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토목학회 49대 회장 박영석 교수
[인터뷰] 대한토목학회 49대 회장 박영석 교수
  • 김덕수 기자
  • 승인 2017.02.08 12: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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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계획 2050’ 미래지향적인 비전 제시 시급

‘인프라계획 2050’ 미래지향적인 비전 제시 시급

미국 수십년간 인프라 투자 게을리해 천문학적 예산 필요
트럼프 대통령, 인프라시설 투자 및 인프라 개선투자 약속


 
한국건설신문 김덕수 기자 = 대한토목학회 제49대 회장으로 명지대학교 박영석 교수가 선임됐다.
박영석 교수는 건설연구인프라운영원을 설립 초대원장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한국강구조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건설안전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등 왕성한 활동을 보이며 한국의 건설기술력 향상에 커다란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 49대 회장 선임된 것을 축하합니다. 소감은.

어려운 시기에 대한토목학회 회장을 맡게 되어 기쁨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건설산업 발전과 대한토목학회 운영 선진화를 이루는데 역할을 하겠다. 차기학회장으로 지난 1년간 임무를 수행하면서 사전에 임원진을 구성해 학회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준비해 왔다.
사업 추진계획을 세워 구체적인 실천방법을 연구해 왔기 때문에 약속한 계획들을 무리없이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한국강구조학회장, 건설연구인프라운영원 원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셨다. 과거 활동했던 분야를 소개해 본다면.

명지대학에서는 우리나라 대학 최초로 교양기초교육을 전담하는 단과대학인 방목기초교육대학을 설립해 초대 학장을 역임했다. 여러 대학에서 명지대학교의 교양교육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명지대학의 방목기초교육대학을 방문하기도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과제로는 성수대교 붕괴원인조사와 당산철교 철거타당성 연구용역을 들 수 있다.
당산철교용역은 토목학회가 수행한 연구용역 가운데 지금까지도 규모가 가장 큰 과제로서 전국의 명망 있는 교량전문 교수, 기술사 등이 대부분 참여했다.
성수대교 붕괴는 정치적으로도 큰 파장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토목 시공 및 설계기술 발전에 한 획을 긋게 한 엄청난 사고였다.
이를 계기로 토목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해 장대교량과 초고층 건물 시공 및 설계가 해외로 진출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지금까지 건설과 토목 분야에 가장 큰 기여를 한 업적으로는 토목연구정보센터(CERIC)와 건설연구인프라운영원(지금의 국토교통연구인프라운영원)을 설립하고, 하이브리드구조실험센터를 만든 것을 들 수 있다.
토목연구정보센터는 토목에 관한 정보를 수집·가공·데이터베이스화해 인터넷을 이용해 제공하는 정보센터로서 토목분야 연구정보의 중심이자 포털사이트 역할을 하는 중요한 센터이다.
지금까지 50억 이상의 자금이 투입돼 200만건 이상의 토목관련 DB가 구축돼 새로운 연구나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방문해 관련 정보를 검색해야 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정보센터에서는 토목학회를 비롯해 많은 기관들의 웹 사이트 구축과 서버 관리도 지원하고 있다.
건설연구인프라운영원(현재는 국토교통연구인프라운영원)을 2009년에 설립해 초대 원장과 이사장을 역임했다.
운영원에서는 12개의 초대형 실험센터를 구축해 운영·관리하는 조직으로 실험센터 구축에만 2천억원 정도의 예산이 투입됐다.(6개 센터는 구축 중임)
그동안 우리나라의 연구인프라 즉 실험시설은 선진 외국에 비해 매우 열악한 상태였으나 세계 최고 수준의 12개의 실험센터를 건립함으로 실험시설에서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게 됐다.
내가 센터장으로 있는 하이브리드구조실험센터도 12개 센터 중 하나로서 규모와 내용면에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시설이다.
80m 지간까지의 실물크기의 교량거더를 실내에서 실험할 수 있는 세계 유일의 센터로서 조만간 2천톤 Dynamic UTM을 설치할 예정이다.

- 토목학회의 운영효율화를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이겠는가.

토목학회는 토목공학에 관한 지식을 생산하고 전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도서출판, 기술교육 및 정보시스템이 이러한 지식을 생산하고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학회 재정에도 도움을 주어야 한다.
우선, 도서출판 활성화를 위해 토목학회 내에 출판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손쉬운 출판환경을 조성하고, 학회 출판물의 공신력과 권위를 높여 회원들이 유용하게 활용하고, 대한토목학회 이름으로 많은 도서가 출판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학회에 재정적인 기여를 많이 할 것으로 확신한다.
토목학회 웹사이트는 구축한 지 너무 오래돼 많은 문제가 있어 새로운 통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새로운 통합정보시스템에서는 모든 IT기기에서 호환 가능한 반응형 웹페이지와 회원의 활동이력 관리가 가능하고, 통계분석이 가능한 DB코드화 등을 반영할 예정이다.
토목학회에는 송산 김형주 선생께서 기탁하신 기부금으로 구입한 동진빌딩이 있다.
이 건물이 심하게 노후화돼 기부 목적인 토목문화대상 시상도 어려운 실정이다. 학회 내에서 재건축에 대한 의결절차는 마친 상태이나 공사비만 80억원 정도가 투입되는 학회로서는 역대 최고의 사업이다.
원로선배님들과 많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고, 차기회장과도 긴밀히 협의하면서 실수 없이 재건축을 추진하도록 하겠다.

-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정책적인 제안을 해본다면.

우선 공공계약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당장 개선이 필요한 계약제도로는 공사기간이 연장되어도 간접비를 지급하지 않고, 설계변경 시에 계약단가를 부당하게 감액하는 등 공공기관의 불공정계약 관행이 여전하다.
토목분야 주요 이슈로는 기반시설 노후화 대책과 통일대비 인프라 계획 등을 생각할 수 있다. 기반시설의 노후화에 대비하고, 시설물의 장수명화를 위해서는 관리체계를 새롭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통일은 예기치 않게 빨리 다가올 수 있다고 예상한다.
통일된 한반도까지 포함하는 ‘인프라계획 2050’과 같은 미래지향적인 인프라 계획이 필요하다.

- SOC 투자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경제성장과 국민 복지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SOC 투자의 중요성을 말해본다면.

정치논리에만 매몰돼 복지예산만 대폭 늘리고 SOC 예산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미국은 얼마 전의 대선 과정에서 민주 공화 양당 모두 인프라 개선과 투자 확대를 중요한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다.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1조 달러의 인프라시설 투자와 이중 30% 정도는 노후 인프라 개선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수십년에 걸쳐 미국은 노후 인프라 투자를 게을리 한 결과 기반시설 유지보수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필요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더 이상 늦기 전에 노후 기반시설의 유지보수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노후 인프라 개선을 위한 투자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고용창출 등 경제적인 파급효과도 대단히 크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고용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투자가 바로 복지 투자가 아니겠는가?

 

- 안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안전에 대한 회장님의 견해를 말씀해본다면.

‘건설안전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을 맡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물 안전기준 수립과 안전관리 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성수대교 붕괴사고 뿐만 아니고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장을 맡아 시공 중 또는 사용 중 건설사고에 대한 원인조사와 방지대책을 제시하는 과제에 많이 참여해 왔다.
우선, 시공 중의 사고 방지를 위해서는 모든 공사비에 시공설계비를 반영하여 시공 중 안전성을 구조기술사 또는 지반기술사와 같은 전문기술자가 책임지고 검토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관련된 사고에 대해서는 이들이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적절한 유지보수를 실시하려면 시설물 상태를 객관적이고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관리 예산을 적기에 투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 2017년 건설시장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그리고 향후 건설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본다면.

건설업계도 단순 도급에서 벗어나 프로젝트를 발굴 기획하고 운영 관리하는 고부가가치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야 한다.
종래의 정부주도형 일방적 건설정책에서 탈피해 지자체와 시민사회단체 및 일반국민들과도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하면서 사회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인프라 건설도 중요하지만 사회기반시설들이 노후화되면서 노후 인프라 유지보수에 대한 건설업계의 관심이 필요하다.

- 정치적으로 많은 혼란이 있다.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데 SOC에 대한 투자와 관련 정부 및 건설업계에 당부할 것이 있다면.

인프라 수준이 우리보다 높은 선진국들은 SOC 투자를 증대시키고 있다.
미국은 얼마 전의 대선 과정에서 민주 공화 양당 모두 인프라시설 투자와 인프라 개선을 위한 대폭적인 투자 확대를 중요한 대선공약으로 내세웠다.
우리 정부도 아직도 많이 부족한 인프라 건설과 노후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증가시켜야 한다.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하면 국가경쟁력이 약화되고 국민의 삶의 질이 저하될 뿐 아니라 빈번한 건설사고 발생으로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해를 끼치게 된다.
인프라 투자가 복지와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고 국민복지와 직결된다는 생각으로 건설정책을 펴나가야만 세금 낭비를 줄이고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토목학회를 중심으로 건설관련 단체들과 건설업계 모두가 힘을 합쳐 SOC 투자의 중요성을 정치권과 정부가 인식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만 지금의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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