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골에서>부동산 거품이후 대책은
<낙지골에서>부동산 거품이후 대책은
  • 승인 2003.10.1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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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용(취재1팀장)


항생제를 자주 복용하면 할수록 더 강한 항생제를 써야 몸이 반응하게 된다. 좀더 강한 항생제를 찾다보면 그 독성에 몸이 망가지고 결국은 항생제로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가 되고 만다.

최근 마치 전쟁이라도 벌이듯 부동산 시장을 향해 좀더 자극적인 투기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정부를 지켜보며 든 생각이다. 시장이 얼마나 왜곡되게 흐르고 있으면 하루가 멀다하고 강력한 정책수단을 꺼내들겠냐마는.

지난해 강남 재건축추진 아파트 단지에서 불기 시작한 가격 이상급등 현상을 잡기위해 정부는 수없이 많은 투기대책을 만들어내야 했다. 일일이 나열하기조차 힘들정도로 정말 많은 카드를 선보였다. 하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정책수단을 동원하고도 강남아파트값은 고개숙일줄 몰랐다. 실제로 최근들어서까지 한달에 1억이상 가격이 오른 아파트가 강남에는 있다. 한달에 1억이 올랐다?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오른돈만 가지고도 왠만한 서민용 아파트 한 채를 사들일수 있는 돈이다.

상황이 이쯤되는데 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어서는 물론 안된다. 정부가 최근들어 다시 좀더 강력한 수단을 동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택담보대출비율 축소, 보유세 강화 조기 실시 등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주택업체들도 자발적으로 적정한 분양가격 책정을 위해 자율조정방안을 결의했다고 한다. 그동안 높게 책정된 신규아파트 분양가격 때문에 인근 기존아파트가격까지 덩달아 올려놓는 에스컬레이션 현상의 진원지 역할을 해온게 사실이다. 따라서 뒤늦게나마 주택업체들이 스스로 분양가 자율조정방안을 결의했다고 하니 다행이다. 어떤 방식으로 실천해나갈지는 지켜볼일 이지만...혹시라도 정부가 강력한 수단을 동원하는 상황을 잠시 피해가자는식이 아니길 바란다.

최종찬 건교부장관이 규정했듯이 강남아파트 가격에 버블이 상당부분 내재돼있고 때문에 얼마가지않아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면 지금부터는 버블이 빠진 이후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

기형적으로 뛰고있는 강남아파트값 잡는데 온힘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 무슨 뚱딴지냐고 말하겠지만...강남아파트 시장은 상식을 뛰어넘어 왜곡된 구조를 갖고있다는 점 충분히 공감한다. 또 어떤 형태로든 이런 시장은 바로 잡혀야 한다.

하지만 혹시 거품빠지고 난 이후 경제일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준비를 해야 한다. 정부가 거품빼기 위해 전방위로 총공격을 하고 있듯이 거품빠진 이후의 시장 역시 전방위로 준비해야 한다.

또 하나 항생제 남용으로 만신창이를 만들고 나면 회복이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이 되면 치료부위는 강남이외의 지역까지로 확대된다. 기우이기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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