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호황에도 전문건설경기 작년과 별차이 없어
분양 호황에도 전문건설경기 작년과 별차이 없어
  • 주선영 기자
  • 승인 2016.05.30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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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건설업, 수주부진·자금부족·인력난 ‘3중고’
올해 민간공사 물량 많으나 지역별 차이 보여
 

한국건설신문 주선영 기자 =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6년 1/4분기 전문건설업 경기실사지수 및 2016년 2/4분기 전망(SBSI)’에 따르면, 올 1/4분기 전문건설업 경기실사지수는 2015년 4/4분기보다 8.2p 높은 67.1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5년 1/4분기와 동일한 수준이다.
이 같은 기록은 건설공사의 비수기인 겨울이 지나면서 발생한 계절적인 반등으로 보인다. 더구나 전년 동기의 조사치가 이번과 동일한 67.1이었음을 감안하면 이번 결과는 전문건설업의 획기적인 경기개선보다는 계절에 따른 예년의 수준으로 보는 것이 무리가 없다는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경기평가 및 전망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 1분기의 정부재정집행계획의 규모가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고, 빠른 재정집행을 위해 발주와 계약체결기간 등의 절차도 조정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공공주도의 건설공사물량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전히 주의할 점은 주택 등의 민간공사물량”이라며 “가령 올해의 경우 재개발과 재건축의 일반분량물량이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고는 있지만 세부적으로는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를 전국적인 민간공사물량의 확대로 판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2016년 2/4분기 전문건설업 경기 전망은 69.7로 이번 분기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공사착공물량 등의 시장상황에 비추어보면 2/4분기 역시 전년도의 추세를 따를 가능성이 높다.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올해의 정부정책이 최근의 추세와 동일하게 1분기부터 SOC예산을 공격적으로 조기집행하는 등의 정부재정의 집행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공공부문을 통한 공사발주물량이 지금의 건설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지난 1월만 보더라도 주택인허가실적이 전월 대비 약 50%, 전년 동월 대비로는 40% 이상 증가했고 이들 상당수가 정비사업지구(재개발/재건축)의 건축물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 수년간 억제됐던 민간부분의 수요가 표면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도 2분기 전망에 설득력을 더한다고 밝혔다.
단열재와 내외장재 같은 주택용 자재뿐만 아니라 철근과 레미콘, 합판과 콘크리트 파일 등의 일반적인 건축용 자재에 대한 수요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또한 건설경기에 1~2년 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엘리베이터 시장도 지난해의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국내 타 산업분야와 동떨어져 건설업만이 성장할 수는 없기에 현재의 추세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의 소지가 있다. 올해의 건설투자증가율은 그간의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경제경장률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더구나 한국의 대외수출액이 지난 2월까지 14개월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 등을 감안하면 대외경제여건이 국내 건설산업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간문제다.
기업규모별로 살펴보면 대형업체는 2015년 4분기보다 14.3p(85.3점→100.0점)증가, 중형업체는 10.6p(60.6점→50.0점)하락, 소형업체는 19.9p (54.0점→73.9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2014년 4분기부터 줄곧 80점대 중반을 유지하던 대형업체의 응답결과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반면 중형업체의 응답은 지난해 2분기부터 지속적인 감소세를 유지했으며 소형업체의 응답결과는 지난 분기보다 크게 상승했다.
2016년 1/4분기 지역별 경기실사지수는 수도권업체는 77.8로 하락, 지방권업체는 65.7로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2016년 2/4분기 전망은 수도권은 이번보다 크게 하락한 55.6, 지방권은 71.6으로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지방권에서 지수의 상승이 나타나고는 있지만 이것이 전국 공통이거나 지방의 모든 전문건설업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16년 1/4분기 업종별 경기실사지수는 건축 중심 업종과 토목중심 업종이 각각 51.7과 76.6으로 큰 격차를 나타냈다. 2016년 2/4분기 전망은 건축 중심 업종은 72.4로 크게 상승, 토목중심 업종 68.1로 1/4분기보다 다소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항목별 경기평가 및 전망

◇공사물량지수= 올 1/4분기 전문건설업 공사물량지수는 원도급이 42.1(54.4점→42.1점)로 하락, 하도급은 59.2(58.9점→59.2점)로 지난 분기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원도급 공사물량지수가 최근 4개 분기동안 줄곧 큰 폭으로 하락하는 동안 하도급 공사물량지수는 소폭의 등락을 보이며 유사하는 수준을 나타낸 것은 하도급공사를 주로 수행하는 전문건설업의 한계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4분기의 공사물량지수 전망은 원도급은 1/4분기보다 크게 개선될 것으로, 하도급 역시 개선될 것으로 나타났다.
이은형 책임연구원은 “이는 공사수행에 적합하다는 계절적 요인이 반영된 전문건설업체들의 기대감으로도 볼 수 있으므로 원도급 공사물량에 대한 결과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자금관련지수= 1/4분기의 전문건설업 자금관련지수의 조사결과는 공사대금수금은 81.6(80.0점→81.6점)으로 지난 4/4분기와 유사한 수준을, 자금조달지수는 57.9(63.3→57.9점)로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 공사대금수금지수는 대형업체가 가장 높고 그 다음으로 소형과 중형업체의 순으로 낮았으나 대형업체의 2분기 전망은 이번 분기보다 크게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올 2/4분기의 자금관련지수 전망은 공사대금수금이 84.2로 이번 1/4분기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자금조달지수 역시 60.5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력수급 및 인건비지수= 1/4분기의 인력수급지수는 81.6(76.7점→81.6점)으로 2015년 1/4분기보다 소폭 상승했으며, 인건비지수는 55.3(44.4점→55.3점)으로 지난 분기보다 크게 뛰었다. 반면 지난해 3/4분기(100.0)보다 떨어졌지만 최근 2년간의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다소 악화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지역에 따라 공사물량의 편차가 있는 것처럼 인력수요에도 지역별 편차가 있다는 점이 반영되면서 발생한 결과로 추정된다.
2/4분기의 인력수급지수는 75.0으로 하락, 인건비지수는 60.5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는데 계절적 상황 등을 함께 고려하면 이 같은 추세는 2/4분기 이후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자재수급 및 자재비지수= 1/4분기의 자재수급지수는 98.7(96.7점→98.7점)로 나타나 지난 4/4분기와 유사한 것으로, 자재비지수는 64.5 (61.1점→64.5점)로 지난 분기보다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지역별 편차는 있겠으나 현재로써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꾸준히 자재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일부에서 지적되는 자재수급문제는 주로 자재가격문제에 기인한 것이다.
대표적인 자재인 레미콘의 경우에는 8.5제 시행의 여파로 일부 현장에서는 일일 레미콘타설량이 기존의 1/3 수준으로 줄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본래 레미콘의 단가가 높은 편에 속하던 지역에서는 아직 8.5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지 않아 건설현장에서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철근공급에 대한 논란 역시 철근가공단가 인상분의 부담주체에 대해 건설사와 제강사, 그리고 철근가공업체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벌어진 것으로 철강재의 재고부족에 기인한 문제는 아니다.
고강도콘크리트파일이나 골재는 물론 플라이애시와 슬래그파우더같은 자재가격까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사상 최대라는 전년도의 주택인허가물량과 함께 지금까지 보고된 건설수주액 등으로 미루어보면 단시일에 간설 자재의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은 높지 않으므로 이 같은 자재가격의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건설업 경영애로사항

주요 애로사항으로는 ‘수주부진’이 39.4%로 가장 많았으며, ‘자금부족’도 15.5%를 차지했다. ‘인력난·인건비 상승’은 지난 분기(6.7%)보다 크게 늘어난 14.8%로 조사됐다.
그 다음으로는 경쟁심화(12.0%), 불확실한 경제상황(8.5%), 보험신고와 노무비관리 등 현장 관리의 어려움(3.5%), 건설자재 가격상승(2.8%), 불공정거래(2.8%), 건설장비수급(0.7%)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는 불공정거래를 지적한 응답비율이 지난 조사(0.6%)보다 높았으며 종합건설업체 부도(0.0%)라는 응답은 없었다.

▲ 2016년 1/4분기 전문건설업 경영애로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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