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회복은 공사비・부동산PF 등 불안해소가 ‘급선무’
건설경기 회복은 공사비・부동산PF 등 불안해소가 ‘급선무’
  • 황순호 기자
  • 승인 2023.07.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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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정연, 2023년 2분기 건설·주택시장 평가 및 향후 전망 발표
건설경기, 물량 감소 및 생산요소 수급 불안 등 부진 이어져
주택은 가격조정 및 수급개선으로 경기 회복 추세 이어질듯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특히 건설산업 종사자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5월 전망을 통해 올해 대한민국의 경제성장률을 1.4%로 예측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2.6%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특히 연 건설투자는 0.4% 감소할 것으로 전망, 올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그 감소폭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건설산업이 200만명 이상의 노동자가 종사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노동집약적 산업분야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종사자들에게 더더욱 우울할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이에 건설정책연구원(원장 김희수, 이하 건정연)이 지난 4일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2023년 2분기)’를 발간, 전문건설업을 포함한 건설과 주택시장의 올 2분기 평가와 3분기 전망을 발표했다.

◼ 건설시장

건설지표는 지난 4월 기준으로 건설기성을 제외한 건설수주, 건축허가면적, 아파트 분양물량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와 건축허가면적에서 그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수주는 지난 1분기에 직전 분기 대비 10.7%가 감소한 데 이어 4월에만 50.6%가 줄어들었으며, 건축허가면적 역시 지난 1분기에 직전 분기 대비 8.5%, 4월에만 42.1%가 감소하는 등 향후 건설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건설기성은 기저효과와 더불어 건설수주 및 건축허가 등 누적된 선행지표의 시차효과로 인해 1분기에 11.5% 증가, 4월에도 1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도 올해 아파트 분양물량은 4월까지 누적 4.7만호에 그치는 등 지난해 1분기 10.2만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건축착공면적도 4월 말 기준 전년 대비 34.7% 부진한 등 건설경기가 좀처럼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건정연은 올 3분기도 착공물량 감소, 공사비 부담, 부동산PF 불안 등으로 인해 건설경기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건설물량 중 70% 이상을 차지하는 건축시장에서 건축허가와 건축착공면적이 모두 대폭 감소한 점과 더불어 정부의 SOC 예산 삭감 및 상반기에 진행했던 조기집행 등으로 인해 하반기에는 그 반동으로 공공투자 역시 부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PF 또한 브릿지론 비중이 높은 증권사 등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증가하면서 건설산업의 자금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1년 말 0.18%에 불과했던 금융권의 PF 연체율은 지난해 말 0.56%까지 증가했으며, 증권사의 연체율도 같은 기간 동안 3.7%에서 10.4%까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저축은행 및 여전사도 각각 지난해 말 기준 2.1%, 2.2%를 기록하며 증가세를 나타냈다.

건정연은 건설공사비지수는 현재 안정세를 보이고는 있으나, 전기세가 인상됨에 따라 시멘트 가격 및 수급불안이 이어지면서 건설업체의 이익 감소뿐만 아니라 건설경기 부진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전문건설시장

전문건설공제조합이 올 3월부터 5월까지의 보증실적을 기반으로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전문건설업 계약액은 3월 14조원, 4월 10.7조원, 5월 10.2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3년 평균과 같은 추세이다.

3분기도 전반적인 건설경기 부진, 거시경제 여건 악화에 따라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전문건설업의 경기체감도는 지난 5월 38.9를 기록, 1월의 28.6에 이어 지난해 8월부터 10개월간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3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계는 타워크레인의 잔업거부 및 안전수칙 준수 여부 등 건설노조 현안, 기능인력 수급난, 생산체계 개편에 따른 업역 충돌과 수주경쟁 심화 등을 주요 애로사항으로 지적했다.

이와 더불어 공사계약 이후의 소요원가 상승, 불확실한 시장 상황으로 인한 공사발주 지연 등으로 인해 전문건설업체들의 수익성이 악화됨에 따라 업황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건정연의 설명이다.

◼ 주택시장

지난 5월 현재 주택시장은 수도권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이 각각 전월 대비 0.1%, 0.23% 하락하는 등 지난해 12월 최저 변동치를 기록한 이후 5개월 연속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그 낙폭은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같은 달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상승으로 전환해 조금씩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5월 매매수급지수와 전세수급지수는 각각 83.9와 84.5로, 가격 낙폭의 둔화와 함께 수급지수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중반 가격 조정이 유지되면서 급매물 중심의 거래 발생 등이 반영된 수급여건 개선이 이러한 둔화세에 기여한 것으로 전망됐다.

건정연은 오는 3분기에는 주택시장이 가격 및 수급여건 개선을 통해 저점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거시경제의 경우 환율과 금융시장 내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 있으나 기대인플레이션 등 일부 거시지표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하면서 주택가격의 하락 압박도 점차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택시장 또한 4월 말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이 7만1,365호로 전월 대비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이 중 준공 후 미분양은 8,716호를 기록하는 등 누적된 가격조정 및 급매물 중심 거래로 인해 시장의 수급여건 개선 등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건정연은 수도권 아파트의 경우 가격지수, 수급지수, 순환변동 모두 수축기를 유지하나 이후 저점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매-전세가격 순환변동이 저점에 도달하면서 낙폭 둔화 등 시장 회복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수급 역시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수급지수의 개선도 유지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건정연의 설명이다.

◼ 건설 및 주택시장 이슈 진단

◇건설시장 = 건설지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업계를 둘러싼 내외부 환경은 매우 부정적이다. 건설수주, 건축허가 및 착공, 분양물량 등의 감소로 인해 건설경기 부진의 장기화를 우려하는 시선도 늘고 있으며 공사원가 상승, 미분양 증가, PF 부실 등으로 인해 지방을 중심으로 건설업체의 부도 및 폐업도 증가하고 있다.

건설자재는 최근 자재가격이 전반적으로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시멘트・레미콘 등 핵심 원료들의 수급 불안이 이어지면서 자재시장의 불확실성 또한 지속됨에 따라 현장에서의 수급난 및 불안이 심각한 상황이다. S&P GSCI 지수는 지난해 6월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향세를 이어오고 있으며, 특히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시멘트・레미콘・철근 등 주요 건설자재의 가격불안 요인이 쉽사리 제거되지 않고 있다.

또 올 하반기에는 공공부문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부문 역시 상반기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분양연기, 착공지연 등으로 인해 건설업의 비중이 큰 지역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상장 건설사 50개사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2% 감소했으며, 이러한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산업 내 한계기업 및 부실위험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건설업 내 한계기업의 비중 추이를 조사한 결과 대기업 내 한계기업이 9.4%, 중소기업이 각각 15.0%로 조사됐으며, 특히 지방 소재 중소기업의 경우 전체 16.7%를 기록해 6개사 중 1개사가 한계기업까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멘트 가격도 지난해 11월 10만5,000원에서 지난 6월 12만원으로 상승하는 등 올해도 약 14.3%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택시장 = 올해 상반기 주택시장은 수요 정상화 목적의 전방위 규제 완화로 경착륙의 위험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제・금융규제 등 주택수요를 억눌러 왔던 규제를 완화하고 분양물량을 조정해 주택 가격급락을 방지했으며, 여기에 급매물 중심 거래로 시장이 정상화될 기반을 갖춤에 따라 주택가격 회복을 기대하는 심리 또한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및 금융당국의 금리 가이드가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상승을 억제해 구매 수요를 일부 회복시켰으며 공공의 장기 저리 대출 상품이 확대되면서 수요심리가 개선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비록 올 하반기에도 환율 등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과 더불어 연체율 증가, 낮은 수준의 주택거래량, 지방 분양시장 위축 등 위험 요인 역시 상존하고 있으나, 상반기에 이어 시장 회복세가 이어짐에 따라 주택경기도 저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1기 신도시를 포함하고 있는 ‘노후계획도시 정비사업 특별법’ 및 ‘재건축초과이익환수법’ 등 주요 규제 개선의 국회 심의 결과에 따라 수요 회복에 대한 심리적 여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진행 상황에 따른 시장 변동성 증폭도 가능한 것으로 보이고 있다.

이번 분석을 총괄한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건설시장을 둘러싼 위험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올해 건설경기 부진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건설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건설공사비 안정, 부동산 PF 등 금융시장의 불안 해소가 급선무”라고 말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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