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과학과 문화의 접목으로 신건설문화 창조
<논단>과학과 문화의 접목으로 신건설문화 창조
  • 승인 2003.10.1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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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일동 본부장(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문화의 세기 도래

문화가 국부를 창출하는 핵심 원천이 되고 한 나라의 문화력이 국가의 위상을 결정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21세기를 ‘문화의 세기'로 지칭하고 있으며, 금세기에 문명사적 대전환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다.

프랑스 문예비평가 기 소르망은 “옛날에는 국가의 운명을 왕이 좌우했지만 지금은 국가 이미지 곧 문화가 좌우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헌팅턴은 그의 저서 「문명의 충돌」에서 냉전시대의 정치·경제 패러다임이 문화·문명 패러다임으로 전환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존슨(R.Johnson)도 21세기 사회는 문화에 의해 주도될 것이라고, 소위 문화주의(또는 문화결정론)적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미국의 예술·인문학 대통령위원회가 1997년 2월 클린턴 대통령에게 제출한 21세기 문화전략보고서 ‘Creative America'의 서문에 “문화의 변영이 활력 있는 사회의 핵심이며, 예술과 인문학의 창조적인 힘이 민주주의를 강화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처럼 오늘날 미국은 문화를 사회의 핵심으로 인식하고 있다.

문화적 이미지는 계량화 하기는 어렵지만 묘사할 수는 있다.

독일은 고품질과 기술, 프랑스는 패션과 삶의 질, 일본은 정밀과 섬세한 아름다움, 미국은 탁월한 품질과 서비스, 이탈리아는 우아한 세련미등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한국은 문화적 시각에서 보았을 때 아직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다. 즉, 문화적 이미지가 결여되어 있다.

문화의 의의는 국가경쟁력에서 가지는 경제적 부가가치에만 머물지 않고 국가이미지 형성과 대외인지도 제고와 직결된다.

이와 같이 문화가 경제발전의 기본토양이고 자원이며, 사회발전의 창조적 원동력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 사회에서 문화의 위상은 불행하게도 그러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건설 부문에서 문화적 가치에 대한 인식이 크게 부족하여 대형 국책사업, SOC사업, 도시개발 등의 부문에서 문화적 가치실현의 노력이 결여되어 있는 게 우리의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는 문화의 세기를 맞이하여 우리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선진국 진입을 위한 국가경쟁력 강화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부문에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을 접목하자

과학기술은 사실에서 진리를 찾고, 문화예술은 사실에 대한 느낌과 상상적인 것을 느끼는 데 진리를 부여하는 것이다.

개념적이고 인식적인 과학기술과 표현적이고 정열적인 문화예술은 상호 보완적이며,모든 사물을 이해하고 질서화하는 일은 과학기술과 문화예술이 공유해야 할 과제이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한 생산과 소비의 급격한 증가로 화석연료의 고갈, 대기와 물의 오염, 도시의 이상 비대화 현상들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대지의 모습을 흉측함과 오염으로 더럽히고 있다.

우리는 기계화된 문명의 무자비한 역동성에 대체할 수 있는 더 많은 인간적 관심과 가치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다. 과학기술은 도덕적, 미적 관점에서 사용될 때만 그것들이 건전한 사회질서를 만드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므로 과학기술과 함께 문화예술을 융합시켜 잘 균형 잡힌 국토도시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우리는 과학기술의 원천을 전쟁, 가난, 질병이 없는 세계로 향하도록 밀고 가야만 한다. 동시에 과학기술과 균형을 이루도록 문화예술의 역할을 많이 고양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도시를 건설할 때 도시기능과 건설기술만을 앞세우고 아름다움을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은 영혼이 빠진 도시와 같다.

이제 우리의 국토와 도시공간에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가야할 때가 왔다. 어느 누구의 것을 모방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할 때이다.

2002년의 월드컵에서 분출되었던 우리의 열정과 역동적인 에너지를 엮어, 21세기 우리 민족의 새로운 신화를 창조하고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역량을 결집해 나갈 절호의 기회이다.

국토·도시공간과 문화예술을 접목·승화시켜 재미있고 아름다운 삶의 장을 만들고, 신선한 국가적 문화이미지를 창출하도록 건설부문에서 먼저 뜻을 세우고 준비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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