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골에서>추경예산의 양면
<낙지골에서>추경예산의 양면
  • 승인 2003.08.2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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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진(취재1팀)


정부가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최근 4조1천775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고 이중 70%를 3·4분기에 집중 집행키로 한 바 있다.

이번 추경예산은 대부분 서민경제 활성화와 건설투자에 집중되면서 국내 건설산업과 경제활성화에 단기적인 기대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최근 한국도로공사 대한주택공사 등 공기업들이 자체 조달한 재원도 올 하반기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경기활성화에 가속도를 붙이고 있다.

특히 하반기중 투입될 공기업의 자체조달 재원이 무려 8천564억원에 이르고 있어 공기업의 예상됐던 올해 투자금액도 무려 1조5천억원이나 늘어나게 된다.

이같이 정부와 공기업이 경기활성화를 위해 예산확보와 집행에 전력을 쏟고 있는 가운데, 일부에서는 단기적인 효과를 위해 무리한 추경편성과 공기업의 자금조달 부담만 가중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기업의 한 관계자는 “사실 경기가 좋을때 추경예산도 반갑지 요즘 같이 불경기 상황에서는 자체 조달해야할 50%의 추경예산이 부담스럽기까지 하다"고 토로하고 있다.

특히 이들 공기업들은 어차피 조달된 재원 자체가 부채로 처리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향후 공기업 평가서 불이익을 받는 등 불편한 추경예산이라는 설명이다.

또 건설현장 여건도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추경예산을 집행할 수 도 없는 상황에 집행실적을 공기업 경영평가에 반영한다는 것 또한 지나친 상급기관의 월권행위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공기업 일부에서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추경예산 집행으로 기획예산처 등은 실적 쌓기에 좋을 지 몰라도 예산을 집행하고 조달해야 하는 공기업 입장에서는 불편한 추경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마디로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챙기는 꼴이라는 것.

한편 기획예산처는 추경예산집행의 차질없는 추진을 위해 집행실적을 정밀 점검하고 투자가 많은 공기업에 대해서는 경영 평가시 인센티브를 부여키로 하는 등 공기업에 대한 심적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공기업의 부담은 더욱 커저만 가고 있는 실정.

추가경정예산은 말 그대로 부족한 예산을 추가로 편성해 집행하는 예산으로 지금 당장 경기가 어렵고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해서 무작정 예산을 편성하고 소비한다면 그것은 또 다른 국가 부도사태를 유발시킨다.

무작정 빌리고 쓰고 보자는 심리가 만연돼 있는 우리나라 소비심리를 감안할 때 앞으로는 경기활성화를 위한 추경예산편성도 중요하지만 보다 장기적인 예산편성 방안이 논의돼야 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이 97년의 국가부도가 왜 발생했는지 정부는 다시한번 명심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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