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칼럼] 생명사랑 도시(Biophilic City)의 건설
[조경칼럼] 생명사랑 도시(Biophilic City)의 건설
  • 김남춘 단국대 녹지조경학과 교수
  • 승인 2016.12.2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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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IO INDEX를 활용한 지속성 높은 도시공간의 창조
▲ 김남춘 단국대 녹지조경학과 교수 / 한국조경학회 수석부회장 / (재)환경조경나눔연구원 운영위원

최근 생물다양성 액션플랜의 일환으로 도심지내 공원 및 녹지공간의 지속성 증진에 세계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며, 이에 부응해 자연성이 풍부하고 건강한 녹지를 조성해 명사랑 도시(Biophilic city)를 건설하는데 조경인의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도시화와 인구증가는 2050년까지 지속될 것이며, 이로 인한 도시개발과 자원 이용으로 생물다양성 감소가 예상되고, 생태계 서비스의 악화를 초래해 도시에서의 삶의 질은 현저하게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생물다양성 평가 지표는 CBI(City Biodiversity Index)를 비롯해 미국조경가협회가 제안하는 SITES(Sustainable Sites Initiative), 친환경건축물인증 LEED 등 다양하지만 도시녹지공간에 적용하기에는 적합하지 못하다.
서울과 같은 고밀도시(Compact city)에서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의 지속성이 추구되는 녹지공간을 조성해 건강하고 치유의 공간을 제공하는 생물다양성도시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URBIO(Urban Biodiversity and design)가 결성에 주도적 역할을 한 바 있는 독일 Erfurt 대학 조경학과의 Nobert Muller 교수가 최근에 URBIO Index(도시생물다양성과 설계 평가지표)를 제안한 바 있다. 즉, 세계 도시들이 생태적 건전성을 유지하고 생태계서비스를 높이기 위해서는 도시공원과 녹지에 대한 계획이 지금과는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도심지 조성녹지의 지속성 평가지표인 URBIO지표는 지방정부의 생물다양성 보전·증진과 지속가능한 녹지공간계획 및 관리를 위해 개발된 것이며, 계획과 설계, 사용재료, 이용편의성, 생물다양성, 생태계기능, 유지관리의 6가지 평가분야에 25개의 세부지표로 구성돼 있다,
URBIO지표는 중소규모의 공원 조성사업, 공공건축물 주변 녹지공간 설계, 브라운필드 복원사업, 자연환경복원사업장, 생태계보전반환금사업, 생태경관보전지역의 관리계획 수립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지표의 성격상 대규모의 자연지역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내에서 시행하고 있는 친환경건축물인증사업에서는 육생 혹은 수생비오톱 조성, 연계된 녹지축 조성, 인공지반 녹화 등의 생태환경요소가 설계지표에 의해 평가되고 있으나, URBIO지표의 적용 사례는 매우 드물다.
최근 생태면적율이 필수평가요소로 전환되면서 생태환경요소들이 무시돼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 자체가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앞으로 URBIO지표를 적용해 공원뿐만 아니라 공공건축물 외부공간의 지속성을 평가하는 제도가 만들어지면 친환경건축물인증제도의 실망스러운 부분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지표의 6가지 평가분야에서는 새롭고 흥미로운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계획과 설계 분야만 보더라도 관련분야 전문가의 참여(설계자에 대한 실명제)가 있었는지, 계획 목표로서 지속성의 개념이 적용됐는지, 시민 참여가 있었는지, 이전 토지이용과의 비교 등의 내용들이 평가된다.
향후 본 지표에 대한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 회색도시에서 생명도시로의 전환, 녹색인프라로서의 공원과 녹지공간의 역할 증대,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변모에 URBIO 지표의 활용이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며, UN협약과 연계된 활동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은 조경계의 새로운 임무라고 생각한다.
서울시에서는 URBIO지표를 자연환경보전실천계획(10년간 계획)과 생물다양성 액션플랜(5년간 계획)에 적용해 지속성 높은 녹지공간 조성에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다른 지자체에서도 도시녹지공간의 지속성 향상을 위해 URBIO지표를 활용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 도시재생사업도 생명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개하고, 이들 사업의 시행에 조경인의 주도적 역할이 강조돼야 하겠다.
최근 환경부는 도시환경복원사업에 필요한 법적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고, 산림분야도 도시에서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이 때 조경인들은 생물다양성 설계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설계와 생태공학 기술들을 개발하고 발전시켜 도시환경복원분야에 크게 기여하는 등 이 분야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역량을 길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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