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표준화로 건설산업 경쟁력을 확보하자
<특별기고>표준화로 건설산업 경쟁력을 확보하자
  • 승인 2003.07.28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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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교원(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장)


국내 건설산업은 그동안 저 임금의 노동력에 바탕을 둔 단순 시공 등으로 국제시장에서 생존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고 임금의 비용 구조와 개발도상국의 추격, 그리고 설계·시공분야의 핵심기술 취약 등으로 국제경쟁력이 급격히 저하되고 있어 세계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표준화 체재를 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

‘건설부문 표준화 연구’ 자료에 의하면 표준화를 통해 인력절감·자재절감·공사기간 단축 등으로 총 공사비의 2∼3%에 이르는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표준화를 통해 매년 건축공사 부문에서만 1조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자재의 반복·대량생산을 통한 원가 절감 및 주문품이 아닌 상비품의 체계적인 생산관리로 건자재의 가격과 수급 안정을 도모 할 수 있고, 정밀시공을 통한 공사의 품질도 향상된다.

건설분야에 표준화 개념이 도입된 것은 1960년대 초반으로 대략 4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표준화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고 건축자재, 건축설계 표준화가 되지 않아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이 수 조원에 이른다는 지적에 따라 94년 대통령 직속 행정쇄신위원회에서 건축물 부품 및 건축설계의 표준화 방안을 기획과제로 채택하여 종합적인 추진이 시도되기도 하였지만 아직도 일선 건설현장의 표준화 정착은 요원한 실정이다.

예를 들면 문짝이나 창문의 비표준화로 개별 현장마다 창문 치수를 실측하여 주문 생산에 의해 수백가지가 넘는 주문 치수 제품을 생산하여 시공을 해야 되고, 석고보드나 합판과 같은 내장재들은 잘라 쓰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목공작업에서 아직도 자(尺)단위 척도를 사용하고, 유리의 단위에 평(坪)을 쓰기도 하며, KS표시인증 제품에 대해서는 현장에서 이중 검사를 통해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낭비하고 있으며, 비 국제단위를 사용한 시험성적서의 활용 등 비표준화로 우리의 건설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93년말까지 진행된 UR 협상과 병행하여 체결된 정부조달 협정으로 97년부터 정부나 정부투자기관의 건설시장이 개방되어 국내외 시장에서 동등한 경쟁 여건이 조성되어 국제화와 개방화의 전기가 마련됐다.

또한 95년 WTO/TBT 협정이 발효되어 협정 회원국이 국제표준이 있는 경우 각 국은 국가표준이나 기술기준 제정시 우선적으로 국제표준을 채택해야 하는 등 대 변혁을 맞고 있다.

미국의 경우도 96년 국가기술이전및진흥에관한법률을 제정하여 국립표준기술원(NIST)에 연방·지방정부 및 민간표준화 활동에 대한 총괄 조정기능을 부여하고 표준이나 기술기준의 시행주체별로 서로 상이한 표준을 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제적 낭비를 방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EU는 유럽지역표준화기구가 제정하는 임의 표준을 EU집행위원회가 제정하는 강제기술지침에서 채택하여 활용토록 하고 있고, 비엔나 협정이나 드레스덴 협정 등을 통해 EU표준을 국제표준으로 채택하도록 하여 각 국이 상이한 표준을 운용함으로써 발생하는 경제적 비효율을 방지하고 역내 단일시장으로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99년 2월 국가표준기본법을 제정하여 정부 각 부처간의 규격통일화 사업을 추진하여 부처별, 개별법에 의한 상이한 기술기준과 표준으로 인한 중복투자와 이중규제를 방지해 나가고 있다.

또한 2003년 6월부터 국가표준홈페이지를 통하여 1만5천여종의 국가표준(KS)을 무료로 열람토록 공개를 하고 있으며, ISO/IEC 등 국제표준화 정보와 국·영문 기술용어의 검색 등 표준화에 관한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여 표준화 확산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건설산업과 관련된 국가표준은 레미콘, 벽돌, 석고보드 등 건설재료와 각종 시험·검사방법 등 1천600여종에 이르며, 표준화된 KS표시인증 자재도 전체의 40% 이상을 차지하여 건설산업에서 KS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국제규격을 토대로 제정된 KS가 건설교통부에서 제정하여 운영하는 설계기준이나 표준시방서에 채택되고 현장에서는 KS표시인증자재를 사용함으로써 설계·시공·자재의 삼위 일체를 통한 표준화로 현장 공정관리나 품질관리의 최적화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건설산업에서의 표준의 제정·운영은 정부뿐만 아니라 학계, 연구계, 산업계 등이 합심하여 노력하여야 될 과제이며, 설계에서 자재생산, 시공, 유지관리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표준화된 절차와 기준을 확립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건설산업경쟁력을 높이는 첩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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