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다사다난 했던 2003년을 보내며
<논단>다사다난 했던 2003년을 보내며
  • 승인 2003.12.2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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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 원장(주택산업연구원)


22004년 내집을 마련하려는 분들께

2003년 주택시장은 오르는 집값과 이를 잡으려는 정부의 노력이 숨박꼭질하면서 우리 사회 전체가 부동산열풍에 휩싸인 다사다난한 해였다.

굵직굵직한 부동산 대책만도 5·8, 9·5, 10·29 로 이어졌다. 심지어 대통령까지 부동산시장의 가격앙등과 사회적 여론 비등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투기세력과의 전면전을 선언하였다.

이어서 각계의 전문가들을 총동원하여 ‘부동산 공개념 검토위원회'를 설치하였다. 12월 들어 투기억제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강남의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한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주택시장의 근본적인 안정을 위한 정부의 노력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정부는 눈앞에 투기를 방지하는 대책에서 벗어나 주택가격과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으니 이제 정부는 이 시간을 잘 활용해야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2004년에는 주택구입을 지원하는 금융제도, 즉, 소비자 금융제도의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다. 우리나라 주택소비자 금융은 가계 연소득의 6내지 7배에 달하는 높은 집값에도 불구하고 은행에서 돈을 빌어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제도가 매우 취약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민들은 소득의 상당부분을 임대료로 부담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셋집을 전전하면서 해마다 올라가는 임대료에 시달리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통을 겪은 후에야 비로소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

서민 내집마련 쉬워진다

그러나 새해부터는 ‘한국주택금융공사'가 설립되면서 장기주택구입자금 대출 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법'이 국회를 통과할 것이 확실하기 때문에 출범시기만이 문제가 될 것이다.

장기주택구입대출제도가 도입되면 이자원금 상환능력만 있다면 주택가격의 30% 정도만 마련하면 나머지 70%를 대출 받아 20년내지 30년의 장기간에 걸쳐 분할 상환하면서 내집에 살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본다. 2001년을 기준으로 한 통계청의 사회통계조사에 근거할 때 월소득 248만원인 가계가 저축 등을 통해 1억5천만원의 주택을 마련코자 하는 경우 내집마련에 약 11년이 걸린다. 장기주택자금 대출제도가 도입되면 이 기간이 5년 정도로 단축된다.

장기주택자금 대출금리 연간 6~9% 수준

정부는 ‘한국주택금융공사'를 설립하여 MBS에 대한 원리금지급보증과 대출금에 대한 소득공제 등으로 MBS 발행에 따른 금리 즉, 조달금리를 낮추어 주택구입자의 원리금부담을 최대한 줄여주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부의 계획데로라면 장기주택자금의 대출금리는 연간 6~9%수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대출제도가 도입되고, 아무리 대출이자를 낮추어도 소비자로서 가장 부담이 되는 것은 역시 원리금 상환부담이다.

‘한국금융공사'의 설립으로 대출기간이 장기화되고 대출금리가 고정되면 차입자들의 상환부담이 단기적으로는 완화되지만 대출 및 상환기간의 장기화에 따른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그만큼 더 많은 금리를 부담하게 된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는 향후 시중금리가 하향 안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자칫 장기고정금리 하에서 시중금리가 하향하는 경우 소비자들은 손해를 볼 우려도 있다.

장기금융시장이 활성화와 되면 이 제도를 활용하여 내집을 마련하는데 걸리는 기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자가보유가구가 증가할 것이다.

주택·금융시장 적절한 연계 형성

2000년 현재 전국의 자가 점유가구는 전체 가구의 54.2% 수준이며, 집 값이 비싸고 수요가 밀집된 서울의 경우에는 40.9%에 불과하다.

높은 주택가격과 계속적인 주택가격 상승으로 내집 마련이 곤란해지는 상황에서 주택구입자를 지원할 수 있는 장기주택자금 대출 제도가 도입되므로서 내집 마련 기회는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아울러 주택산업의 활성화에도 일조할 것이며, 향후 주택시장이 금융시장과 적절히 연계되는 토대가 형성될 것이다.

아무쪼록 2004년 독자 여러분께서는 내집마련을 위한 착실한 계획을 수립하시고, 그 계획을 꼭 실현하시어 집값 상승에 따른 걱정을 말끔이 떨어버리시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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