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공건설현장 220개소에 숙련기능인 필수 배치
서울시, 공공건설현장 220개소에 숙련기능인 필수 배치
  • 황순호
  • 승인 2024.01.3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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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산하기관 발주 공사장, 주요 공종에 숙련자 50% 이상 채우기로
입찰~시공 전 과정서 숙련인력 배치상황 관리… 정식 도입 검토

서울시가 올해 '건설근로자 기능등급제(이하 기능등급제)'를 적용한 건설 숙련기능인 필수 배치 시범사업을 시를 비롯한 산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220개 현장으로 확대한다고 31일 밝혔다.
시는 최근 불안정한 고용구조, 산업재해 위험 등의 특성으로 인해 건설업에 청년 노동력 유입이 감소함에 따라 외국인 노동자의 증가, 시공 품질 저하 및 안전사고 다발 등이 일어나면서 이번 시번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 및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건설업의 평균 노동일수는 월 11.7일로 전체 산업의 16.3일 대비 72% 수준인 반면 산업재해율은 1.26%로 전체 산업의 0.63% 대비 2배 가량 높고, 이직률 또한 34.0%로 전체 산업의 15.5%보다 약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건설업 재해자 3만명 중 2만 9천명이 근속 3년 미만의 미숙련공에게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노동부의 설명이다.
이에 시는 지난 2021년 국토교통부가 도입한 기능등급제를 건설공사장에 보다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고자 시범사업 대상지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기능등급제는 경력을 비롯해 교육·훈련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능등급을 부여하는 제도로, 환산 경력을 기준으로 각 노동자에게 초급(3년 미만)·중급(3년 이상 9년 미만)·고급(9년 이상 21년 미만)·특급(21년 이상)의 4단계의 등급을 부여한다.
시는 지난해 발주한 3,174개 공사, 24만명의 건설노동자 현황을 분석, 전문건설업 중 지반조성·포장공사 등 8개 업종에 대한 업종·규모별 배치기준을 마련한 바 있다.

■ 시·산하기관 발주 공사장 220개소에 숙련기능인 필수 배치

올해 서울시·산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건설공사 중 종합공사 20개소와 공사비 1억원 이상의 전문공사 200개소 등 총 220곳에 시범사업을 확대한다.
먼저 건설근로자공제회·서울연구원과 함께 전국의 공사 현장 2만개소와 320만명의 건설노동자 현황을 분석해 마련한 '필수인력 배치기준'을 올해 시범사업 대상지에 배포, 그 기준에 따라 노동자를 배치토록 한다.
또 전문건설업 14개 업종에 대해 '사업장 규모별 숙련기능인력 배치기준(안)'을 수립, 배포함으로써 시가 제시한 기준을 충족하는 중·고급 기능인력을 필수 배치하기로 했다.
가령 철근·콘크리트공사업 40억원, 지반조성·포장공사업 20억원, 구조물해체·비계공사업 5억원으로 구성된 종합건설공사의 경우, 해당 공종 시공 시 ▷철근공 고급 1명·중급 2명 이상 ▷콘크리트공 고급 1명·중급 2명 이상 ▷포장공 고급 1명·중급 2명 이상 ▷철거공 고급 1명·중급 1명 이상을 필수 배치해야 한다.
또한 안전과 시공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공종은 중급 이상 숙련기능인을 50% 이상 배치토록 하고, 하도급 계약 시에도 해당 건설업 면허에 따라 배치기준을 적용하도록 했다.

■ 입찰~시공 전 과정, 숙련기능자 배치상황 관리

시가 제시하는 기준이 건설공사 입찰부터 착수, 시공 등 전 과정에 걸쳐 적용될 수 있도록 단계별 체계적인 관리도 병행한다.
입찰 단계에서는 현장설명서에 서울시 인력 배치기준에 따라 기능등급 보유자를 배치해야 한다는 내용을 명시토록 하고, 착수 단계에서는 착공 전 직종별 기능등급 증명서·예정공정표․기능인력 배치계획서를 발주자에게 제출하도록 해 시범사업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또한 시공 단계에는 필수 건설 기능인력의 배치여부를 상시 확인하고자 '전자카드제 근무관리시스템(모바일 앱)'을 활용토록 함으로써 인력 배치가 적정한지 상시 검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업종·규모별 숙련기능인력 배치기준(안)의 적정성을 검증, 보완함으로써 향후 사업을 정식 도입하기 위한 자료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시는 앞으로 기능등급제를 활용한 숙련기능인 배치 사업이 현장에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관계자 교육·홍보 및 건설협회 등 유관기관·전문가와 지속적으로 논의하는 한편, 관련 법·제도 개선을 위해 국토부와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성보 서울시 재난안전관리실장은 "건설공사의 품질 확보는 결국 건설노동자의 손끝에서 완성되는 만큼, 서울시는 공공건설현장의 숙련기능인 배치기준을 마련해 공사의 품질을 확보하고 노동자의 고용 안정성을 강화하는 등 숙련기능공 양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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