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스스로 진단하는 기술 개발
건축물 스스로 진단하는 기술 개발
  • 선태규 기자
  • 승인 2019.03.20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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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최첨단 광섬유센서 원천기술 개발… 기술이전 통한 사업화 진행

한국건설신문 선태규 기자 = 인체의 신경망에 상응하는 광섬유센서 네트워크를 탑재한 건축 구조물이 스스로 아픔(진동·변형 등 미세한 변화)을 감지하고 안전을 진단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돼 기술이전에 따른 사업화가 기대되고 있다.

김창석 부산대학교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
김창석 부산대학교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교수.

부산대학교(총장 전호환)는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김창석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 건축물에 활용 가능한 실시간 준분포형 광섬유센서의 원천기술을 확보했다고 최근 밝혔다. 김 교수팀의 연구 성과는 세계적인 자연과학 전문지인 네이처(Nature)의 학술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김 교수팀의 이같은 연구는 사람의 몸에 신경망이 구석구석 분포돼 매순간 아픔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건강한 몸을 유지하듯이, 지진이나 산사태·태풍과 같은 자연 재해뿐만 아니라 도심 지하 터널 발파, 공사장 터 파기 진동, 충돌 사고, 노후화 붕괴 등에 대응해 고층건물·철도·교량·터널·발전소·선박·플랜트 등 건축 구조물도 미세한 진동이나 변형·구조상태를 실시간 조기 진단 가능한 센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그러나 기존의 전기센서나 광섬유센서는 측정 개수와 속도 성능의 한계로 스스로 안전을 진단하는 스마트 건축 구조물에 아직까지는 보편적으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대 연구팀은 안과진료 및 뇌인지 이미징 등 의료용 광영상 컬러변조 레이저를 위해 개발했던 ‘무한반사 공명 기술’을 산업용 광섬유센서에 새롭게 융합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반사 컬러가 서로 겹치지 않아야 하므로 10여개 이상 배열은 불가능하다는 기존 FBG 구조의 통념을 깨고, 새로운 기술에서는 동일한 반사 컬러의 FBG를 수백 개 이상 연결하더라도 각각의 미세 진동을 분리해 변조 센싱할 수 있으며 동시에 kHz 이상의 초고속 실시간 계측도 가능하다는 획기적인 실험의 시연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연구팀은 극한 상황의 광섬유센서 성능 증명을 위해 일반 건축물 보다 훨씬 빠르고 미세하게 떨리는 악기 기타 줄까지 시연에 사용했다. 기타의 3, 4, 5, 6번 줄에 접착시킨 광섬유센서로부터 측정된 각각의 초고속 미세진동이 빠짐없이 센싱 데이터로 수집·분석되고, 이 kHz급 진동 신호로부터 원래 기타소리를 완벽하게 복원하는 과정을 통해 실험적 증명을 이뤄낸 것이다.

연구책임을 맡은 김창석 교수는 “건축 구조물을 지을 때 곳곳에 수 ㎞ 광섬유센서를 설치하면 어디서 어떤 진동이나 변형이 일어나는지 실시간으로 즉각 알 수 있는 스마트한 방식”이라며 “이번 연구에서는 ‘무한반사 공명 기술’을 이용해 반사 컬러에 관계없이 광경로(빛이 갔다가 돌아오는 총길이 차이)로서 수백 개 지점별 미세 진동을 1천Hz급 초고속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산대학교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의 광학·기계·전자·바이오 등 다학제 간 독창적 융합 교육을 바탕으로 한 이번 신개념 광섬유센서 기술은 매일 접하는 다양한 건축물의 안전사고에 관한 국민들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기본 아이디어는 부산대 산학협력단 지원으로 국내외에 사전 특허출원 및 원천기술로 등록을 마쳤고, 국내 최대 광섬유 전문 기업인 대한광통신㈜으로의 기술이전에 따른 사업화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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