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제해성 위원장
<인터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제해성 위원장
  • 이오주은 기자
  • 승인 2016.07.11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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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행복한 건축…사용자 중심의 건축정책”

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건축기본법」 제13조에 따라 2008년 12월 대통령 자문기구로 설치된 국가건축정책위원회가 지난 2월 1일 제4기 위원회를 출범했다.
제4기 수장으로 위촉된 제해성 위원장은 정부출연 연구기관이자 국내 최초의 건축정책연구소인 건축도시공간연구소(AURI)의 제3대 소장을 역임한 ‘국민행복을 모토로 하는 건축정책’ 분야의 권위자로서, 지금 국건위는 어느 때보다 많은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제해성 위원장은 제 4기 위원회의 핵심 운영가치로 ‘국민이 행복한 건축’을 내걸고, 취임 직후부터 ▷(공급자 중심에서) 사용자 중심의 건축정책 패러다임 전환 ▷건축규제 투명화를 위한 인프라로서 ‘한국건축규정’ 구축 ▷급변하는 메가트렌드에 대비하는 융합과 통섭의 주체로서‘미래건축포럼’ 운영 등을 주요과제로 제시해왔다.
본지는 창간 29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인터뷰를 통해, ‘사용자 중심 건축정책’에 초점을 맞추어 제 4기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비전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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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특별 인터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제해성 위원장
“국민이 행복한 건축…사용자 중심의 건축정책” 

 

좋은 공간 요구하는 국민 많아야 건축문화 경쟁력 향상
국민이 안심하고 손쉽게 집짓고 고칠수 있는 환경 조성

- 제4기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출범 6개월이 지났습니다. 국건위가 추구하는 최우선 가치를 다시 한 번 정의해주십시오.

제 4기 위원회는 ‘국민이 행복한 건축’을 가장 중요한 활동목표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임기 2년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따라서 많은 주제를 다루기보다는 건축기본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기본적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려 합니다.
대통령소속 위원회인 국가건축정책위원회의 기본적인 임무는, 여러 부처별로 분산된 건축분야의 주요 정책을 조정함으로써, 건축문화를 진흥하고 국토환경을 개선하여 ‘국민 삶의 질’을 높이고, ‘안전하고 품격 있는 환경’을 조성하도록 국정운영을 자문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기본법에 명시된 기본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는 건축이나 공간환경의 수준을 우리의 경제수준이나 문화수준에 걸맞게 향상시킬 수가 없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축에 대한 시각에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며 이것은 정책 수립에도 반영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위원회는 건축·도시·조경·디자인 등 전문 분야의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인사들과 함께 언론·법조계, 경제·부동산 분야의 전문가들까지 참여하여, 이제까지의 위원회보다 폭 넓은 관점에서 다양한 정책을 검토하면서 ‘국민이 행복한 건축’을 위한 이슈를 도출하고 있습니다.

- 건축에 대한 근본적인 시각의 변화… 가 반영된 정책이 ‘국민이 행복한 건축’으로 실현되기 위해서 우선하는 이슈는 무엇인가요?

‘사용자 중심의 건축환경’ 조성입니다.
이제까지 우리의 건축환경은 공급자 중심, 전문가 중심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건축물을 사용하고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용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것이 곧 국민을 위한 건축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며, 앞으로의 건축정책에 있어서도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이를 위해 먼저 ‘국민이 안심하고 손쉽게 집을 짓고 고칠 수 있는 건축환경’을 만드는데 힘을 쏟고자 합니다.
우리나라 건축제도는 건축법뿐 아니라 관련된 많은 법에 흩어져 있으며, 담당부처 또한 각기 다릅니다. 전문가들조차도 상당한 어려움을 느끼는데 일반 국민들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이렇게 어렵고 힘들다 보니 국민들은 건축과 관련된 제도들을 곧 ‘규제’로 인식하게 됩니다. 이러한 어려움만 해소가 되어도 국민이 안심하고 손쉽게 집을 짓고 고칠 수 있는 건축 환경 조성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특히 국민들이 편리하게 집을 짓고 고칠 수 있도록 설계부터 공사관리, 주거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 지원이 가능해진다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또는 마을)재생에서 훨씬 효과적으로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며, 나아가 관련된 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 거시적인 정책담론보다 생활에 직결된 이슈를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건축문화융성은 거시적인 정책담론으로 이끌어 가는 것보다 일상생활에서의 접근이 더욱 중요합니다. 직접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의 개선입니다.
국민이 가장 많이 체감하는 것은 661㎡이하의 소규모 건축물입니다. 우리나라가 아파트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아파트를 선호하는 것은 생활의 편리함뿐만 아니라 아파트가 준공과 하자가 보장되는 건축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하자보증이 제대로 되지 않는 다세대/다가구 주택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제도적 개선이 수반될 때, 국민들은 편안하게 살 수 있고 나아가 더 높은 수준의 건축을 요구하고 싶은 동기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또한 최근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군인관사입니다. 얼마 전 국민의 안전을 위해 봉사하는 군인과 그 가족이 노후화된 군관사에서 매우 불편하고 열악하게 생활하고 있는 현실을 직접 보았습니다. 이들에게 삶의 질이 보장되는 주거공간이 공급될 때, 군인은 국가의 안위에 더욱 전념하게 될 것입니다.
아울러 광역환승센터의 개선이 시급합니다. 우리나라의 대중교통 환승시스템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환승시설 서비스 개선은 거의 고려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공항터미널 수준의 광역대중교통환승센터를 공공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다수의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직접 체감하는 건축 및 도시공간 서비스를 공공의 차원에서 개선할 수 있는 정책적인 대안이 모색되어야 합니다.

- 우리 건축문화와 산업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제언과, 아울러 임기 수행을 위한 다짐을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국민이 행복한 건축’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우수한 공급자만큼 우수한 사용자가 중요합니다. 즉, 좋은 건축물을 짓는 건축주, 좋은 공간을 요구하는 국민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리고 전문가들은 사용자(국민)에게 한걸음 더 다가가 그들을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열린 자세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는 눈부시게 발전하여 국민소득 2만 달러시대에 도달하였으며, 우리가 만들어내는 문화콘텐츠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이 살고 있는 건축과 도시환경의 수준은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그 이유는 ‘좋은 건축물이 무엇인지를 알고 좋은 건축물을 원하는 사람들’ 즉 좋은 건축주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건설기술이나 건축설계 수준은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경제수준에 걸맞도록 건축·도시공간의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제도나 예산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건축주, 좋은 건축문화가 필요한 것입니다.
좋은 건축주가 많아져야 우리 건축과 도시공간의 수준이 개선될 수 있습니다. 건축주란 공공의 발주처일 수도 있지만 우리 국민 개개인일 수도 있습니다. 이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위원회는 앞으로 어린이, 일반 국민 등을 대상으로 건축문화에 대한 기초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질 계획입니다.
아울러 제4기 위원회는 국민행복, 경제 활성화, 통일한국을 위해 건축 분야가 추진해야 하는 최선의 방안을 찾고 이를 실천하여 나갈 수 있도록 관련 학계, 업계, 정부, 지자체 그리고 국민들의 소통과 협력의 창구가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 국민들이 우리의 경제와 문화 수준에 걸맞게 아름다운 국토, 쾌적한 삶터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임기 2년 동안 국가건축정책위원장으로서 제4기 위원님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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