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 따라 시민들과 사업 취지・방향 공유
서울시가 지난 20일 서울시청에서 '노들 글로벌 예술섬 디자인 공모 대시민 포럼'을 개최, 국내외 건축가들이 노들섬 및 한강일대를 직접 답사하며 구상한 노들섬의 미래 모습을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월 발표한 '도시·건축 디자인 혁신방안'에 따른 공공분야 시범사업의 첫 적용사례로, 노들섬을 스페인 세비아의 메트로폴 파라솔(건축가 위르겐 마이어), 미국 뉴욕의 베슬(건축가 토마스 헤더윅)과 같이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도시경쟁력을 높여주는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목적이다.
세계적인 도시들은 저마다의 랜드마크를 통해 사회·문화·관광·고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시경쟁력을 제고하고 있으며, 실제로 메트로폴 파라솔의 경우 지난 2011년 준공된 이후 전체 시설물 303개 중 83%인 251개소가 신규 설치, 최근 10년간 약 2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포럼에서는 ▷강예린+SoA ▷김찬중(더시스템랩) ▷나은중·유소래(네임리스 건축사사무소) ▷신승수(디자인그룹오즈) ▷비양케 잉겔스(Bjarke Ingels/BIG, 덴마크) ▷위르겐 마이어(Jurgen Mayer H./J.MAYER H. und Partner, Architekten mbB, 독일)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Thomas Heatherwick Studio, 영국) 등 총 7명의 건축가가 참석했다.
이들은 서울시가 핵심 콘텐츠, 규모, 공사비를 포함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 구상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기본구상안을 제시, 지명 공모 방식으로 추진한 '노들섬 디자인 공모'에 초청된 건축가들이다.
서울시의 기본구상안은 ▷아트 브릿지 ▷스카이 트레일(노을 전망대) ▷바운드리스 쇼어 ▷팝업 월 ▷수상 예술무대 ▷기타 자유제안 등 6개의 기본구상안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건축가들의 구체적인 구상안들은 아래와 같다.
■ 강예린+SoA : Nodeul Aqua Palette
Nodeul Aqua Palette는 물, 숲과 나무, 하늘 등 노들섬에 존재하는 자연요소를 병치, 혼합하여 새로운 오픈 스페이스를 구현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강과 단절돼 있는 노들섬의 지리적 특성에 주안점을 두고, 기존의 재료 혹은 색을 섞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조합하는 판인 '팔레트'의 개념을 활용해 한강의 물, 숲과 나무, 하늘 등 노들섬에 이미 존재하던 자연의 요소들을 병치, 혼합해서 새로운 공간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특히 맹꽁이 숲을 나무를 통해 더욱 풍성하게 하고, 팔레트를 통해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도록 했으며, 동측에서 서측으로 물이 흐르도록 설계된 '아쿠아 팔레트'를 통해 노들섬 내 녹지공간과 맹꽁이 숲에 물을 댈 계획이다.
또 노들섬을 ▷모래사장 ▷테라스 ▷식물원 ▷전망대 ▷수상활동 공간 등 5개 구역으로 나눠 다양한 체험 및 활동 공간을 제공토록 했다.
■ 김찬중 : Nodeul(r)ing
Nodeul(r)ing은 가로로 긴 링 형태의 건축물을 통해 한강과 단절된 노들섬을 연결하고, 새로운 개념의 이동수단과 랜드마크를 제안하고 있다.
새로운 개념의 이동수단과 보행로를 제공하는 등의 기하학적 연결을 통해 노들섬을 시민들의 일상 공간으로 회복시킴으로써 한강을 더 일상적이고,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캡슐 형태의 관람차가 노들링의 외부를 따라 이동하고, 노들링 내부는 삼각형 모양의 바지선을 연결, 조합을 통해 육각형 모양의 수영장, 디귿자 모양의 야외 예술무대 등 다양한 형태의 공간을 제안했으며, 1층 연결 노들링에는 로비, 카페, 승·하차장, 기타 부대시설 등을 배치했다.
■ 나은중·유소래 : 산들노들
산들노들은 '백로가 노닐던 징검돌'이라는 유래의 노들섬 위에서 문화·예술이 담긴 징검돌을 거닐도록 함으로써 자연과 예술을 경험하고 바람처럼 사람들을 이끌고자 하고 있다.
북측으로는 연결보행교를 배치했으며, 가운데 방문자센터를 중심으로 서측에는 노을전망대, 야외예술무대, 원형극장 등을 배치하고, 동측으로는 다목적 공연장, 한강 생태관 등을 배치했다.
■ 신승수 : Bridged Archipelago
Bridged Archipelago는 '다리로 연결된 군도'를 콘셉트로, 도시와 자연의 경계들을 잇는 섬들의 집합 형태로 노들섬을 설계함으로써 고립된 교통섬인 노들섬을 도시와 자연을 연결하는 섬으로 변환하고 싶은 건축가의 의지를 표현하고 있다.
동측과 서측에 각각 커다란 두 개의 산을 형상화하고, 산 안에는 다시 높이가 다른 여러 개의 섬을 두고 있으며, 각 섬마다 다양한 높이의 크고 작은 출입구를 배치함으로써 어디서든 노들섬 내외부 연결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이 재미와 새로운 영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서측에는 공연연습장, 공연장, 야외 예술무대, 갤러리 등을, 동측에는 실내정원과 아트 파빌리온 공간을 각각 배치하고 있다.
■ 비양케 잉겔스 : The Ripple
The Ripple은 동·서 건축물 상부를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는 캐노피로 덮어 하나의 섬으로 보이도록 제안하고 있다.
노들섬을 통해 섬의 경계를 넘어 서울 도시의 미래 지향점을 나타내고자 자급자족이 가능한 태양광 에너지 도입과 방문객의 접근이 쉬우면서도 자연과 공존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동측에 습지대, 텃밭, 산책로, 서측에 호숫가, 정원, 플라자 등을 각각 배치하고 있으며, 중앙이 가장 높은 오픈 스페이스를 형성하고 양쪽으로 완만하게 덮개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단면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 위르겐 마이어 : Nodeul Art Island
Nodeul Art Island는 노들섬 전망대와 강북에서 연결하는 연결로를 하나의 컨셉으로 조성, 워터타워, 스케이트 파크, 수상무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출 것을 제안하고 있다.
노들섬을 불, 공기, 흙, 물 등 자연 요소가 겹겹이 어우러진 다양한 분위기로 연출, 서측, 좌측에서부터 불의 요소로 상징되는 열정적인 축제 분위기를 만들고, 그 다음 공기의 요소로 구름의 이미지를 형상화했으며, 동측의 흙은 기존의 맹꽁이숲을 보존하면서 인간과의 공존을 목표로 하고, 마지막으로 동측 끝은 물의 요소로서 다양한 수변공간을 연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와 더불어 서측에는 야외 휴식공간과 문화행사 공간 등이 있고, 동측에는 수상레저 공간을 배치, 특히 워터타워는 우리나라 전통탑의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있다.
■ 토마스 헤더윅 : Soundscape
Soundscape의 음악적 파노라마는 노들섬 위를 떠다니는 풍경의 한 조각으로 상상되며, 물결 모양의 음파와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따라 산의 윤곽에 반응하는 도시 한복판의 쉼터를 제안하고 있다.
노들섬을 방문하는 사람이 독특한 노들섬의 외향에 영감을 받고, 내부에서는 음악과, 휴식, 사색의 공간을 통해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 콘셉트다.
다양한 곡선으로 한국의 산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외부에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디자인을 조성했으며, 다양한 액티비티 공간과 쉼터 등 외부공간과 공연장, 연습장 등을 위한 건물을 배치하고 있다.
또한 상부의 구불구불한 산책로는 높이와 폭의 변화를 통해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고, 노들섬 하부에서도 다양한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기존의 동서로 분리되어 있던 노들섬을 차도 위에 보행로를 통해 연결하고, 외부에는 수상 예술무대와 휴식, 보행, 공연, 문화공간 등을 배치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포럼 이후 디자인 구상안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 자문과 시민의견 수렴을 통해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투자심사, 공유재산관리계획 등 각종 행정절차를 거친 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오는 5월 서울시청과 노들섬 등지에서 이번에 공개한 구상안들의 전시회를 개최, 시민들이 현장에 방문해 각 디자인 작품들의 모형과 작품설명 영상을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번 노들섬 디자인 기본구상안을 바탕으로 노들섬을 문화와 예술이 함께 어우러진 아주 특이하고도 시민들께 많은 행복감과 즐거움을 드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