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골에서>시평제도 개선논의
<낙지골에서>시평제도 개선논의
  • 승인 2004.03.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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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용(취재1팀장)


시공능력평가제도. 해마다 건설교통부장관이 모든 건설업체를 상대로 개별 업체들의 시공능력을 평가해 발표하는 제도다. 건설업체의 평가는 시공실적 기술능력 경영상태 등을 정해진 산식에 의해 종합평가하는 방식으로 매년 8월 1일자로 적용된다.

이 제도가 최근 일부 업체들의 문제제기로 도마위에 올랐다. 현대건설을 비롯한 20여개 업체들이 건설교통부에 제도개선을 건의했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들은 시공능력평가제도가 시공실적보다는 경영상태평가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며 이를 시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공사실적을 위주로 시공능력을 평가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 업체들의 의견이다.

시공능력평가제도는 말 그대로 개별업체의 시공능력이 어느정도인지를 평가하는 제도다. 시공능력은 공사수행능력과 직결되기 때문에 공사실적만을 평가하지 않고 그 회사의 경영상태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제도는 도급한도액제도에서 변화된 제도로 지난 2001년부터 3년째 시행되고 있다. 3년전 제도가 바뀌기 전까지는 주로 공사실적 위주로 평가해오다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건설회사의 부실화로 인해 공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폐단 때문에 바꾼 것이다.

이 제도는 사실 장기적으로는 없어져야할 제도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모든 건설업체들에 대한 정보를 알기쉽게 판단할 만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 존재가 불가피하다. 존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이 제도를 어떻게 운용하는게 좋은가.

현대건설 등 건교부에 개선을 건의한 업체들 의견대로 시공실적을 위주로 평가하는 것이 맞는가? 현재 제도가 지나치게 경영상태평가에 비중이 높은가?

현재 운용중인 시공능력평가제도는 평가상 문제가 있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공실적만을 위주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현행 제도로도 시공실적 평가 비중이 낮은 것은 아니다. 기술능력평가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적평가의 연장으로 볼수있다. 경영상태는 해당 회사의 시공능력을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한 잣대다. 다만 현재 경영상태 평가방법이 합리적인지는 의문이다. 시장평가와 걸맞지 않고 상치되는 부분이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손질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손질해야 맞다. 평가기준이 합리적이지 못해 올바른 업체평가가 되고있지 않다면, 그 결과물을 신뢰할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졸속 개선안을 만들어 또 다시 손질해야 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다.

현대건설은 현행 제도로 평가할 경우 부동의 1위를 지키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에 서둘러 개선안을 건의했다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하다. 만약 이런 연유 때문에 개선안을 건의했다면 제도개선 논의를 당장 거둬야 한다. 특정업체의 1위를 지켜주기 위한 제도개선 논의는 소모적 낭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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