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와 대책의 한계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와 대책의 한계
  • 이세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승인 2023.07.17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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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고는 시공뿐만 아니라 전 과정이 문제인 '총체적 난국'
자료의 전산 보전 제도화 및 현장 중심의 새로운 관리체계 필요
이세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세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3년 4월 29일 오후, 인천 검단신도시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지하주차장 1-2층 상부 구조물이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지하주차장 2개 층 지붕 구조물 총 970㎡가 파손됐다. 
이 공사는 GS건설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시공책임형 건설사업관리(CMR) 방식으로 시행한 공사로, CMR 방식은 발주처가 감독한 기본설계 하에 실시설계 단계부터 시공사를 조기에 선정, 참여시켜 시공사의 책임 하에 약정된 공사비 내에서 공사를 시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수행 방식에 따라 시공사인 GS건설은 국토교통부의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와 별도로 자체조사를 시행하고 그 과정에서 설계와 다르게 시공된 부분 등을 확인하고 조사과정에서 철저하고 투명한 협조와 건물 안전 확보에 필요한 조치를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그 결과로서 국토부의 사고조사결과가 발표되자 해당 단지를 전면 재시공하고 입주지연에 대한 보상과 관련 문제 해결 등의 조치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이번 사고는 단순히 부실시공의 문제가 아니었음이 밝혀졌다. 즉 설계, 시공, 감리까지 전 과정에 걸쳐 모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설계단계에서는 지하주차장을 받치는 기둥 32곳 모두 ‘전단보강근’이 들어가야 하지만 무너진 부분을 비롯해 전체의 50%가 넘는 15개소에 보강근이 생략된 설계가 확인됐다. 
또한 시공과정에서는 들어가야 하는 전단보강근 조차도 배근되지 못한 사실과 더불어 타설된 콘크리트의 품질저하도 확인됐다. 타설된 콘크리트의 강도가 설계기준강도 24MPa의 85%인 20.4MPa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수준의 16.9MPa로 확인되어 또다시 콘크리트의 품질문제가 원인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이러한 불량한 품질의 콘크리트가 타설되는 과정에서 감리의 책임도 지나칠 수 없는 문제임이 확인됐다. 이번 사고의 책임을 두고 발주처인 LH와 시공사인 GS건설의 경우, 당초 사고조사위원회의 결과가 나오기 전의 책임에 대한 언급한 내용과 달리 서로에게 그 책임을 일부 전가하는 모습도 있었다. 
그러나 사고의 조사와 결과를 보면 설계, 시공, 감리 등 전 과정에 걸쳐 문제가 있었으며 따라서 그 책임도 모두 관련된 주체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번 사고를 통해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지난해 1월 대규모 인명피해를 발생한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를 기억하게 된다. 이 당시에도 관련된 조사와 후속조치 등이 강구됐으나 유사하게 불량콘크리트와 구조안전의 문제라는 측면에서 그 대책과 결과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이러한 사고가 발생될 때마다 철저한 조사와 분석, 대책이 마련되는 일관된 과정을 우리는 예외 없이 보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될 때마다 그 후속조치로서 강구되는 여러 가지 제도적, 현실적 대책도 그 내용과 실효를 다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언제까지 규제적이고 효율적이지 못한 단편적인 조치를 강구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대두되고 있으나, 정치권에서는 또다시 정부의 부실공사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그 대책의 한계를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우선 2가지의 접근 가능한 대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현장의 주요시공 과정을 영상 녹화와 전산기록이라는 측면에서 시공과정의 기록과 전산 자료보전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기술개발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제도화의 접근은 아직 추진되지 않고 있으므로 이의 조속한 검토와 시행을 제안한다. 
그리고 품질 불량의 콘크리트와 관련해 과연 현행과 같은 레미콘사의 규제와 제제와 동시에 한국산업규격(KS) 인증 및 관리체제로 이러한 품질관리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인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즉 공장으로 관리되는 레미콘사의 품질경영 관점의 인증과 관리를 건설현장 중심과 관점에서 새로운 관리체계로의 전환을 제안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도 현재 국토부에서 연구용역을 통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므로 적극적인 검토와 추진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장에서의 구조 및 재난안전과 관련된 시공과정을 영상으로 실시간 기록을 제도화하고 이를 감리 및 관계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점진적인 제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콘크리트의 품질관리를 위해 현행 KS는 사후관리 과정에서 품질이 아닌 경영 및 관리체계 중심의 인증이라는 점에서 실질적인 품질관리에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건설현장의 공사 중 붕괴사고 등의 문제는 발생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완성 후에도 건축물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사고를 통해 설계, 시공, 감리 등 전 과정에 걸쳐 다시 한 번 개선돼야 할 문제를 어렵지만 심도 있게 검토해 줄 것을 국토부에 제안하고자 한다. 

 

정리=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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