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새로운 공원이 필요하다
[조경칼럼] 새로운 공원이 필요하다
  • 조용준 C/A조경기술사사무소장
  • 승인 2023.09.15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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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및 팬데믹으로 '녹색 시스템' 대한 시민들 기대감 고조
공원 내부 개조뿐만 아니라 신유형·신개념 공원 패러다임 필요
조용준 C/A조경기술사사무소장.
조용준 C/A조경기술사사무소장.

기후위기와 팬데믹 상황에서 도시 녹지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연구나 설계과정에서 빈번하게 언급되는 그린인프라, 자연기반해법 뿐 아니라, 지자체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녹지 생태도심, 정원도시 등의 단어들을 보면, 위기에 봉착한 도시를 구원할 녹색 시스템에 대한 다수의 기대와 욕망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공원 녹지 시스템을 살펴보면,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크게 부족해 보인다. 대표적으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공원의 유형은 크게 주제공원과 생활권 공원들로 나뉜다. 그리고 세부규정으로 공원규모, 설치거리, 시설률 등을 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에 근거해 조성된 공원들이 도시기반시설로 어느 정도의 역할을 수행해 온 것은 맞지만, 지금 도시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안이 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시대적 상황을 고려한 공원의 시스템과 이를 위한 정책적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도시가 점점 고밀화하면서 녹지 조성을 위한 땅을 찾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도심 내 교량, 건축물, 철도시설 등 인공 구조물과 연계해, 공원을 입체화 하는 것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
인공구조물을 활용한 입체적 녹화 방식 및 공간 활용에 주목하고, 이를 유형화하여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둘째, 세대와 젠더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다름이 공존하고 이를 포용하는 적극적 공공영역으로서 공원의 역할이 필요하다.
공원과 범죄율 관련 연구 등을 보면, 사회갈등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공원이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현대사회의 인구구조 및 가치 변화에 부응하는 텃밭 공원, 무장애 공원, 치유공원 등 특정 세대를 위한 새로운 유형의 공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후변화가 현실화됨에 따라 이를 완화하고, 적응을 돕는 빗물공원, 피난공원 등 새로운 유형의 공원이 필요하다.
기존 도시녹지의 유형 중 경관녹지 혹은 완충녹지대 같은 경우, 일반적으로 마운딩을 만들어서 주변과의 경관을 완충시켜 주는 역할을 하도록 했다면, 그런 공간들이 이제는 물순환 시스템과의 연계(Green-Blue system)나 열섬 완화(Park cooling service 개발)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설계하는 등 새로운 디테일과 공간구조를 만들어 낼 필요가 있다.

조용하던 녹지에 더 많은 역할이 주어지고 있다. 도시문제를 풀 자연적 해법으로서 수목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광장과 공개공지에 도시숲이 들어오고 있다.
몇 가지 아이디어를 통해 공원 내부를 개조하는 것을 넘어, 좀 더 큰 틀에서 새로운 차원의 공원이 만들어질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서울 광화문광장. 사진=안상순
일본 도쿄도 시부야구의 미야시타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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