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신문 이오주은 기자 = 정부가 원전 해체산업 육성에 본격 나선다.
정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5차 원자력진흥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를 열고, “안전하고 경제적인 원전해체와 원전해체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방향”을 심의ㆍ확정했다.
또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한 권고안 및 정부의 후속조치계획’과 ‘미래원자력시스템 개발ㆍ실증 추진전략 수립 계획’을 논의했다.
황 총리는 “우리나라가 원전 건설ㆍ운영 면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한 만큼, 이제는 원전을 이용하고 난 후의 원전해체와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우선 고리 1호기를 안전하게 해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하고, 해외시장 참여는 엄밀한 시장분석을 통해 우리만의 전략을 마련해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원전해체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방향
◇민관합동 TF = 지난 6월 국내 첫 상용 원전인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 결정과 함께 국무조정실, 미래부, 산업부 등 관계부처는 고리 1호기 해체 관련 추진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도록 원전해체기술 확보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미래 해체시장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기로 한 바 있다. 이후 ‘원전 해체산업 육성 정책방향 민관합동 TF’ 운영을 통해 이번 대책을 수립한 것이다.
◇경주 방폐장 천층처분장 2019년까지 확보= 고리 1호기를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해체하기 위해, 해체과정에 민간기업의 참여를 적극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고리 1호기를 본격 해체하기 전에 최소 5~6년의 사용후핵연료 냉각기간이 필요한 만큼, 이 기간 동안 미래부와 산업부는 선도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해 2020년 이후 부족한 해체기술을 신속하게 확보하는 한편, 2030년대 이후에는 기술 고도화까지 추진키로 했다. 또, 해체 폐기물의 안전 처분을 위해 경주 방폐장에 천층처분장을 2019년말까지 확보하기로 했다.
◇2020년 겨냥 세계 해체시장 대응전략 마련= 2020년대부터 세계적으로 가동이 멈추는 원전이 크게 증가될 전망이므로, 이에 대비하기 위한 과제도 마련했다. 각 국가별로 원전해체 결정 시기가 불확실해 실제 시장형성 시기가 유동적인 만큼, 향후 해체시장 참여는 국내역량 축적과 시장분석을 통해 긴 호흡을 갖고 신중히 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30년까지 기술개발 4천419억원 등 총 6천163억원 규모를 투입하고, ▷해체산업 수요에 대비한 정규교육과 기존 인력 재교육 프로그램 강화 ▷국내 해체초기시장 형성 지원 ▷원전해체 등 산업집적화단지 조성 검토 등을 통한 ‘해체산업 생태계 조성’과 국제수준의 기술역량 축적을 전제로 ‘글로벌 시장 참여전략 모색’ 등,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한 ‘원자력발전산업 정책협의체’를 통해 추진상황을 점검해 나가기로 했다.
■사용후핵연료 권고안 및 정부의 후속조치 계획
이날 홍두승 前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장은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한 권고안을 보고했고, 정부는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서 “권고안을 토대로 올해 하반기 사용후핵연료 관리를 위한 큰 틀의 정책방향과 법제도적 사항을 차질없이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13년 10월 ‘방사성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민간자문기구로서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설치된 후 지난 6월까지 20개월간 활동했던 결과인 ‘사용후핵연료 관리에 대한 권고안’은, ▷국가의 책임 하에 관리하고 미래 세대에게 부담을 주면 안 된다는 원칙 ▷2020년까지 지하처분연구소 부지 선정 ▷2051년까지 영구처분시설 운영 ▷(가칭)사용후핵연료 특별법 제정 등 총 10개로 구성돼 있다.
■미래원자력시스템 개발ㆍ실증 추진전략 수립 계획
마지막으로, 미래원자력시스템은 고준위폐기물 처분량 감축, 관리기간 단축, 처분면적 축소 등 사용후핵연료의 안전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파이로 공정기술과 연계해 사용후핵연료 문제해결을 위한 소듐냉각고속로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운전 중인 경수로 원전에 비해 높은 에너지의 중성자를 이용해 핵분열을 일으키는 원자로이며, 고에너지의 중성자로 독성물질의 연소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관리 권고안 제시, 신 한ㆍ미원자력협력협정 체결 등 사용후핵연료 관련 정책환경이 변화됨에 따라, 지난 2008년 수립한 ’미래원자력시스템 장기 추진계획’을 보다 구체화한 실행계획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기술실증ㆍ실용화 계획, 실증 부지ㆍ재원 확보방안 등 5대 전략과 세부 추진과제를 올해 말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