네덜란드의 PVE CRANE & Service社는 EC80, EC90, EC100, EC135, EC160, EC250, EC280, EC300 등 격자형 붐의 100% 배터리팩형 전기식 크롤라 크레인 8종, ECT65, ECT80, ECT120 등 텔레스코픽 붐 전기식 크롤라 크레인 3종을 개발한 바 있다.

◇ 크레인 자율운행 시스템의 개발

일본의 고바야시社가 개발한 크레인 자율운행 시스템은 운반하고자 하는 목적지점의 위치정보를 지정하는 것만으로 AI가 최적의 운반로를 자동 생성한다.
매달린 하물에 장애물이 접근할 경우 자동으로 감속 및 정지하고 경로를 재작성하며, 원격 조작이 가능해 고소 작업시 인력이 직접 위험한 작업을 수행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또한 대상물까지의 거리뿐만 아니라 위치나 형상도 정확하게 검지할 수 있는 센서기술 3D-LiDAR(라이더)도 눈여겨볼 만하다.
센서에서 취득한 데이터와 AI의 물체 감지 기술을 조합, 매다는 짐의 형태와 주변 작업원,장애물을 파악하고 운반 루트와 매달린 하물의 형상에 따라 모든 영역을 자동으로 설정해 최적의 속도로 움직이는 기술이다.

■ 세계 건설시장의 확대 및 변화

◇ 초고층건물, 초장대·초고층 교량 등의 건설

지난 20세기 미국을 중심으로 시작된 초고층건물이 최근 동남아와 중동, 중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지어지고 있다.
500m 이상의 초초고층 또는 극초고층으로 분류되는 건축물 또한 중동, 호주, 홍콩, 인도, 일본, 중국 등에서 계획되고 있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 타워는 지하 3층~지상 168층, 높이 1,008m로 두바이의 브리즈할리파를 넘어서는 역사상 최고층 건물로 설계 중이다.
이러한 초고층건물의 건설에는 첨단 성능을 보유한 타워크레인 및 리프트 등이 필요하며, 그 밖에도 많은 기초공사용 기계들이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인구의 증가와 도시집중으로 인프라(사회간접시설), 스마트시티 건설 등으로 2~3층의 도로 및 도서지방을 연결하기 위한 고층 고속도로나 교량, 초장대 건설수요의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
이 중 중국 북반강대교는 해발고도 565m에 지어져 세계 최고고도에 지어진 교량으로 기록되고 있으며, 그 밖에도 크롤라 크레인, 타워크레인을 비롯한 다양한 중대형 크레인들의 수요가 기대되고 있다.

◇ 모듈러 공법의 활성화

현장 중심, 노동집약적이라는 건설산업의 특성상 피할 수 없었던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고자 기술 중심, 공장 중심의 '모듈러 공법'이 각광받고 있다.
전세계의 모듈러 건축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823억 달러로 집계된 바 있으며, 연 5.75% 성장하며 2025년에는 약 1,088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듈러 공법은 시공 단계에서부터 설계가 이루어지며, 건축허가를 받게되면 항타기, 오가, 파일드라이버 등을 활용한 터파기 및 기초공사가 이루어지면서 동시에 공장에서 건축물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제품이 공사현장으로 옮겨지면 타워크레인, 크롤라 크레인 등을 활용해 설치 및 마무리 공사를 실행해 완성하게 된다.

◇ 기후난민을 위한 해상도시 건설

최근 역대 최장 기록의 폭염, 폭우, 가뭄 등 기후변화가 불거지면서 전세계에 약 300여년간 최대 규모의 재해가 발생, 이로 인해 해안 지대에 살고 있는 약 30% 가량의 세계 인구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부산광역시는 UN해비타트 등과 함께 세계 최초의 지속가능한 해상도시 시범모델 '오셔닉스 부산'을 발표했으며, 울산광역시 또한 울산 앞바다에 '한국형 해저공간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조선소 내 블록 턴오버 공법의 대두

최근 국내 조선소들이 LNG선 등 고급 선종을 대량 수주하며 선박건조의 공기단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는 바, 500~800톤급의 블록 턴오버 공법 등에 대응하고자 대형·초대형 크레인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전세계의 신도시 건설 붐

사우디가 추진 중인 저탄소 스마트시티 건설사업인 네옴(NEOM) 시티는 약 2만 6,500㎢ 규모, 공사비만 약 5천억 달러가 소요되는 초대형 프로젝트이다.
인도네시아 또한 현 수도인 자카르타가 지반침하 및 홍수로 인해 자연재해, 인구 과밀화에 따른 교통혼잡 및 국토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칼리만탄섬의 동칼리만탄州로 수도 이전을 추진, 새 수도명을 '누산타라'로 확정하고 1~9구역 중 대통령궁을 포함한 중앙정부가 입주할 1구역의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 크레인 업계의 미래 전략

향후 주목해야할 글로벌 위험은 환경과 기후위기, 미-중 패권전쟁에 따른 신규범 수립과 진영화, 첨단기술 통제와 공급망 재편, 대만해협 갈등 고조, 남중국해 미중대리전, 러-우 전쟁의 장기화, 이란-중동 불안 재고조, 북한의 무력시위 강화 우려 등으로, 이들의 추이를 사전에 예측해 행동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지능정보통신(ICBM+AI)과 플랫폼을 통해 자료의 디지털화가 이루어져 친환경화, 초연결성, 초지능화, 융합화에 기반해 모든 것이 연결되고 보다 지능화된 디지털사회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빠른 속도로 획기적인 진보와 전 산업 분야의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까지의 '추격형' 전략이 아닌 혁신적인 '선도형'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대한민국 또한 전기크레인 개발과 생산을 통한 선도적 전략으로 일류 산업국가로 도약, 홍익인간 사상에 기반한 친환경, 상생협력으로 세계경제 발전과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기회가 왔다.
이제까지의 물질과 효율 중심의 사회에서 사람과 환경이 공생하는 새로운 시대로 전환하며 인류의 새로운 꿈과 희망을 가꾸어나갈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 온 인류가 공존, 공영하는 인간 중심의 지속가능한 지구촌을 만드는데 우리가 앞장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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