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건설시장에도 봄은 오는가
얼어붙은 건설시장에도 봄은 오는가
  • 황순호
  • 승인 2023.04.04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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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정연, 2023년 1분기 건설·주택시장 평가 및 전망 발표
경기둔화, 부동산PF 문제 등 건설경기 하방위험 지속 우려
건정연이 4일 발표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2023년 1분기)'의 표지. 사진=대한건설정책연구원
건정연이 4일 발표한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2023년 1분기)'의 표지. 사진=대한건설정책연구원

대한건설정책연구원(원작 직무대행 안혁근, 이하 건정연)이 4일 '지표로 보는 건설시장과 이슈'를 발간, 전문건설업을 포함한 건설과 주택시장의 2023년 1분기 평가와 2분기 전망을 발표했다.
2023년 1분기 현재 대한민국의 물가 상승세는 소폭 둔화됐으나, 긴축의 장기화에 따른 기업심리 위축, 수출 부진 등 경기둔화 흐름이 지속되면서 좀처럼 분위기 반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건정연은 건설수주, 건설취업자를 제외한 ▷건설기성 ▷건축허가 ▷건설공사비 ▷미분양주택 ▷금리(회사채수익률) ▷건설BSI 등의 지표를 활용해 건설경기 상황을 진단, 그 결과 전반적인 건설경기 자체가 2022년 하반기 이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특히 9월을 기점으로 부진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경기선행 및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경우 지난해 9월 경기선행 순환변동치가 101.3을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꾸준히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으며, 소비자 및 생산자물가 또한 상승폭은 줄었어도 근원물가가 4.8%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건설시장

지난해 건설수주 기록은 229조원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으나, 건설공사비 상승을 제한 실질 증가율은 그보다 제한적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건설투자의 경우 지난해 255.6조원으로 전년 대비 3.5% 감소하는 등 2018년부터 시작된 감소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2023년 1분기에도 건설수주와 건설기성은 증가했으나 건축허가면적과 아파트 분양물량이 감소함에 따라 혼조세를 보였으며, 경기 부진에 따른 정부의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의 영향으로 양호한 물량지표와 달리 착공감소가 이어졌다.
특히 공사비용 상승과 함께 금리인상,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의 요인으로 인해 건축 착공물량이 전년 대비 18%나 감소하는 등 약세가 두드러졌으며, 올해에도 경기둔화, 자금시장 불안정 등이 건설투자에 대한 제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중에서도 전체 건설물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민간 건축수주의 감소로 인해 실제로 건축허가면적이 7.6% 줄어들어 향후 건설경기 부진이 우려되고 있으며, 특히 비주거용 건물에서 이러한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건정연은 현재 건설경기 내 상방요인에 비해 하방요인이 더 큰 것으로 판단, 특별한 반전이 없는 한 2분기에도 건설시장의 부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가장 심각한 것은 부동산PF 연체율로, 지난해 9월 기준 연체 금액이 1조 1,500억원에 육박함과 더불어 최근 미분양으로 인해 건설업체들이 수백억원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시공권을 포기하는 등 지방을 중심으로 위험이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전문건설시장

전문건설업의 계약액은 2023년 1월 8.6조원, 2월 9.4조원으로 전년 동월 수준을 상회했으나, 이는 경기둔화에 따른 정부의 상반기 조기집행 증가와 더불어 종합건설업의 하도급 물량(외주비)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전문건설업의 계약금액은 경상금액으로, 그 안에 건설공사비 증액분이 포함돼 있어 통상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인 수순이다.
현재 건설경기가 시장금리 상승, 공사비용 증가, 수익성 악화 등의 리스크에 노출돼 있으며, 주택시장을 위시한 건설경기가 위축된 시기가 아직 짧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문건설업 수주추세 등이 장기간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건정연의 분석이다.
실제로 전문건설업 경기체감도(BSI)는 2023년 1월 기준 28.6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2023년 1분기의 업황지수 또한 최근 2년 대비 크게 악화한 등 단기간 반전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건설자재·장비·기능인력 등의 생산요소의 수급곤란 및 공급단가의 상승과 더불어 종합·전문건설업 간의 업역갈등이 여전히 이어짐에 따라 전문건설업체의 수익성 또한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 주택시장

2023년 1분기 주택시장은 위축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수급 여건이 일부 개선되면서 가격 하락폭이 다소 둔화, 전세에 비해 매매수급지수의 반등폭이 좀 더 큰 편이다.
2023년 2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은 각각 전월대비 1.90%, 3.56% 감소했으며, 이는 지난해 12월 대비 각각 1.76%p, 1.41%p 둔화된 하락폭이다.
다만 금리 등 주택시장의 침체여건이 이어짐에 따라 거래가 급매물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탓에 매매수급 및 전세수급 모두 수급지수가 2023년 2월 기준 각각 69.6, 65.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에는 최근 주택시장에 위험요인 및 회복요인이 공존하고 있는 만큼, 가격 하락세 자체는 이어지겠으나 수급심리 개선을 통해 시장이 저점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정연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인해 건설기업의 부도가 급증한 것에 주목, 자금시장 안정화, 보증시스템 활성화 등을 통해 위험 전이를 최소화하도록 시장의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한 주택시장 또한 수축국면에 자리잡으면서 가격 역시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나, 그 하락폭이 둔화되는 등 '저점'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건설공사비 증액 문제로 시공사-정비조합간 분쟁에 따라 입주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한 점에 대해서는 표준계약서 등에 공사비 증액 등에 관련된 합의내용을 명시하는 한편, 강제성이 있는 중재기구를 도입해 시장 내 갈등과 혼란 및 유사사례의 재발을 막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분석을 총괄한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현재 건설시장의 위험은 지표상으로 보면 지난 2010~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며 "자금시장 안정화, 보증시스템 등을 통해 위험 전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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