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디지털 전환), DT(디지털트윈) 구현만이 답인가?
DX(디지털 전환), DT(디지털트윈) 구현만이 답인가?
  • 문현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BIM클러스터센터장
  • 승인 2023.11.03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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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공기관에서의 디지털 전환, 단편적 업무 개선에만 치중
전사 통합 위해 디지털 거버넌스를 충족하는 협업 플랫폼 구축해야
문현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BIM클러스터센터장.
문현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BIM클러스터센터장.

지난해 7월 발표된 스마트건설활성화 방안(S-Construction, 국토부)에는 BIM을 기반으로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DX)을 위한 세부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기술개발도 중요하지만 제도마련을 통해 BIM 활성화를 도모하고 모듈러, 건설자동화 등과 함께 건설산업을 혁신하고자 하는 방향이 제시되어 있다. 정부는 2025년까지 1,000억원 이상 공공사업에 BIM 도입을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등은 자체 BIM 적용지침 등을 속도전 있게 마련하고 있다. 또한 BIM뿐만 아니라 다양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전환 방향을 수립하고 있다. 그러나 공공관점에서 디지털 전환을 위한 세부 전략 마련이 부재한 속에서 공격적으로 BIM이나 디지털트윈 기술 도입과 내재화를 준비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그 의미가 매우 추상적이고 철학적이어서 타 기관의 사례만을 참고하고 벤치마킹을 통해 도입한다고 진정한 의미의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전환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서 인간의 사고와 행동 방식을 바꾸는 근본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은 과거에 단순히 종이에 표현된 정보를 컴퓨터에 저장 기록하기 위한 Digitizing이라는 개념에서 실제 그러한 데이터의 신뢰성을 확보해 실무에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의 가공, 분석, 활용 등이 가능하도록 디지털 데이터를 활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새로운 방식으로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이나 활동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정의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바라보는 관점과 목적에 따라 다르게 정의될 수 있지만 기본적인 전제는 같아야 한다. 즉, 단순히 디지털 전환이 기술도입에 따라 업무 효율성만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가진 모든 조직, 업무 프로세스, 의사결정 및 정보관리 체계의 모든 변화가 따라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공공기관이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을 보면 궁극적인 접근보다는 기술의 관점에서 단편적 업무 개선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예를 들어 디지털 전환의 분명한 목적성 없이 특정 시설물 관리를 위해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도입하려고 하거나, 최근의 BIM, 빅데이터, AI 기술 등의 업무 활용만으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디지털 전환을 위한 구조적이고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는 사례는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즉 디지털 전환에 있어서 핵심 목적과 방향이 무엇이고 이를 통해서 기업에 어떠한 효과를 가져다줄지 의문을 가져야 한다. 
디지털 전환은 미래에 기업이 건설시장에서 성공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이미 벡텔(Bechtel)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건설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고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전사적 체계를 도입, 프로젝트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고, 블랙&벡커도 인공지능 활용으로 건설현장의 안전을 감시하고 품질을 관리하는 기술을 개발 및 활용하고 있다. 
또한 페이스북, 구글 등 인터넷 플랫폼 기업은 내부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온라인 회의시스템을 도입하거나 모든 정보를 통합 생산 및 관리하고 조직을 수평적으로 변화시켜 업무의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노동 인력이 부족한 미래에는 조직을 슬림화하고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모든 것을 최적화하고 자동화된 방식으로 변화될 것이다.

그렇다면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서는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가장 우선으로 고려해야 하는 것이 새로운 디지털 전환 기술을 도입하도록 기업 내부의 인식 전환과 역량을 키워야 한다. 변화로 인한 개인의 효과가 무엇이고 이에 따라 기업이 가져다주는 이익이 무엇인지 깊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기업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 목표이므로, 최소의 인원으로 최대의 생산성을 도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수렴되어야 한다. 
두 번째로 업무절차, 정보관리 방법 및 데이터의 표준화가 함께 선행되어야 한다. 이미 기업이 구축한 시스템은 특수한 목적과 활용 형태에 따라 부서별로 개별 시스템을 초기 디지털화인 Digitizing 관점에서 운영하고 있으나 서로 상이한 데이터가 단일의 공통 표준으로 정의되어 있지 않으면 향후 데이터 중심으로 정보를 통합하고 업무의 효율성을 기대하는데 매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세 번째로 기업이 안정적으로 디지털 전환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원론적 얘기지만 의사결정자의 의지와 디지털 전환에 따른 기업의 이익이 무엇인지 사전에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국내에서도 조기에 BIM 도입을 위해 투자와 인식 전환에 적극적인 기업은 현재 BIM이 확대되는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의 미래 변화를 조기에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이와 함께 디지털 전환을 위해 목표지향적이고 실행가능한 수준으로 로드맵 마련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네 번째로 데이터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데이터 중심의 수집, 저장, 검토, 관리 및 활용 등에 대한 기술개발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에서의 핵심은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이미 영국은 BIM이라는 개념과 역할을 변화시켜 Data-driven의 중심으로 건설산업의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어 데이터 구축, 활용 및 운영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보고 있다. BIM 데이터는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하고 이를 기획, 설계, 시공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을 위한 가장 중요한 마지막 요소는 기업이 가진 전통적인 업무방식을 조직, 업무 프로세스, 의사결정 체계 및 정보관리와 활용 방식에 관한 모든 거버넌스를 디지털화된 방식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단순히 BIM, 디지털 트윈과 같은 기술을 도입한다고 해서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를 운영하는 조직, 업무, 인력 및 정보체계 등이 디지털 조직으로 변화될 수 있도록 모든 거버넌스를 변화시켜 시스템에 의해 건설 프로세스가 운영되도록 한다면 충분한 디지털 전환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과거의 Paper-based에서 Less-Paper, 미래의 Paperless로 전환된다면 모든 업무의 의사결정 과정이 온라인, 협업, 정보통합 관리 체계로 변화될 것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사를 통합 관리 및 운영할 수 있도록 디지털 거버넌스를 충족하는 협업 플랫폼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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