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근무에 촉박한 공기… 특수 자재・공법으로 극복
주 52시간 근무에 촉박한 공기… 특수 자재・공법으로 극복
  • 김덕수 기자
  • 승인 2019.03.20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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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표 - 자기충전・조강 콘크리트 등 출시해 이목
현대제철 - 고강도 복합성능 H형강 ‘화재・지진’ 탁월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 = 지난해 7월부터 300인 이상 건설현장에 적용된 주 52시간 근로제가 건설사의 공기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현장 작업자들의 근로시간이 종전(최대 68시간)의 4분의 3 수준인 52시간으로 줄어들면서 공사 기간이 늘어났다. 여기에 레미콘 믹서트럭(M/T) 운전자들의 8・5제(오전 8시~오후 5시 운송)가 도입돼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공사기간이 늘어나면 입주일을 맞추지 못하는 ‘입주지연’으로 이어져 지체보상금은 물론, 자칫 ‘부실시공’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지체상금 배상이냐, 하자민원 처리냐’ 딜레마에 빠진 셈이다. 

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현장 작업자들의 근로시간 연장이 어려워지면서 마감 공정에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품질까지 꼼꼼히 챙기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제도 시행 전부터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만 봐도 발주금액과 준공시기는 고정돼 있는데, 인건비는 증가하고 공기가 지연돼 엄청난 손실로 이어질까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업계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공기 지연을 상쇄하기 위한 자재・공법 등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콘크리트 업계는 타설 작업량을 줄이거나 빨리 굳는 특수 제품을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삼표그룹은 지난해 공기 단축 효과가 있는 자기충전・조강 콘크리트 등을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유동성이 강화된 자기충전 콘크리트는 콘크리트를 붓고 다지는 작업량을 대폭 줄일 수 있어 인건비・작업시간 단축 효과가 크다.

통상 콘크리트 다짐 작업에 최소 3명의 인력이 필요한데 1명으로도 가능해진다. 조강콘크리트는 대기온도 10℃에서 사용됐을 때 12시간 후 거푸집 제거가 가능해 골조 공사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 아파트 1개 층 골조공사 소요기간을 1~2일가량 줄일 수 있다는 게 삼표 측의 설명이다. 

아주산업도 상온 양생만으로 4시간 만에 탈형(제거) 가능한 초고성능 콘크리트 조성물을 출시하며 트렌드에 가세했다.

내진・내화 보강 공정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철근도 개발됐다. 

현대제철이 선보인 고강도 복합성능 H형강이다. 화재와 지진 모두 견딜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제품이다. 

현대제철은 이 제품을 건축물에 적용하면 안전성 제고, 내화피복제 사용량 절감, 공정 감소를 통한 공기 단축 등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내다본다.

15층 이하 층수 건축물에는 PC (Precast Concrete) 공법이 공기 단축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건축물의 주요 구조 부재인 기둥・보・슬래브・벽・계단을 설계에 따라 사전에 공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으로 운반해 일체화하는 방식이다. 기존 PC공법의 단점으로 꼽혔던 누수, 결로 등을 잡은 신기술인 ‘더블월’(Double Wall) 공법도 개발돼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조립식 모듈러 주택도 대안으로 꼽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지난해 주택을 서랍처럼 밀어 넣어 짓는 ‘인필(infill) 공법 모듈러 공동주택’을 개발에 성공했다. 외벽체는 물론 전기배선・배관・창호・욕실・침실・거실・주방기구 등을 공장에서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형태다.  

외벽체 등은 콘크리트 구조물 대신 철제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내구성이 일반 주택보다 높다는 설명이다.

전용수 삼표그룹 기술 상무는 “근무시간 단축으로 공기 단축, 인건비 절감 효과가 뛰어난 당사의 특수콘크리트 수요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1년 동안 작업이 가장 활발한 3~4월에 공사 진도를 앞당겨 놓기 위해 특수 제품을 찾는 시공업체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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