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서울시는 내년 3월에 개관예정인 시민생활사박물관의 홍보전시 두 번째 이야기인 ‘밤섬마을 배 목수, 이일용’ 전시를 2월 27일(화)부터 서울역사박물관 로비에서 개최한다.
지난해에 이은 두 번째 개관 홍보전시로, 지금은 사람이 살지 않는 습지로 변모한 밤섬에서 태어나, 한강을 유유히 떠다니던 배 짓는 일을 생업으로 삼았던 배 목수 이일용 옹의 생애사를 전시한다.
이일용 옹은 1936년 밤섬에서 태어나 섬이 폭파되던 1968년까지 그곳에 거주했고 현재는 마포구 성산동에 거주 중인 시민으로, 밤섬에서 직접 배를 지을 때 사용했던 목공구 등 286점을 서울시에 기증했다.
밤섬은 한강의 여의도 북쪽에 위치한 작은 섬으로 조선후기 수운발달과 한강변 상업의 번성으로 17세기 이래 마을이 형성돼 현대에 까지 이르렀다. 밤섬 주민들은 배 만들기, 모래 채취, 장어낚시, 여의도 땅콩농사와 겨울 채빙작업으로 생계를 유지했는데 1968년 여의도 개발에 필요한 석재를 얻기 위한 폭파가 결정돼 주민들이 모두 이주했다.
전시는 밤섬의 역사와 이일용의 생애를 중심으로 ▷1부 ‘배목수가 살던 마을, 밤섬’ ▷2부 ‘배 목수 이일용’ ▷3부 ‘떠나온 고향, 밤섬’으로 구성됐으며, 이일용 인터뷰 영상, 기증자료인 공구류, 생애의 주요 장면이 들어있는 사진자료 등이 공개된다.
1936년 밤섬에서 태어나 직접 배를 지었던 ‘목수 이일용’
내년 3월 북서울에 ‘시민생활사박물관’ 개관… 홍보 전시
한강의 작은 섬인 밤섬을 배경으로 생활했던 이일용 개인의 생애는 광복, 한국 전쟁, 도시개발에 따른 강제 이주 같은 우리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 속에서 꿋꿋하게 삶을 영위해야 했던 서울 사람의 애환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서울시 문화시설추진단 최홍연 단장은 “밤섬 이주 60년이 되는 해를 맞아 밤섬에서 태어나 전통을 지키며 살아왔던 평범한 배 목수의 삶을 통해 서울의 역사를 돌이켜 보는 뜻깊은 전시가 될 것”이라며 “또한 박물관의 대중화라는 목표를 바탕으로 시민들의 일상적인 삶에 대한 이야기로 만들어지는 시민생활사박물관 건립 과정에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 유물기증이 더욱 활성화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밤섬마을 배 목수, 이일용’ 전
◇1부 ‘배목수가 살던 마을 밤섬’ = 1936년 출생 이후 서강국민학교를 다니다가 3학년 때 해방을 맞이해 갑자기 한글을 배우게 된 이야기, 한국전쟁 때 끊어진 한강다리를 대신해 배로 피난민들을 강 건너게 해준 이야기 등이 전시된다.
◇2부 ‘배 목수 이일용’ = 대대로 배 목수는 집안의 가업이었기 때문에, 이일용 옹은 아버지로부터 배 짓는 기술을 배웠는데 기술자로 인정하는 징표인 연장상자를 받은 이야기와 톱, 망치, 조이개 등 직접 조선에 사용한 갖가지 공구 70여 점이 전시된다.
◇3부 ‘떠나온 고향, 밤섬’ = 1966년 한강에 큰 홍수가 나서 많은 피해를 입자, 여의도 제방 공사를 위한 석재를 얻기 위해 밤섬을 폭하기로 결정됐다. 이로 인해 정든 고향 밤섬을 떠나야 했던 이야기와 함께, 이주마을 옆에 있었던 와우아파트의 붕괴사고 소식을 들은 이야기 등이 전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