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역대 최대 규모인 4만3천가구의 분양물량이 예정돼, 이달 물량 1만5천여가구와 합하면 5만8천여가구가 쏟아질 전망이다.
최근 분양시장은 변곡점이 꺾여 점점 더 움츠려드는 상황인데도 주택업계는 쉬지 않고 분양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지방도시 대출규제 강화와 4월 총선 전에 분양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요인도 있다.
올해 들어 지난달과 이달, 다음 달을 합하면 분양물량이 무려 7만가구가 넘어서는데, 지난해 1분기 4만7천가구 대비 52.4%나 늘어난 물량폭탄인 셈이다.
이와 관련 한편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미분양 물량이 걱정이다.
지난해 12월말 미분양 주택 수는 총 6만1천여가구로 지난해 10월말 3만2천가구에 비해 거의 2배 이상 급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1~2월 들어 미분양 물량이 훨씬 늘었다고 예상하며, 3월 예정대로 대규모 분양에 나서면 미분양 규모는 7만가구가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다.
이미 수도권 대표 신도시인 화성 동탄2지구에서 분양된 신안인스빌 리베라 3, 4차가 지난해 말 대규모 청약미달로 분양을 취소한 경우까지 발생했다.
주택시장은 이달부터 시행된 주택담보 대출 여신심사 강화 여파로 이미 냉기가 돌고 있다.
더구나 그동안 아파트 분양시장을 떠받쳤던 심각한 전세값 인상도 한 풀 꺾여 전반적 하락 조짐을 보여 시장 열기는 급랭할 전망이다.
이런 미묘한 시기에 주택시장 전망을 놓고 정부 산하기관과 연구기관ㆍ협회 등이 “주택공급 과잉이다 & 아니다”라고 상반된 논쟁을 벌여 시장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16일 주택산업연구원이 개최한 주택시장 긴급진단 세미나에서 노희순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분양물량이 단기적으로 급증했으나 2008~2015년 공급 누적물량을 고려하면 여전히 4만5천가구 가량 주택공급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 연구원은 “미분양 물량도 올해 3월 4만7천가구, 6월 3만6천가구, 12월 2만9천가구로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또 다른 국책연구기관은 공급과잉에 따른 문제가 심각하다고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송인호 연구위원은 “2011년 이후 가구 수 증가는 연간 약 27만가구이고, 주택 멸실 수가 4년간 평균 8만가구 내외로, 이에 주택 수요는 연 35만가구”라고 전망했다. 또 “지난해 아파트를 포함 주택공급이 70만가구로 추정되는데 주택수요의 수급불균형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연구기관들의 의견이 상반되면서 주택 수요자들과 주택업계는 혼란에 빠져 분양계획과 주택취득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취임 100일을 맞은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불안한 주택시장에 대해 “1~2월은 비수기로 심리적으로 위축된 부분이 있어 1분기까지는 시장 자율에 맡겨 추세적 변화를 보겠다”고 밝히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16일 용인ㆍ파주 등 미분양 우려지역 23곳에 대해 이달부터 분양보증심사를 2단계로 강화, 사실상 공급규제에 발빠르게 나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렇다면 과연 정말로 공급과잉일까 VS 아닐까?
한국건설신문 양기방 편집국장 = kocons@conslov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