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골에서>사패산터널의 교훈
<낙지골에서>사패산터널의 교훈
  • 승인 2003.12.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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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진(취재1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일산~퇴계원간 북한산 터널이 드디어 공사가 재개된다.

지난 2년간 불교계와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백지화 위기에까지 놓였던 사패산터널이 당초의 정부안대로 추진된다는 점에서 건설인의 한 사람으로 크게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도 감사의 뜻을 전했듯이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준 불교계도 이번 결정을 내리기에는 적지 않은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 그동안 지연된 공기를 만회하는 한편 정부가 약속한대로 친환경적인 건설이 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패산 터널 문제는 2년간의 공사중지로 인해 적게는 수천억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의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다.

여기에는 해당 민간사업자의 건설지연과 영업수익 손실을 비롯해 간접적으로는 국가 물류비 증가 등도 포함된다.

이같은 경제적 손실외에도 이해관계자간 법정소송과 갈등 등을 감안할 경우 이번 사패산 터널은 한마디로 영광없이 상처만 남는 결과를 초래했다.

어쨌든 사패산 터널 문제는 해결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앞으로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산재해있다. 고속철도 천성산 문제를 비롯해 경인운하, 또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을 비롯한 3대 특별법 등이 지자체를 비롯해 시민단체 등과의 갈등으로 여전히 실마리를 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3대 특별법의 경우 지역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고 시민단체에서는 통과여부에 따라 내년도 총선에서 낙선운동을 전개하겠다는 엄포까지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으며 정부로서도 난감할 수 밖에 없다.

또 한 예로 인천∼수원간 철도 건설을 두고 인천지역 시민단체들이 건설 반대에 비협조적인 지역 국회의원과 내년 총선 입후보자를 대상으로 낙선운동을 전개한다고 공언하고 있어 해당 국회의원과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낙선운동이 일종의 지역이기주의에 악용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정부와 국회는 이같은 문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우선 낙선운동에 현혹되지 말고 사패산 터널 문제에서 해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불필요한 논쟁이 얼마나 많은 손실과 부작용을 초래했는지 이번 사패산 터널이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는 낙선운동에 현혹되기 보다는 미해결 과제들을 둘러싼 갈등이 지속될 경우 국민들에게 돌아오는 결과는 경제적 손실에 대한 비용부담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국익과 공익을 최우선으로 한 명쾌하고 정확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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