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리포트] 4차 혁명 주도권은 ‘공간 빅데이터’ 투자에 있다
[연구리포트] 4차 혁명 주도권은 ‘공간 빅데이터’ 투자에 있다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7.07.14 1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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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진 건축도시공간연구소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장

▲ 제공_건축도시공간연구소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

《연구리포트》건축과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 주도권은 ‘건축도시 빅데이터’ 투자에 있다

└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 및 공간정보 공개제도 개선 급선무
└  ‘공간 빅데이터’의 체계적인 활용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도약


▲ 조영진 센터장(건축도시공간연구소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
■빅데이터의 개념과 정의

빅데이터의 정의는 2001년 Gartner에서 데이터의 급성장에 따른 시대 변화를 데이터의 규모(Volume), 속도(Velocity), 다양성(Variety)의 3가지 개념으로 정의한 것(3Vs)을 그 시작으로 볼 수 있다.

이후 전문가들에 따라 추가적으로 복잡성(Complexity), 정확성(Veracity), 가치(Value) 등 개념들을 추가해 빅데이터의 개념에 대해 정의하고 있지만, 여전히 3Vs는 빅데이터의 기본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빅데이터란 기존 데이터에 비해 규모가 크고, 복잡 다양하며, 생성ㆍ처리 속도가 빨라 새로운 관리 및 분석 방법이 요구되는 데이터이며, 이에 더해 데이터의 활용ㆍ분석 결과가 유의미하고 유용한 데이터를 말한다.

빅데이터의 등장은 과거에는 크기가 크고, 형태가 복잡해 다루기 어렵다고 생각했던 데이터를 비교적 손쉽게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컴퓨터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관련 정보통신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과 빅데이터

한동안 많은 미디어에서 빅데이터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었다. 다양한 사례가 소개되고 여러 분야에서 관련 연구가 진행되면서 이제 빅데이터를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최근에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미디어와 사람들의 이야기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제 빅데이터 시대는 가고 제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는 것일까?

18세기 증기기관발명에 따른 기계화에 의한 ‘제1차 산업혁명’, 19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전기에너지 활용을 통한 대량생산에 의한 ‘제2차 산업혁명’, 20세기 후반 디지털혁명이라고 일컬어지며 컴퓨터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기술발전에 의한 ‘제3차 산업혁명’에 이은 ‘제4차 산업혁명’은 2016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 경제 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 연례회의에서 주제로 다루어지면서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일례로 ‘제4차 산업혁명’의 상징적인 시스템이자 바둑의 최고수로 등극한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 역시 수많은 기보(빅데이터)를 학습해 우리나라의 이세돌과 중국의 커제를 연파할 수 있었다.‘빅데이터 시대’는 지나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제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이름으로 더 크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 Alphago (출처_NATURE 표지, Vol.529, No.7587, 1/28/2016)

초연결(Hyperconnectivity)과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으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 혁명인 ‘제4차 산업혁명’에서 빅데이터는 기본적인 동력원이자 가장 중요한 영역을 담당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스마트시티

스마트시티를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속의 미래도시 모습을 상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스마트시티의 본질은 물리적인 공간 환경의 변화 보다는 기존의 도시를 운영ㆍ유지하는 주요 소프트웨어가 똑똑해지는 것이다.

이러한 스마트시티의 기반은 빅데이터다. IoT로 도시의 기반시설들이 네트워크상에 연결되고, 각종 센서들이 수많은 정보를 수집해 데이터센터로 전송한다.

이렇게 수집된 공간빅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해석해 관련 시설을 효율적으로 작동하게 하거나, 정보가 필요한 도시 구성원에게 이를 전달해주는, 말 그대로 똑똑한 도시가 스마트시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빅데이터는 스마트시티를 가능하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 출처_Jenn McArthur, Advancing the Smart City movement through big data, Environmental Science & Engineering MAGAZINE, 8/12/2016.


■빅데이터와 BIM

1960년대에 CAD가 발명되고 1980년대 오토데스크가 설립 이후 AutoCAD를 출시하면서 건축도면은 전산화되기 시작했다. 이후 객체기반캐드(Object-Oriented CAD)가 개발되었고, 현재는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으로 전환되고 있다.

이제 디지털도면이 아닌 손으로 그린 도면은 찾아보기 어려운 시대이며, 도면은 더 이상 그림이 아닌 정보의 집합체로 진화하고 있다.

BIM은 건축물의 수많은 요소에 대한 정보(데이터베이스)을 구축하고 이를 계획ㆍ시공ㆍ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건축물의 전생애주기에 걸쳐 다양한 주체들이 사용하는 정보 플랫폼이다. 건축물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BIM에 포함되는 데이터의 양은 빅데이터라 불리기에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건축물 빅데이터를 다루는 사람은 많은 언론과 전문가들이 언급하고 있는 향후 가장 유망한 직업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Data Scientist)’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 현업에서는 정보모델인 BIM을 데이터 또는 정보차원에서 다루는 사람보다는 3차원 그래픽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사람이 많은 실정이다.

▲ 출처_In the Fold. Autodesk news and opinions,12/3/2014.


■공간 빅데이터와 정보공개

한편, 도시 빅데이터의 종류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휴대전화 기록, 신용카드 사용내역, 각종 교통기록, 에너지사용실태, 건축물의 규모, 용도, 가격 등의 속성정보, 기상청의 날씨정보,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수많은 통계정보 등 공간좌표(통상 위경도)위에 구현할 수 있는 모든 데이터가 도시 빅데이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도시 빅데이터를 학계에서는 ‘공간빅데이터’라는 용어로 구분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빅데이터 활용으로 정부와 지자체가 제공하는 공공데이터의 가치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공개되는 공공데이터의 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공개되는 데이터의 품질 또한 좋아지고 있다.

그러나 공간빅데이터의 경우는 아직까지 해상도가 낮은 자료(읍ㆍ면ㆍ동 또는 시ㆍ군ㆍ구 단위)를 제공하고 있어 위치기반의 세밀한 분석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빅데이터 분석은 서로 다른 데이터를 연계 또는 결합해 새로운 시사점을 찾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를 상호 연결할 수 있는 고유한 식별정보가 필요하다. 공간빅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는 고유식별정보로 주소 또는 공간좌표가 필수적이나, 관계 기관에서 ‘개인정보보호법’에 근거해 제공 및 열람을 금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정보보호법’은 특정 개인의 주소정보를 보호하는 것이지 건축물의 주소정보가 개인 정보에 포함된다고 해석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오히려 ‘공공기관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의거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올바른 해석일 것이다.

▲ 정부 공공데이터포털


■뉴욕시의 빅데이터 정책

필자가 최근 연구차 방문한 뉴욕대학 CUSP(Center for Urban Science + Progress)의 연구원은 “뉴욕의 어느 회사나 어느 조직에 가더라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있다. 데이터 관련 논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 간에 이루어져야 정확하고 효율이 높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뉴욕 시에서 데이터와 이를 다루는 분야별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뉴욕 시는 2012년 공모를 통해 콜롬비아 대학교, 뉴욕 대학교, 코넬 대학교에 데이터과학센터(Data Science Institute)를 설립하였다.

각 대학의 데이터과학센터는 뉴욕시장 직속 부서인 MODA(Mayor’s Office of Data Analytics)와 긴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뉴욕시의 다양한 공간빅데이터를 연구하고, MODA는 데이터과학센터의 연구결과를 시정에 반영한다.

이들 데이터과학센터는 다양한 전공분야의 협업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으며, 센터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들의 전공 역시 매우 다양하다. 또한 각 대학의 센터는 다양한 석ㆍ박사 커리큘럼을 개발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있다.

▲ NYC Analytics - MODA(Mayor's Office of Data Analytics).

국내 기업이나 공공기관 중에서 데이터를 총괄하고 분석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가 빅데이터 관련 선진국에 비해 뒤쳐지고 있는 부문은 기술적인 측면보다 빅데이터에 대한 공공의 투자와 이를 토대로 한 분야별 데이터분석전문가 양성에 있다.

공간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건축ㆍ도시 분야의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양성이 시급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의 건축산업이 다가오는 ‘제4차 산업혁명’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BIM과 스마트시티의 근간을 이루는 건축ㆍ도시 관련 빅데이터에 관한 연구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또한 보다 효과적인 공간빅데이터를 구축하고, 분석ㆍ활용하기 위해서는 공공분야 공간정보공개에 관한 관련 제도의 정비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정리 = 이오주은 기자 yoj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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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진 | 서울대학교 대학원 건축학과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소속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건축도시 분야 전문정보유통원인 《AURIC》의 총괄 기획자로서 1999년부터 건축도시 분야 정보화에 노력해오고 있으며, 현재 ‘빅데이터를 활용한 건축ㆍ도시 미래정책 개발체계 연구’, ‘건축ㆍ도시 정책 및 자산정보 관리시스템 구축 사업’ 등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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