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분야 디지털 전환 시대, BIM 교육 시스템에 대한 고찰
건설분야 디지털 전환 시대, BIM 교육 시스템에 대한 고찰
  • 문현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BIM 클러스터센터장
  • 승인 2024.03.1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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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M 관련 전문인력 확보 노력 미흡… 현장 인력난 '여전'
공공·민간 양방의 새로운 BIM 교육 시스템 개선 필요
문현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BIM클러스터 센터장.<br>
문현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BIM클러스터 센터장.

건설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디지털 시대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고 관련 기업들은 그에 맞는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다. BIM이 건설산업에 활용되기 시작한 지 십수 년이 다 되어 가지만, 여전히 현장에서는 신규 발주되어 늘어나는 BIM 사업을 감당할 BIM 관련 전문인력 확보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다 보니, 인건비가 낮은 해외 인력을 활용하거나 인턴 등으로 부족한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 민간의 BIM은 자체적으로 필요에 의한 BIM 기술을 도입하므로 교육에 대한 투자가 일부 가능할 수 있지만, 공공의 경우에는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이 BIM 관련 발주를 추진하지 않으면 공공사업의 특성상 기업들은 여전히 수동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이에 기업들 또한 당장의 이익을 위해 교육, 인프라 등에 적극적이니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공공의 지원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기업 자체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투자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이미 국토교통부는 2012년 제5차 건설기술진흥기본계획, 제4차 건설사업정보화계기본계획을 시작으로 2018년 스마트건설로드맵, 2022년 스마트건설활성화 방안 및 2023년 제7차 건설기술진흥기본계획 등을 통해 BIM 도입 기반 구축, 활성화 방안 마련 등에 대한 정책의 제시와 함께 선언적으로 BIM 도입을 의무화할 것이라는 신호를 신문보도로 다수 언급한 바 있다. 
일부 기업은 정부의 그러한 방향과 기조를 조기에 파악하고 자체적으로 BIM 팀을 구성하거나 인프라, SW, 교육 등에 적극 투자했다. 이러한 기업들은 현재 매우 높은 수준의 BIM 기술 성숙도를 보유하는 기업으로 성장하였고 국내외의 신규 BIM 사업에 차별화된 기술 전략으로 참여하고 있어 국내의 BIM 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데 일조하고 있다.

BIM이 도입된 지 오래되었지만 왜 아직도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까? 오랫동안 BIM 교육은 국가적으로 그 체계를 잡지 못하고,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필요에 의해서 단기간의 단편적인 BIM 교육만을 수행했다. 
이처럼 초기의 BIM 교육은 표준화된 커리큘럼의 마련이 없이 산발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단순히 기본적 이론적 지식이나 BIM SW의 기능 중심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다 보니 실무에 직접 적용하지 못하고 인력과 시간을 허비하던 시절도 있었다. 
게다가 BIM 체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실제 기존 도메인별 설계 엔지니어가 BIM을 직접 교육받고 실무에 적용하는 내재화하는 사례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건설이라는 특성상 기존 2D기반의 설계 체계가 이미 자리 잡았고 수많은 엔지니어가 그러한 업무환경에 익숙한 탓에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BIM은 산업의 그 구조를 바꾸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교육받는 일은 내 일이 아니거나 지금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건설산업에서 BIM을 도입하는 것이 설계사, 건설사 등에서는 새로운 업무 구조를 디지털화된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인데 교육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그 인식 체계를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기가 어렵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개방적인 기업들도 있는 반면에 그렇지 못한 기업들도 있다. 그러한 경영진의 인식 차이가 요즘의 스마트 건설, 디지털 건설 시대에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 간의 BIM 교육은 발주자, 설계자, 시공자들 모두에게 같은 내용과 시간으로 교육과정을 진행하다 보니 그 역할, 수준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뿐만 아니라 BIM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실무자 중심의 교육뿐만 아니라 고등학교, 대학교 등의 교육과정 전반에 BIM을 포함한 스마트 건설 등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나 전산 구조, 건설 관리 과목을 갖는 일부 학교 등을 제외하고 BIM을 가르치는 학교는 많지 않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앞으로의 BIM을 기반으로 스마트 건설산업으로 변화될 것을 고려하면 매우 비관적이다. 그리고 BIM 교육의 결과가 자격취득으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교육에 따른 인센티브가 부족하다 보니 교육받을 동인을 찾지 못하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BIM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은 최상위 컨트롤 타워를 통해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개발 및 도입하여 체계적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BIM 교육의 목적은 일차적으로 인식을 전환하는 데 있고 최종적으로는 산업의 업역 구조를 디지털화된 방식으로 전환해 국가의 건설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BIM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방안을 고찰해 본다. 첫째, BIM 교육과정의 표준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BIM을 사용하는 주체는 매우 다양하므로 도메인별 특히 전문기업 등을 고려한 국가 차원의 체계적인 BIM 표준 교육과정의 확대 개발과 공인된 교육기관으로 보급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BIM 교육을 받은 인력 간의 지식과 기술 수준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대형 설계사 및 시공사 중심의 교육체계에서 중견, 중소기업, 전문업체 등으로 BIM 교육 대상이 확장되어야 한다. 큰 기업들은 자체 투자 여력이 있지만 그 수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견, 중소기업들은 자체 투자가 어려우므로 국가 차원의 무료 교육이나 일부 교육비 지원사업의 전방위적 확대가 필요하다. 다만 획일화된 지원이 아닌 기업의 특성과 수준을 고려한 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셋째, 고등학교부터 BIM 교육을 보급하고 확대해야 한다. 우선으로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BIM 교육과정을 기본 및 심화 과정으로 신규 개발하고 특성화고 일부를 시범학교로 선정하여 국가가 관련 교육비용을 지원하고 확대한 후 일반 고등학교까지 교육과정에 일부 반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고등학교에서 심화 교육을 받은 학생이 유사 대학에 진학할 때 일부 학점을 인정해 준다거나 취업까지 연계하는 방안의 마련이 필요하다. 
넷째, BIM 교육과정의 보편성과 접근성을 개선해야 한다. 현재 BIM 교육과정의 접근성이 매우 제한되어 있고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만이 BIM 교육을 받게 되어 있다. 그러나 건설산업의 BIM 교육의 보편성 측면에서 개방적인 교육과정 마련을 통해 신규 온라인 교육 플랫폼을 개발하거나 기존 교육 플랫폼의 확장을 통해 대국민 접근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BIM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전문 강사 풀과 인증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교육의 질과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정한 자격을 갖는 전문 강사 풀을 구축하고 이를 위한 강사 인증 체계의 마련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BIM 전문 강사를 대상으로 경연대회를 실시하여 강의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강사료 차등화나 교재 발간 비용 지원 등의 인센티브 제공 및 유인책을 제시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전문 강사를 확보해야 한다. 
여섯째, 대학 등에 BIM 교육과정의 시범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대학에서 신규 BIM과 관련된 교과목을 개설하거나 편성은 쉽지 않지만, 교육부와의 협의를 통해 일부 대학의 수요를 받아 시범학교를 선정하고 학생들에 대한 체계적인 BIM 교육 기회 제공, 국내외 유수 기업의 인턴 실습, 자격증 취득 등의 과정 지원을 통해 졸업 후 교육과 실무 경험의 격차를 줄여 자연스럽게 관련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의 실행 전략이 마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BIM 교육을 위한 컴퓨터 H/W 및 BIM S/W 구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BIM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위한 높은 수준의 고사양 PC와 전문화된 BIM SW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실제 교육환경에서는 충분한 실습 환경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가는 주체별 BIM 표준 교육과정을 채택하는 공인된 기관, 기업, 대학교, 고등학교 등에 대해서는 관련 환경 구축을 위한 비용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여전히 BIM은 진행형이다. BIM이 언제 건설산업 전 주기에 자리 잡을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없다. 갈 길이 멀다. 건설산업이 BIM 기반의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된다고 하더라도 BIM 교육은 지속해서 지원되어야 한다. 
이미 국토교통부는 발주자, 설계자, 감리자 등 BIM 표준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공인된 교육기관에 보급하고 있고 BIM 교육이 필요한 기업들에 대한 교육비 지원사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정부도 BIM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다방면의 교육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제 시작이다. 기업들은 변화되는 건설산업의 환경을 고려하여 인식 전환의 기회로 삼아야 하고 이를 통해 자체 투자에 대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의 BIM 교육에 대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한 번 더 고찰해 보고 우리 모두가 공공 및 민간 차원에서의 새로운 BIM 교육 시스템 개선을 위한 고민을 시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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