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과열 속 숨어있은 적신호
분양과열 속 숨어있은 적신호
  • 양기방 편집국장
  • 승인 2015.08.24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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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시장 비수기인 8월에도 5만여 가구가 넘는 주택분양이 계속돼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 1만5천 가구의 3.7배에 달하는 분양물량이며, 최근 10년 내 가장 많은 숫자이다.
최근 주택업계가 전ㆍ월세 문제로 청약열기가 뜨겁자, 비수기임에도 공격적으로 분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하반기나 내년에 계획한 물량까지 앞당겨 밀어내기 분양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강남 발 재건축ㆍ재개발 열풍이 더욱 시장을 달구는 상황이 되고 있다.
올 상반기 전국 분양주택 1순위 평균 경쟁률이 9.4대 1로 청약광풍이 불었던 2006년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청약 경쟁률이 100대 1을 넘는 초대박 단지도 12곳이나 나와 그야말로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주택시장 과열에 우려를 표시하며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주택업계는 상반기에 ‘밀어내기식’ 분양으로 22만 가구를 쏟아냈고, 이어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분양이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뜨거운 분양열기의 이면에는 소리소문 없이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 경고음을 내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줄어들었던 미분양 주택이 지난 6월말 3만 가구를 넘어서며 한동안 잊혀졌던 미분양 공포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진월대비 21% 증가해 3만4천68가구로 집계됐다. 6월 한 달 동안에만 6천 가구의 미분양이 늘어 분양열풍 속에 골도 깊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악성 미분양 물량인 준공 후 미분양 주택도 1만2천578가구로 증가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가계부채 대책에 국내외 금리인상 변수까지 맞물려 주택시장이 급랭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연말로 갈수록 미분양 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도 있다.
어쨌든 이번 기회에 나만 분양하고 보자는 건설사들을 경계해야 한다. 주택업계에 또다시 다가올 위기와 고질적인 미분양 폭탄을 막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부가 나서서 물량 수급 조절을 못한다면 주택협회라도 상설기구를 발족해 자율조정에 나서야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분양 주택으로 주택업체들이 속수무책 쓰러지고 망했던 기억을 모두 잊었단 말인가…
전문가들은 향후 2년 후에 또 한 번의 폭탄이 터지는 거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
전ㆍ월세 문제가 심각해 너도나도 분양을 받았지만, 경기가 급랭하고 가계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면 미분양 문제뿐 아니라 미입주 대란까지 겹칠 수 있다는 예상이다.
그야말로 2~3년 후 주택경기가 경착륙되어 거래가 끊기고, 당첨자들은 현금 부족으로 잔금을 내지 못해 입주조차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주택경기가 몇 년 만에 살아나 모처럼 기회가 왔지만, 짧은 호황 뒤에 최악의 폭탄이 터질 수도 있다는 걱정이 기우이기를… 


한국건설신문 양기방 편집국장 =  kocons@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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