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 재해율 문제, 현행 입찰제도 손질로 해결해야
<기자수첩> - 재해율 문제, 현행 입찰제도 손질로 해결해야
  • 문성일 기자
  • 승인 2001.09.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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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별력없는 PQ만점시대의 신인도 점수는 건설공사 수주의 중요한 잣대다.
경영상태를 제외한 기술능력과 시공경험, 하도급 관리계획의 적정성 등에 대한 수행능력 평가에서 입찰참여 업체 대부분은 획일적으로 만점을 받고 있기 때문에 1차적으로 투찰금액이 낙찰 하한선까지 근접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번외(?) 심사항목인 신인도 점수는 당락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평가항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때문에 건설업체들은 발주기관의 우수시공업체로 선정되기 위해 다소 무리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1점을 받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에서 결코 새삼스럽지 않은 재해율 문제가 일부 대형사를 중심으로 제기되면서 업체들은 또한번 장외전쟁을 치를 공산이 커졌다. 이 문제는 특히 최근 대한건설협회가 별도의 태스크포스팀을 만들 만큼 논의의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태다.
물론 배점상 최대치인 +2점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은 새삼스럽게 이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못마땅하다. 또 상대적으로 마이너스 포인트를 달고 있는 업체들도 자랑삼아 꺼내지 못하면서도 은근히 배점 감소내지는 그 이상의 것을 바라고 있다.

비단 대형건설업체들만의 얘기는 아니다. 도급순위 100위권내 업체외에도 노동부는 4군업체들인 800위권 건설업체들까지 재해율을 고시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상시근로자수가 적은 4군업체의 경우 한 건의 현장사고가 곧바로 영업정지 상태로 이어지는 결과를 보이고 있을 정도로, 하위업체들에 있어서 재해율은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넘나드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 모두가 변별력없는 현행 입찰제도의 문제점에서 파생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만큼 해당 공사 수행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구별하지 못하는 현행 입찰제도의 손질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재해율이 신인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작음을 떠나 노동부가 건설현장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탁상행정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문제점들은 시급한 시정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중복규제로 인한 업체부담을 줄이는 조치도 함께 따라줘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불필요한 정치적인 논리가 개입돼서는 안된다. 문제의 진원지를 찾지 못하면 오히려 부작용과 악영향을 양산시키기 때문이다.

취재1팀 문성일 기자 simoon@conslo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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