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한국조경 50년, 차원이 다른 새로운 조경을 꿈꾸며
[논단] 한국조경 50년, 차원이 다른 새로운 조경을 꿈꾸며
  • 심왕섭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 승인 2022.12.05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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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사회에서 조경의 새로운 역할 모색할 때
법‧제도뿐만 아니라 조경인들의 혁신과 화합이 필요
심왕섭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심왕섭 환경조경발전재단 이사장.

올해 초 어느 자리 축사에서 조경은 못 한 일이 아직 많고 오해도 많다고 말한 적이 있다. 또한 새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날로 늘어나는데 여기에 더해 자의든 타의든 여러 위기를 고민할 때라고도 말했다. 
다시 한 번 우리가 눈감아 온 타성에 젖은 부분은 없는지, 기후 재난에 조경은 어떤 전문성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사회복지와 자연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생각할수록 조경의 근본적인 임무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조경은 올해 50주년을 맞이했다. 반만년 유구한 정원과 조경의 역사를 생각한다면 50년은 그리 놀라울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모두가 잘 알다시피, 대한민국 현대사 50년은 상전벽해라는 말로는 다 설명하지 못하는 길고 거대한 세월이었다. 
50년이라는 숫자가 단순히 숫자만이 아닌 것은 그 격동의 시기를 한국조경이 함께 했으며, 그 사이 국토환경과 공간복지에 필수적인 전문분야로 우리 사회에 확고히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그 사이 우리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짧은 기간 동안 새로운 길이 빠르게 펼쳐지는 것을 보고 있다. 낡고 오래된 패권주의가 여전히 우리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것도 전쟁을 통해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시대가 아닌가 생각된다.
무엇보다 기후위기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한국조경 역시 새로운 차원에 접어들게 됐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선배들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음을 떠올리며, 앞으로 한국조경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지구적으로 한국조경은 기후변화 대응과 SDGs(지속가능 발전) 지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제 변방의 국가차원 조경이 아니라 글로컬에 입각한 지구적 조경실천이 필수가 됐다. 
조경이 인류의 미래에 어떻게 기여해야 하는지 심도 있는 문제제기와 실행이 시급하며, 정책과 제도의 마련도 중요하지만 각 조경인들의 사명감도 중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둘째, 국가적인 녹색인프라 체계의 구축과 실행이 시급하다. 공원녹지로 대표되는 생활공간의 녹색인프라는 이미 시민의 안전과 건강에 필수불가결함이 잘 알려져 있다. 
이제 사회인프라 수준으로 조경공간과 녹색인프라를 격상하여 바라보아야 하며, 이를 뒷받침할 정책과 지원이 필요하다. 
조경분야의 여러 노하우는 이미 충분히 준비되어 있어 녹색인프라를 구성하는 여러 세부 분야와 요소들을 어떻게 체계화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셋째, 생활공간 차원에서는 경관과 조경이 일상적으로 중요시되는 시대를 지원해야 한다. 
시민참여와 가꾸기 문화는 이미 많은 도시에서 보편화되고 있으며, 이에 주민이 참여하는 것은 이미 낯선 일이 아니다. 
시민들 역시 여기저기서 전문가 못지않은 안목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만큼 일상 경관과 조경이 문화적으로 보편화되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넷째, 조경분야 차원에서는 새로운 비전을 고민하고 새로운 역할을 감당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특히 여러 분야의 융복합이 일어나는 시대적 흐름 속에서 전통적 조경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며, ‘조경이 아닌 조경’과 함께 도전해야 할 일이 많아질 것이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우리의 지난 50년의 세월이야말로 그러한 도전의 연속이었다. 
한국조경에는 끊임없는 도전 정신이 본성 속에 내재돼 있으며, 앞으로도 호랑이의 기세로 끊임없이 도전하는 자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다.
지난 50년을 되돌아보며 한국조경의 새로운 미래를 생각해 본다. 올해 광주에서 성공적으로 치러진 IFLA 세계대회처럼, 조경의 많은 선후배들이 지역과 세대를 넘어 서로 교류하고 소통하는 미래가 되길 기대한다. 
끝으로 연초의 연설을 재인용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조경은 아직 할 일이 많다. 앞으로의 조경은 지난 50년간 해 온 것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다양하고 섬세하고 전문적인 유형의 조경이 필요하며, 이것을 이끌어갈 신세대 조경인의 육성도 중요하다. 분산된 제도/기준 문제의 해결과 더불어 조경계 내부적인 혁신과 화합이 필요하다.”

 

정리=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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