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들어선다
대한민국에 세계 최대·최고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들어선다
  • 황순호
  • 승인 2024.01.1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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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5일 세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서 이같이 발표
622조원 투자 지원 위해 산단 지속 조성 및 전력·용수 인프라 적기 공급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세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의 주요 내용을 기자단에게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세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의 주요 내용을 기자단에게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정부가 지난 15일 '민생을 살찌우는 반도체 산업'을 주제로 세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 토론회'를 개최, 지역주민·반도체 업계·학생·젊은 연구자 등 110여명에게 세계 최대·최고의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조성 방안을 보고했다.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는 경기 평택·화성·용인·이천·안성·성남 판교·수원 등 경기 남부의 반도체 기업과 관련 기관이 밀집한 지역 일대로, 총 2,102만㎡ 규모에 오는 2030년 기준 월 77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현재 19개의 생산팹과 2개의 연구팹이 집적돼 있으며, 오는 2047년까지 총 622조원의 민간 투자를 통해 생산팹 13개, 연구팹 3개 등 총 16개의 신규 팹이 신설될 예정이며, 특히 2027년에는 생산팹 3기, 연구팹 2기가 완공될 예정이다.
정부와 각 기업은 연관 소재·부품·장비 기업, 공공 반도체 연구소, 팹리스, 인재를 양성하는 다수의 대학들이 있는 클러스터에 HBM 등 최첨단 메모리 생산, 2mm 이하 공정 기반 시스템반도체 생태계를 조성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 직접적인 경제효과는 물론 소부장·팹리스 등 협력기업 생태계의 동반성장과 650조원의 생산 유발효과가 기대되며, 올해 반도체 수출 1,200억 달러·민간투자 60조원 이상을 목표로 하겠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메가 클러스터 내 팹 건설이 시작되면 팹에 들어가는 장비 생산과 원자재 제조업체의 생산도 함께 늘어 약 193만명의 직접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한다고 내다봤다.
또한 주변 지역 상권이 활성화됨과 동시에 도로·전력·공업용수 등 인프라 건설이 확대되면서 약 142만명의 간접 고용 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이며, 여기에 신규 팹 16개가 본격 운영됨에 따라 반도체 칩 제조기업이 팹 운영 전문인력을 약 7만명 이상 새로 고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반도체 팹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업체의 매출도 약 204조원 가량 증가, 4만여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등 팹 운영 과정에서만 총 11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이번 민생 토론회에서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구축을 위해 ▷인프라·투자환경 ▷생태계 ▷초격차 기술 ▷인재 등 4대 중점과제를 골자로 한 조성방안을 마련했으며, 세부 내용은 아래와 같다.

■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 적기 공급

현재 신규로 조성을 추진 중인 용인 국가산단과 일반산단에는 총 10GW 이상의 전력과 일 110.8만톤의 용수가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12월 해당 산단에 대한 전력·용수 공급계획을 확정한 바 있으며, 전력설비, 용수 관로 등 인프라 설치 관련 인허가가 신속히 처리되도록 지난해 7월 도입된 '인허가 타임아웃제' 등을 적극 활용하는 한편,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등을 제정해 송전선로 건설기간을 30% 이상 단축할 계획이다.
또한 반도체 등 첨단산업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최대 25%로 높이고, 단일 반도체 산업단지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국가산단을 조성하기로 결정, 첨단산업 분야 킬러규제를 혁파하는 등 기업 친화적인 투자환경 조성에 노력한다.
이를 위해 현재 22개인 반도체 세액공제 대상 기술(국가전략기술)을 확대하고, 도로·용수·전력 등 기반시설에 대한 국비 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올해 반도체 예산을 2022년 대비 2배 규모로 확대한 1.3조원을 편성할 계획이다.
또한 '첨단산업 규제지수'를 도입해 기업에 적용되는 규제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지속 관리하고,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를 통해 반도체 킬러규제의 철폐에 나설 예정이다.

■ 민생과 함께하는 튼튼한 반도체 생태계

현재 공급망 자립률이 30% 안팎에 그치면서 반도체 공급망 리스크가 노출되고 있는 바, 오는 2030년까지 ▷공급망 자립률 50% ▷1조원 매출 클럽 10개 기업 육성 등을 목표로 메가 클러스터를 활용한 소부장 역량 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소부장 업계의 숙원사업이자 현재 공백 상태인 양산 검증 지원을 위한 테스트베드를 오는 2027년 완공 목표로 추진한다. 사업은 예타를 거쳐 총 사업비 9천억원 규모로 용인 클러스터 내에 지어질 예정이다.
이는 소부장 기업이 개발한 소재, 장비 등의 양산 신뢰성을 칩 양산기업과 함께 검증해 양산 투입 가능성을 제고하는 것이 목표이며, 국내 기술이 부족한 분야에서는 올해 지난해 대비 4배 확대된 2천억원 규모의 외국인 투자유치 인센티브(현금지원)를 적극 활용해 세계 상위 10대 장비기업 R&D 센터 유치로 보완할 방침이다.
또한 국내 파운드리 강점을 기반으로 팹리스 기업들을 육성해 시스템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할 계획이다.
현재 팹리스 업계의 주요 애로사항으로 꼽히는 ▷네트워킹 강화 ▷시제품 제작기획 확대 ▷자금 지원 등에 주력, 오는 2030년까지 팹리스를 포함한 시스템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10%까지 끌어오리고, 세계 매출액 상위 50개사 내에 팹리스 기업 10개 진입을 목표로 육성에 나선다.
또한 수요 기업-팹리스간 기술교류회를 통해 팹리스들의 일감 확보를 위한 네트워킹을 지원하고, 팹리스가 개발한 칩 성능 검증을 위한 '검증지원센터'를 신규로 구축한다.
이와 더불어 팹리스 시제품 제작비 국비 지원 규모 2배 확대, 첨단칩 개발 지원을 위한 초미세 공정 국비 지원 트랙 신설, 주요 파운드리 기업들의 시제품 제작 개방횟수 확충 등을 병행해 '설계-검증-상용화' 全 주기에 대한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자금 지원은 대출·보증을 지원하는 정책금융을 전년 6.6조원에서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총 24조원으로 확대, 최대 1.3%p의 우대금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모펀드 자금 납입 절차를 진행한 3천억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펀드'의 경우 올해 1분기부터 팹리스·소부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투자를 운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미국·일본·EU·영국·네덜란드 등 반도체 밸류체인 핵심국과 정상 외교를 통해 구축한 '글로벌 반도체 동맹'을 기반으로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협력기반을 공고히 다진다.
먼저 네덜란드를 포함한 주요 협력국과 글로벌 공급망 협력 플랫폼을 구축해 핵심소재 등에 대한 공급망 국제공조를 강화하고, 해외 우수 대학·연구소 등과의 연구 협력을 촉진하고자 미국, EU 등 현지에 '산업기술 협력센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독일 등 글로벌 첨단 연구팹과 연계해 첨단패키징 기술개발 제품 성능평가 등 기술 협력을 추진하며, 특히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방문을 계기로 발표한 약 1조원 규모의 삼성전자-ASML 공동 R&D 센터 국내 건립 또한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전 세계적인 반도체 인력부족 현상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석·박사부터 학부생을 아우르는 인력 교류 프로그램을 본격 운영할 계획으로,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국빈방문 당시 양국간 개설에 합의한 '한-네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는 2월 1차 양성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더불어 미·네·일 등 반도체 장비 주요국과의 양자 수출통제 대화채널을 기반으로 무역안보 이슈 대응을 위한 공조를 강화하고, '산업기술보호법' 개정을 통해 기술 유출에 대한 처벌과 이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는 등 국내 산업기술 보호를 위해서도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 AI 시대 주도할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내 판교, 수원, 평택을 중심으로 연구개발·교육 거점을 구축하고 국내외 반도체 연구 인프라의 연계 협력체계를 구축, 차세대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중 팹리스 기업이 몰려 있는 판교를 중심으로 메모리 반도체 역량을 활용, 오는 2030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저전력·고성능의 국산 AI 반도체를 개발 및 실증하는 'K-클라우드 프로젝트'의 추진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는 2030년까지 국산 AI 반도체를 NPU→PIM→극저전력 PIM 등 단계적을 고도화하고, 이를 데이터 센터에 적용해 그 기술과 성능을 검증할 예정이다.
검증된 기술은 지능형 교통관제, 지능형 CCTV, AI 디지털 교과서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우선 적용, 국민 삶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바꿔나간다는 게 과기부 측의 설명이다.
또한 고도화된 국산 AI 반도체에 특화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HW·SW 핵심기술을 확보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생태계를 완성하고자 약 1조원 규모의 'K-클라우드' 기술개발 예타도 추진한다.
과기부는 이번 예타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 GPU 대비 AI 전력 소모 1/10로 감소, AI 학습 효율 2배 향상 달성 등의 목표를 세우고 있다.
성균관대, 경희대, 아주대 등 반도체 관련 대학과 화합물반도체 특화 연구 인프라인 한국나노기술원 등이 소재해 있는 수원은 화합물 반도체 기술 거점으로 발전시킨다.
화합물 반도체는 실리콘 반도체에 비해 전력 효율과 내구성이 뛰어난 반도체로서, 고온·고전류·초고속이 필요한 첨단 기술 분야에서 수요가 커지고 있다.
화합물반도체는 메가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대전, 광주, 부산, 포항 등 전력, 통신, 광 반도체 지역별 집적단지와 유기적인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R&D-실증-분석 全 주기를 지원, 우주/국방, 통신, 전력, 센서 등 4대 전략분야 중심으로 성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한 향후 성균관대 근처에 조성될 'R&D 사이언스 파크'는 경기도의 실리콘 밸리로서 반도체 산·학·연 협력의 구심점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평택에는 총 5천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9년까지 카이스트 평택 캠퍼스를 설립하고, 차세대 설계 연구센터와 소자 연구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서울, 대전, 대구, 울산 등 타 지역 연구기관과 연계해 신개념 반도체, 첨단 패키징 등 미래 신기술 연구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또한 캠퍼스에서는 매년 1천명 규모의 반도체 핵심인재를 양성,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해외 주요 연구기관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첨단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수원, 대전, 포항 등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국가 반도체 연구 인프라를 온라인으로 연계·통합(MoaFab 서비스)하고, 민간 팹과의 협업을 통해 인프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이를 위해 올해 내로 ▷한국나노기술원(수원) ▷나노종합기술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상 대전) ▷나노융합기술원(포항) ▷대구경북과학기술원(대구)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서울) 등 국내 팹 6개를 연계하고, 단계적으로 연구기관 및 대학에서 운영 중인 팹들도 MoaFab 서비스로 통합한다.
또한 미국, 벨기에 등 세계적 수준의 해외 첨단 팹과의 연계를 확대해 팹 기반의 공동연구와 인력교류도 추진, 국내 반도체 연구 인프라가 세계 최고 연구자들과 협력하고 인재를 양성하는 글로벌 과학기술 허브로 거듭나도록 할 계획이다.

■ 미래 반도체 주도할 우수 인재 양성 및 해외 인재 유치

규제 개선과 현장 맞춤형 교육, 해외 인재 유치 등을 통해 반도체 인력 수요에 맞추어 전문 인력을 적기에 공급한다.
정부는 반도체 계약학과 및 계약정원제, 반도체 특성화 대학, 반도체 아카데미 등의 교육과정을 통해 학사급 실무 인재를 올해 기준 약 3만명을 양성하고, AI 반도체 대학원,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BK21 교육연구단 등 R&D 기반의 인력양성 과정을 확대해 석·박사급 고급 인재를 약 3,700여명 양성할 계획이다.
또한 설계 SW만 사용할 수 있었던 학부생들에게도 자신이 설계한 칩을 제작할 기회를 제공, 실전 역량을 갖춘 설계 인재를 양성하는 내 칩(My Chip) 서비스도 지난해 대비 6배 확대한 6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여기에 사이언스 카드 비자기간을 최대 10년까지 확대, 외국인 거주 원스톱 지원 등 제도개선을 통해 해외 연구자의 국내 유입을 촉진하는 한편, 국내 연구자의 해외 연구기관 파견을 오는 2027년까지 2,06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올해부터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EU 집행위(EC)와 공동펀딩 방식으로 반도체 첨단기술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매년 한-미, 한-EU 연구자 포럼을 개최하여 인력교류도 확대한다.
원활한 국제 공동연구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해외 연구기관의 R&D 직접참여 허용, 기업 매칭 연구비 부담을 완화 등 R&D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이종호 과기부 장관은 "반도체는 AI/디지털, 통신, 양자, 바이오 등에 적용되는 핵심기술이자,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라며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성공적으로 구축될 수 있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초격차 기술과 우수한 전문 인력 확보를 통해 국가간 반도체 경쟁에서 확실하게 앞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안덕근 산자부 장관은 "수출 1위 산업인 반도체 경기 회복을 맞아 올해 수출 1,2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조기 완성을 통해 세계 최고의 반도체 경쟁력을 확보하고,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민생을 따뜻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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