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탄핵 정국과 주택시장
<논단>탄핵 정국과 주택시장
  • 승인 2004.03.2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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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주안 연구위원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시장은 거시경제 흐름의 일부분으로, 상호 연관을 가지며 서로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금리가 변할 경우, 수익률 차이로 인해 자금 이동이 일어나고 일정 기간이 흐른 후 주택 혹은 부동산 가격 변동으로까지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다시 거시경제 변수에 영향을 주게 된다. 탄핵은 직접적으로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국 불안이 증폭되거나 혹은 장기화될 경우, 거시경제에 대한 불안정성을 증대시킬 것이며, 이는 다시 부동산시장, 주택시장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탄핵 정국이 시작된 지난 3월 12일 이후, 아파트 거래가 단절된 가운데 매기는 얼어붙었다. 중개업소에 대한 매물 문의가 거의 없을 정도로 매기는 얼어 있다.

강남지역의 경우도 탄핵 쇼크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시장의 침체국면이 지속될 경우, 가격 하락도 가능할 수 있으며 분양권 시장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급매물 등장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더욱이 자재가격 앙등 및 자재수급 불균형, 강도 높은 안정대책으로 인해 신규 분양시장은 침체 정도가 악화되고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이 심리적 영향을 크게 받는 점을 감안한다면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냉각기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행정수도 이전의 기대감이 큰 충청권의 경우, 탄핵안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동산뱅크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8%가 탄핵정국이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답하는 등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 분석되었다.

한편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응답도 28%(960명)에 달했으며,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응답은 24%(810명)로 나타났다. 그러나 충청권 주택 시장에는 탄핵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네티즌의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전체적인 예상 결과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분석되었다.

부동산114에 따른 조사에 따르면, 32%의 응답자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고, 21%가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주가하락, 부동산투자증가를 보일 것이라는 응답은 19%, 행정수도이전 대상지 침체는 18%를 각각 기록했다. 스피드뱅크가 진행한 설문결과, 탄핵이 부동산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44%를 차지했다.

결국 부동산 시장, 주택시장에 대한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것이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충청권에 대해서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탄핵정국이 장기화될 경우,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뭉칫돈이 또 다시 아파트와 주상복합 분양시장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지역적으로는 탄핵 정국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적절한 투자처를 발견하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이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으로 몰리고 있어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안정대책과 대통령 탄핵정국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려놓지 못하고 있다.

최근 분양한 신규분양 아파트와 주상복합 아파트의 청약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청약을 앞 둔 모델하우스에도 수만명이 몰리는 등 신규 분양시장에 또 다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특히 토지시장의 경우, 개발예정지와 그 인근 지역이 투기지역으로 대거 묶여 위축되자, 아파트와 주상복합 신규분양 시장으로 장·단기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시티파크 모델하우스의 경우 3일 동안 약 3만여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고, 고속철 개통으로 주목받고 있는 충북 청원군 오창지구 분양에도 2만여명이 넘는 수요자들이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티파크의 경우 전매가 허용된 마지막 분양물이라는 점 때문에 대거 투자자가 몰린 것으로 분석되며, 역시 오창지구의 경우도 개발 잇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충남 천안과 아산에서 분양한 아파트도 청약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수건설이 천안시 백석동에 내놓은 이수브라운스톤과 아산시 실옥동에서 대우건설이 분양한 아산푸르지오 아파트의 경우 1·2순위 청약에서는 수요가 몰리지 않았지만 3순위에 청약자가 대거 몰리면서 마감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탄핵 의회 통과이후, 시장 표면에 나타난 현상은 지역적으로 편차를 보이고 있다. 개발가능지역 혹은 투자가치가 있는 신규 분양의 경우, 많은 투자자가 몰려 호황 상태를 보이는 반면, 그밖의 경우,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

결국 전체적으로 탄핵에 따른 영향은 예상된 바와 같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으나, 일정 시차를 두고 정부 각종 정책추진(행정수도 이전 등)이 지연되거나 심리적인 요인이 지속될 경우, 시장 불안은 증폭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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