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역사공원의 플레이스브랜딩 '스토리를 담다'(1)
서소문역사공원의 플레이스브랜딩 '스토리를 담다'(1)
  • 한국건설신문
  • 승인 2015.06.0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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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동윤 (주) 디렉션 대표

장소브랜드의 콘셉트 개발은 장소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필수 요소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플레이스 브랜딩을 단순히 로고나 슬로건을 제작하는 것으로 치부해 버리곤 한다.

플레이스 브랜딩(Place Branding)이란 그 장소가 가지고 있는 자산(Asset)을 조사하여 정체성을 정립하고 브랜드화하여 다른 경쟁 플레이스와 차별되고 우위에 설수 있도록 끊임 없이 기획하고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장소의 콘셉트를 개발하는 것과 차별화된 독자성을 갖는다는 뜻이다. 서소문 역사공원의 사례를 통해 플레이스 브랜딩의 세계를 살펴보자.

▲ EN-CITY ENGRAVING the PARK

서울시 중구에 있는 서소문 역사공원 자리는 국내 최대의 천주교 순교성지이며 조선 시대의 처형장으로 대한민국의 중요한 역사유적지이다. 서울 중구청은 작년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설계경기 공모'를 진행해 ‘EN-CITY ENGRAVING the PARK’를 당선작으로 확정하고 현재 2017년 완공을 목표로 실시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필자는 올해 초에 완료한 서소문 역사공원의 브랜드 컨셉과 브랜드 아이덴티티 개발 사례를 통해 플레이스 브랜드(Place Brand) 개발과 플레이스 브랜딩(Place Branding)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플레이스는 나라, 도시, 구역, 거리, 건물 등 다양한 크기와 종류의 장소를 의미한다. 대한민국, 서울시, 신사동, 가로수길, 그리고 가로수길에 있는 잘 알려지지 않은 카페도 플레이스의 영역에 포함된다.

브랜드의 전통적인 의미는 어떤 대상을 규정하고 그 대상의 경쟁들과 식별되도록 하기 위한 이름, 기호, 상징, 디자인 혹은 그 결합체를 말한다. 그러나 필자는 마티 뉴마이어(Marty Neumeier)의 ‘브랜드는 제품이나 서비스 혹은 회사에 대한 즉각적 느낌이다(A brand is a person’s gut feeling about a product, service, or company).’ 라는 브랜드 정의에 동의하며 “플레이스 브랜드는 어떤 장소에 대한 즉각적인 느낌”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떤 장소에 대한 ‘즉각적인 느낌’은 그 장소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와 경험이 쌓여서 생긴다. 예를 들어 뉴욕의 브랜드는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보고 듣고 경험했던 뉴욕에 대한 모든 이미지의 총합이 만드는 하나의 즉각적인 느낌으로 볼 수 있다.

필자 같은 경우는 밀턴 글레이져(Milton Glaser)가 디자인한 심벌이 그려져 있는 ‘아이러브 뉴욕(I (Love) NY)’ 티셔츠, 제이 지(Jay Z)와 앨리샤 키스(Alicia Keys)가 불렀던 ‘엠파이어 스테이트 오브 마인드(Empire State of Mind)’, 또는 톰 행크스(Tom Hanks)와 멕 라이언(Meg Ryan) 주연의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 ‘You’ve Got Mail’,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Empire State Building) 위의 전망대에서 본 풍경,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Peter Luger Steak House)에서 먹었던 스테이크의 맛 등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보고, 듣고, 맛보고, 느낀 것 들이 머릿속에서 합쳐져서 뉴욕의 브랜드가 만들어진다.
플레이스 브랜드가 중요한 이유는 어떤 장소를 다른 여러 장소들 중에서 구별하여 인식하게 한다. 또한, 성공적인 플레이스 브랜드는 방문자의 수와 방문자의 방문 기간을 늘려 궁극적으로 그 장소의 경제발전을 돕는다. 플레이스 브랜딩은 장소가 경쟁력 있고 성공적인 브랜드를 갖도록 하는 모든 행위를 말하며 그것은 정체성을 정립하고, 목표와 비전을 세우고, 경쟁력 있는 자산을 찾아내고 개발하며, 관리하는 것을 포함한다.

필자가 서소문 역사공원의 브랜드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 서소문 밖 역사 유적지 설계경기 공모가 진행 중이었고, 기본 조사를 진행하던 시기에 당선작이 확정되었다.

 ‘EN-CITY ENGRAVING the PARK’의 컨셉은 판화처럼 주요공간을 땅속에 새겨 넣고, ‘지상과 지하의 주요 공간을 연결하는 순례길’이라고 필자는 이해했다. 또한, 건축가가 이야기한 ‘적층’의 개념이나 ‘종교인을 대상으로 한 공간이 아닌 종교의 색깔이 역사에 의해 녹여져 있는 명품장소'의 표현은 서소문 역사공원을 잘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것은 공간설계를 위한 컨셉이였고, 장소 브랜드의 컨셉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인그레이빙(Engraving)’이나 ‘지하의 순례길'은 서소문 역사공원이 가진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지 못한다.(2회에 계속)

신동윤 대표는 미국의 Place Making전문회사  'Newwork'에서 건축가, 조경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어반 플레너, 파이넨셜 전문가, 부동산 중계업자 등과 함께 뉴욕과 뉴저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소브랜딩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에서 장소 브랜딩과 함께 브랜드 컨셉개발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알리고 싶다고 말한다.

기사제공 _ 라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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