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까지 서초동에 국내 최초 '보이는 수장고' 들어선다
2028년까지 서초동에 국내 최초 '보이는 수장고' 들어선다
  • 황순호
  • 승인 2023.09.1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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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수장품을 시민과 공유하는 국내 최초 '미술관형 수장고' 건립 목표
조성비 1,260억원의 초대형 프로젝트... 국제 설계공모 추진 예정

서울시가 오는 2028년까지 서초구 舊 정보사 부지에 '보이는 수장고'를 건립한다고 12일 발표했다. 보유한 모든 소장품과 미술품의 복원과정까지 100% 공개하는 국내 최초의 사례다.
이번 수장고는 대지면적 5,800㎡, 연면적 19,500㎡에 조성비(공공기여비) 1,260억원(공사비 약 1,000억원, 설계비 약 65억원 등)을 투입해 조성할 계획이다.
미술관형 수장고는 지금까지의 박물관 및 미술관이 보여줬던 일방적인 소통방식에서 벗어난 '융합형 뮤지엄'으로, 최근 전세계의 뮤지엄 운영의 패러다임이 '관리'와 '수집'에서 시민과 함께 소통하는 '개방'과 '활용'으로 점차 변하고 있음을 따른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네덜란드 출장 중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을 시찰하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네덜란드 출장 중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을 시찰하고 있는 모습.
사진=서울시

특히 이번 미술관형 수장고의 건립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네덜란드 출장 중 방문했던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Depot Boijmans Van Beuningen)'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디포 보이만스 판 뵈닝언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박물관 공원에 있는 개방형 수장고로, 보이만스 판 뵈닝언 컬렉션이 소장 중인 약 15만 점 이상의 작품을 수장하고 관리하기 위해 세워졌다.
이번 미술관형 수장고는 민간의 '서리풀 특별계획구역 개발사업'의 기부채납을 통해 조성되며, 사업주체인 SBC PFV(주)(엠디엠그룹, 신한은행, 이지스자산운용), 서초구, 서울시 간 협의를 거쳐 12일 김의승 서울시 행정1부시장, 전성수 서초구청장, 이동준 SBC PFV(주) 대표 참석 하에 협약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서리풀 특별계획구역은 서초구 서초동 1005-6번지 일원(97,275.2㎡)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연면적 590,593,500㎡에 업무 및 판매시설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앞으로 미술관형 수장고가 준공되면 관람객은 공예·조각·회화·고고(考古) 등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서울시의 대표 소장품 약 10만 점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게 된다.
서울시 또한 지금까지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등 산하 박물관이 소장한 자료들 중 학술적·심미적 가치가 높음에도 상설 전시나 기획전시가 특정 주제에 의해서만 구성됨에 따라 시민들에게 미처 선보이지 못했던 소장품들을 적극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서울시가 보유 중인 문화예술자원은 지난 6월 기준 약 45만 점에 이르나, 전시되거나 공개된 것은 전체의 5%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 서울시는 유리창이나 가이드 투어, 다양한 체험 및 교육 프로그램을 활용,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소장품들을 적극 공개해 공개율을 3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관람객의 시선과 동선을 고려한 배치를 통해 소장품의 진정한 주인인 시민들의 문화 향유 수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더불어 서울시는 수장고의 건축을 하나의 '종합예술'로 조명, 건축물 그 자체를 하나의 문화예술 콘텐츠로 차별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창의적·혁신적 건축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 건축가의 설계의도나 건축과정, 건축방식과 특징 등에 대한 설명과 체험을 더한 형태의 과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그 밖에도 별도의 동선을 마련해 소장품의 보존처리와 분석을 담당하는 보존처리공간도 시민에게 개방, 일반 관람객뿐만 아니라 미래의 박물관인 및 보존과학자를 꿈꾸는 인재들에게 특별한 기회를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기존 미술관의 정형화된 패러다임을 벗고 변화와 실험이 공존하는 랜드마크를 건립하고자 국내외 최고의 건축가들을 초청해 설계 공모를 실시, 지난 8일 서울시 설계공모 전용 홈페이지(project.seoul.go.kr)에 이를 게재하고 본격적인 설계공모에 들어갔다.
이번 설계공모에는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대표건축가 노먼 포스터)(영국) ▷헤르조그 드 뫼롱(Herzog & de Meuron)(대표건축가 자크 헤르조그&피에르 드 뫼롱)(스위스) ▷MVRDV(대표건축가 위니 마스&야콥 판 레이스&나탈리 드 프리스)(네덜란드) ▷3XN(대표건축가 킴 허포스 닐센)(덴마크) ▷조민석 ▷임재용 ▷유현준 등이 참여한다.
서울시는 설계 공모 심사를 시민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공개 프리젠테이션 방식으로 실시, 오는 12월 심사를 거쳐 연내 설계자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개 프리젠테이션 일정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심사위원장은 김성홍 서울시립대 교수가 맡으며, 그 밖에도 ▷손진 이손건축 대표 ▷민성진 SKM건축 대표 ▷존홍 서울대 교수(예비) ▷그레이스 라(Grace La) 美 하버드 GSD 교수 ▷페르난도 메니스(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대학 교수) 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
홍선기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이번 보이는 수장고 건립은 지난 40년간 미지의 땅이었던 대상지의 가치를 온전히 서울시민에게 돌려주는 데 그 의의가 있으며, 민간과 공공이 균형을 유지하며 상호 상생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최경주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개방형 수장고는 최근 세계적인 박물관·미술관의 새로운 패러다임이자 선도적인 시대의 아이콘"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서울시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는 창의적 건축물 겸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 랜드마크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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