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똑 소리’ 나는 혁명의 바람이 분다
건설산업, ‘똑 소리’ 나는 혁명의 바람이 분다
  • 황순호 기자
  • 승인 2022.07.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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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건설산업 강타하는 ‘스마트건설’ 열풍
국토부 “2030년까지 건설 전 과정 디지털화・자동화 목표”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기업도 관련기술 발굴 및 도입 ‘활발’

최근 산업구조 전반에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이 불고 있다.

증기기관 등 동력 수단의 혁신을 통해 산업 구조의 ‘기계화’를 이룩했던 1차 산업혁명, 석유・전기 등 획기적인 에너지원과 함께 ‘과학화’를 이룩하며 대량 생산의 시대를 열었던 2차 산업혁명, 컴퓨터・인공위성・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를 새로운 무기로 활용하기 시작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단순히 기기와 시스템을 연결하고 스마트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물리・디지털・생물 영역이 상호 교류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존 챔버스 前 시스코 회장은 “현존하는 기업 중 40%가 10년 이내에 망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디지털화에 성공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으며, 7월 22일 현재 세계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 중 2위인 사우디의 국영석유기업 아람코를 제외한 9개가 모두 ‘스마트화’에 기반을 둔 서비스 기업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추세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 건설시장의 디지털화 지수는 단 6%에 불과, 농업(10%)이나 제조업(28%)보다도 낮은 수준에 그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낮은 디지털화로 인한 생산성과 효율성 저하가 공사품질 하락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각종 중대재해 및 공사 진행 과정에서의 여러 분쟁 등의 리스크를 낳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지는 창간 34주년을 맞아 스마트건설로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는 각계의 사례들을 살펴보고 앞으로 우리 건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 무엇인가를 짚어 보고자 한다.

이원재 국토부 1차관이 지난달 21일 화도이천건설사업단을 방문해 현장에서 적용 중인 스마트 건설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이원재 국토부 1차관이 지난달 21일 화도이천건설사업단을 방문해 현장에서 적용 중인 스마트 건설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 국토부, 스마트건설 활성화 방안(S-Construction 2030) 발표

지난 22일 국토교통부가 건설산업의 디지털화 및 자동화를 위한 ‘스마트 건설 활성화 방안(S-Construction 2030)’을 발표했다.

건설산업을 기존의 종이도면·인력 중심에서 첨단 기술 중심으로 전환, 공사의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현장 안전 강화에도 주력하겠다는 것이 이번 방안의 주목표다.

이를 실현하고자 ▷건설산업 디지털화 ▷생산시스템 선진화 ▷스마트 건설산업 육성 등 3대 중점과제를 수립, 10개 기본과제와 46개의 세부과제를 마련했으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BIM 도입 통한 건설산업 디지털화

건축정보모델(BIM)이 건설현장에 보다 효율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데이터 작성 기준 등의 ‘표준’을 규정한 BIM 시행지침을 제정하는 한편, 설계도서・시공상세도를 BIM으로 작성해 납품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개정한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부터 1,000억원 이상의 도로 분야 공공공사에 BIM를 우선 도입하고, 이를 철도·건축(2023년), 하천·항만(2024년) 등으로 순차 도입할 계획이다.

또 그 기준액을 2026년 500억원, 2028년 300억원으로 하향해 적용 범위를 확대하는 한편, 사업 성과 등을 고려해 일정을 조정하는 등 BIM의 조기 안착을 위해 적극 나서기로 했다.

◇생산시스템 선진화

현장에서 수요가 많은 건설기계 자동화 장비부터 품질 및 안전에 대한 시공기준을 제정하고, 원격조종·완전 자동화 등 무인운전에 대한 특례를 인정하는 법적 근거 마련에 나선다.

각 기업이 개발한 스마트 기술 및 장비를 자유롭게 실·검증, 성능을 확인·보완할 수 있도록 경기도 연천군에 SOC 성능시험장을 구축하며, 공사비의 10% 한도에서 총사업비를 자율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항목에 스마트 기술 및 장비를 추가한다.

또 SOC 관련 공공기관들의 스마트 건설 추진실적을 매년 집계해 발표, 우수기관 및 직원에게 정부 표창을 수여하는 등의 혜택도 추가할 방침이다.

뿐만 아니라 IoT 및 AI 등을 접목해 현장 내 위험요소를 사전에 경고하는 안전장비를 약 50곳의 민간공사 현장에 무상으로 대여하는 한편, 안전점검에 드론·로봇 등의 장비를 활용 시 인력 중심의 기존 방식을 일부 갈음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을 정비하고 이를 분석해 첨단장비 활용을 위한 대가기준 및 업체의 기술능력 평가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스마트 건설산업 육성

스타트업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살리고자 기술개발 지원 인프라를 확대하고, 분야별 전문가들을 상주시키는 등 인큐베이팅 체계 구축에도 주력한다.

성장잠재력이 큰 기업들을 대상으로 향후 5년간 ‘스마트 건설 강소기업 100+’를 선정해 보증수수료/대출이자 할인 및 투자·판로 개척 등을 지원하는 한편, 턴키 등 기술형 입찰 심의시 스마트 기술에 관한 최소배점(7점)을 도입하고 그 밖의 사업에서도 엔지니어링 종심제 평가항목에 스마트 기술을 신설, 설계에서부터 스마트 기술들을 적극 활용토록 유도한다.

또 산·학·연·관이 모두 참여해 스마트 건설에 대한 정책 및 기술이슈 등을 논의하는 기구를 운영하고, 국토부 내 ‘스마트 건설 규제혁신센터’를 설치해 각 기업의 애로사항을 수렴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하기로 했다.

◼ ‘각자도생’ 위한 기업들의 노력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내 대형 건설업체들도 ‘스마트화’를 부르짖으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9일 자사의 건축 및 주택사업본부 전 현장에 클라우드 기반 BIM 협업 시스템 ‘Autodesk BIM 360’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건설공사 전 단계의 정보를 가상 서버의 데이터 저장소에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클라우드 저장소에 설계부터 시공까지 BIM 모델과 도서, 보고서 등 프로젝트에 관련된 데이터를 저장, 프로젝트 관계자라면 누구나 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데이터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음은 물론 각 주체 간의 원활한 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현대건설이 BSI로부터 수여받은 ISO 19650 인증서.
현대건설이 BSI로부터 수여받은 ISO 19650 인증서.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지난 15일 영국왕립표준협회(BSI)로부터 BIM 분야 국제표준 ‘ISO 19650:2018’을 취득, 원도급자로서 인증을 취득, 입찰부터 설계, 시공에 이르기까지 건설 프로젝트 전 과정에서 글로벌 수준의 BIM 정보관리 역량, 표준화된 기술과 품질, 전문기술조직 등에 대한 역량을 인정받기도 했다.

코오롱글로벌은 현장 내 안전 관리를 위해 ESH 플랫폼의 구축 및 고도화를 진행, 스마트 건설기술의 체계적 발굴·도입을 위한 전사 조직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드론과 BIM을 융합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스타트업 기업들과 공동 구축, 스마트 건설기술을 내재화한다는 것이 코오롱글로벌의 핵심 목표다.

또 오는 31일까지 스마트 건설 기술 공모전을 개최해 ▷통합 모니터링 및 위치 추적 등 스마트 안전·관제 기술 ▷MC(Machine Control), MG(Machine Guidance),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플랫폼 등을 활용한 시공·공정·품질·원가 개선 기술 ▷사물 인터넷(IoT)을 활용한 주거 서비스 확대 기술 등 건설 현장에 즉시 적용할 수 있는 기술들을 공모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와 우수 기술사와의 상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1983년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기술연구원을 설립하는 등 건설산업 내 스마트 기술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고 지난 2016년 대우 스마트건설(DSC)를 발표, 국내 최초로 IoT 센서를 기반으로 한 현장 통합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 바 있다.

DSC는 건설현장 내 구조물들에 지능형 CCTV・가스센서・진동센서・화재감지 센서 등 각종 장치들을 설치, 부착형・밴드형 스마트태그를 통해 주요 장비와 노동자의 위치 및 현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한편 주변 상황과 지속적으로 연계해 유기적인 소통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DSC의 서비스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클라우드의 디지털 트윈 형태로 실제 시공현장을 재현, 각종 시뮬레이션을 실시함으로써 현장 내 실제 공사과정에서의 위험요소를 선제 파악하고 이를 배제해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개발한 자율주행 콘크리트 슬라브 피니싱 로봇.
대우건설이 개발한 자율주행 콘크리트 슬라브 피니싱 로봇.

한국건설신문 황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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