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골에서>2004년 서바이벌 게임
<낙지골에서>2004년 서바이벌 게임
  • 승인 2004.01.06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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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용(취재1팀장)


2004년. 갑신년 새해가 밝았다. 늘 그렇듯이 새롭게 맞는 새해에는 새로운 각오와 기대 등 부푼꿈들이 넘실대기 마련이다. 이맘때 항상 올해는 적어도 지난해보단 나은 한해로 가꾸기 위한 장밋빛 계획들을 내놓는다.

건설업계 역시 올 한해동안의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힘찬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하지만 건설업계 입장에서 갑신년 한해는 지난해보다 힘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각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올 시장 전망자료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부동산시장이 적어도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때문에 지난해보다 올 건설시장의 파이는 줄어들 것이다. 많게는 10조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건설업체들의 생존경쟁이 어느때보다 치열해질이 뻔하다.

건설업체들은 부동산시장이 침체됨에따라 경영전략을 공공공사에 맞추고 있다.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고 있는 것.

올해 공공공사 시장은 지난해와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다. 우선 최저가낙찰제 시장의 규모가 커졌다. 1천억원 이상 PQ공종에 한해 적용됐던 최저가낙찰제도가 올해부터는 500억원 이상 PQ공종으로 확대됐다. 이 시장의 물량이 늘어난 것이다.

따라서 최저가낙찰제 시장의 수주경쟁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저가심사제가 도입돼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으로 투찰할 수 없게되기 때문에 그동안 시장참여를 주저했던 대형업체들도 뛰어들 것으로 보여 난투극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대형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저가심사제에 필요한 적산능력에서 중견업체들에 비해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최저가시장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최대의 관심은 약 11조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턴키(대안)시장이다. 턴키시장은 주로 대형업체들이 독식해온 시장이다. 특히 빅5가 이 시장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이 시장 역시 중견업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돼 수주전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턴키제도가 바뀌어 턴키 심사방법이 종전에 비해서는 투명해졌다. 또 발주처의 재량이 커졌다. 이런 제도변화가 11조 턴키시장 수주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포인트다.

턴키시장은 공공건설시장 중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은 시장이다. 최저가나 적격심사 시장보다는 상대적으로 높은 낙찰율 때문에 대형업체들은 이 시장에 주력해왔다. 올 한해동안 11조 턴키시장에서 어떤 업체가 승자가 될지 궁금해진다.

2004년 갑신년을 맞는 건설업계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서바이벌 게임을 시작했다.

올연말 누가 이게임의 승자가 되어 웃을지 두고 볼 일이다. 정부는 이 게임이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게임의 법칙을 만드는 일에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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