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숲으로 거듭난다
남산, 지속가능한 미래 도시숲으로 거듭난다
  • 황순호
  • 승인 2023.06.1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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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19일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 발표
생태환경・여가공간・친환경 이동수단 등 3대 핵심사업 수록
곤돌라 운영수익, 남산 생태회복과 여가공간 조성에 활용키로
서울시가 19일 발표한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의 조감도. 사진=서울시

서울시가 남산의 생태환경 보전 및 쾌적한 시민 여가공간 조성을 위해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자연생태의 상징이자 서울시민들의 안식처인 남산의 생태환경을 지키면서도 시민을 위한 여가 공간을 조성하는 새로운 접근 방안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남산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 편의성을 높이고 남산이 지닌 생태적 가치를 회복하는 친환경적인 접근으로 지속 가능한 남산의 미래를 만드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남산은 그 동안 산업화를 거치며 경기부양 및 압축성장을 위한 무분별한 개발로 우후죽순 들어선 건축물로 인해 그 경관이 훼손돼 왔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 30년간 '남산 제모습 찾기' 및 '남산 르네상스' 등의 사업을 통해 남사의 생태환경 및 자연경관을 회복하는 데 주력한 바 있다.
남산 제모습 찾기는 지난 1991년부터 1998년까지 도시의 급격한 성장 과정에서 무질서하게 개발되고 자연경관이 잠식된 남산을 제모습으로 가꾸어 시민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을 골자로, 녹지를 훼손·잠식하고 있던 외인아파트 등 시설물 89동을 철거해 자연경관 및 녹지를 복원하고, 철거 부지에 남산 야외식물원을 조성해 생물서식환경을 확충하는 한편 남산골 공원 및 한옥마을 등 시민 편익을 위한 역사·문화 휴식공간을 마련했다.
이어 2009년 '남산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통해 장충, 예장, 회현, 한남 등 남산 산자락 정비를 통해 생태환경을 회복하고, 전통 역사문화유산 복원 및 접근성을 개선해 시민 일상 속 공간으로 조성하는 데 주력했다.
이러한 사업들을 바탕으로 현재 남산에는 관찰식물종 185종, 보호가치가 있는 야생동물 24종, 관찰곤충류 170종 등 다양한 동식물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N서울타워, 전망대, 야외식물원 등 시민들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공간 및 시설 등을 확충함으로써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연 약 800만명의 방문객을 기록한 바 있다. 또한 이를 지속적으로 보전하고자 지난 2006년과 2007년 북사면의 신갈나무림 369,529㎡와 남사면의 소나무림 344,572㎡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남산 생태경관보전지역 식생이 변화하면서 미국선녀벌레 등 외래 해충과 같은 유해 생물이 발생하는 한편, 지난 2021년 8월 시행된 관광버스 진입제한으로 인해 적절한 대체 이동수단이 사라짐으로써 이동약자 및 관광객 등 시민들의 불편이 꾸준히 제기되는 실정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이번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구상하는 과정에서 '보존'과 '이용'이라는 양대 가치의 대립 및 갈등 구조를 해소하고, 협력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남산의 미래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데 주력했다.
먼저 지난 12일 한봉호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남산을 위한 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를 발족, 남산의 생태·자연경관 회복을 위한 첫 단추로 시와 시민환경단체, 관련학계 등 환경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공공성 기반의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들은 남산의 미래를 위한 정책 및 사업 발굴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봉호 위원장은 ▷남산 주요 식생군락의 11년간(1994~2005년) 식생구조 변화 분석(2005년) ▷남산도시자연공원 자연 생태계 현황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2005년) ▷남산 생태·경관보전지역 관리계획 수립 연구(2007년) ▷남산 생태·경관보전지역 정밀변화 관찰 연구(2017년, 2023년) 등 여러 연구에 참여하고 다수의 논문을 집필한 바 있는 남산 생태환경 전문가이다.
한 위원장은 위원회의 발족식에서 "현재 남산에는 남산 제모습 찾기 또는 남산 르네상스처럼 남산 전체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이 필요한 실정"이라며 "앞으로 환경단체 및 관련 전문가와 서울시가 함께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발굴하여 남산의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시민의 여가공간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속 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는 ▷생태환경 회복 ▷여가공간 조성 ▷남산의 공공성 강화 등 3대 핵심사업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그 세부내용은 아래와 같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이 서울시청에서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이 서울시청에서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 생태환경 회복 - 서울의 생명력이자 생태도심의 시작점

남산 북사면 신갈나무림과 남사면 소나무림에 지정된 생태환경보전지역을 확대하고,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종합관리 사업을 실시하여 자연성을 회복하고 생물 다양성 증진에 주력하기로 했다.
또한 친환경 방제를 통해 식생 병충해 및 외래식물에 대한 예방 및 관리활동을 실시하며, 남산의 물순환 환경을 개선해 다양한 동·식물의 서식처를 확보한다. 이어 현재 남산 전체 면적의 약 13%인 40만4천㎡가 불투수 토양포장비율이 70% 이상으로 실제 빗물 투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바, 남산 내 아스팔트 도로 등 불필요한 불투수 토양포장을 식생환경으로 복원하거나 투수성 친환경 포장으로 개선한다.
그 밖에도 이용 빈도가 낮은 불필요한 숲속 샛길을 폐쇄하거나 일부 무분별한 이용에 대한 관리방안을 마련하여 식생훼손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남산야외식물원 내 산책로.
남산야외식물원 내 산책로.

■ 여가공간 조성 - 자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도심 속 여가공간

서울시는 도시에서의 녹지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가치로서 생명력 있는 생태환경을 만드는 것이 곧 시민들이 느끼기에 가장 매력적인 여가 공간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남산 둘레길(7,294m), 한양도성길(3,892m), 성곽길(2,285m) 등 자연경관 탐방로를 정비해 그 생태계를 체험하고 관찰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용산공원, 이태원 등 우수한 도심조망을 즐길 수 있으나 급경사로 보행에 어려움이 있는 남산 남사면 구간(남산도서관~남산야외식물원)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한다.
또한 남산 야외식물원의 팔도소나무 단지 등 숲자원과 연계, 전국 지역별 대표 정원을 한 곳에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야외숲 박물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남산골한옥마을.
남산골한옥마을.

■ 남산의 공공성 강화 - 누구나 가깝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

서울시는 협의회와 협의해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등 이동약자를 포함한 시민들과 국내외 관광객들이 편안하고 쾌적하게 남산을 방문할 수 있도록 공공성 강화 방안으로 친환경 이동수단인 곤돌라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명동역과 가깝고 39면의 대형버스 주차장, 환승센터 및 승객 대기장소를 확보하고 있는 '남산예장공원'을 곤돌라 하부승강장으로 활용, 이를 남산 정상으로 직결시켜 명동과 남산 주변 도심부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와 더불어 어린이·노약자·장애인 등 이동약자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명동역에서 남산예장공원 곤돌라 하부승강장까지의 경로를 무경사·무장애 동선으로 조성하겠다고 덧붙였다.
친환경 곤돌라는 시간당 1천명 이상을 수송할 수 있으며, 운행 시 분진 등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 이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중지됐던 해외관광이 재개되면서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관광 편의를 증진시키고 서울의 매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설명이다.

한편, 서울시는 '지속가능한 남산' 관련 조례를 신설해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공공재원을 마련할 제도적 기반을 정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곤돌라의 운영수익을 남산 생태환경관리에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기금을 운용하는 내용을 규정, 곤돌라 운영수익을 통해 지속적으로 남산의 생태환경을 관리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함이다.
또한 협의회와 함께 오는 2024년 상반기까지 남산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정책 및 사업, 실행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2025년 말까지 곤돌라를 도입, 그 운영수익을 통해 남산의 생태환경 회복사업과 여가공간 조성 등의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는 남산을 생명력 있고 수준 높은 생태환경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여가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남산을 매력적인 공간으로 조성, 서울시민뿐만 아니라 전세계인이 사랑하는 곳으로 거듭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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