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해외건설 50년을 향한 핵심가치
새로운 해외건설 50년을 향한 핵심가치
  • 김 길 주 정책기획처장
  • 승인 2014.12.17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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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에 불고 있는 인터스텔라 열풍이 대단하다. 영화의 주된 내용이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물리학 내용들이 기반에 놓여 있다보니, ‘영화가 어렵다’는 평가가 적지 않음에도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모습이다.
흔히들 그 배경으로 흥미로운 소재를 토대로 한 줄거리와 탄탄한 연출력을 거론하지만, 이 영화의 진가는 컴퓨터그래픽을 최대한 자제하며 우주를 연출해 낸 감독의 실사 능력과 각본 구상을 위해 실제로 컬럼비아 공대에서 4년간 물리학을 공부하며 시나리오를 뽑아낼 정도로 적극적이었던 영화를 향한 그의 열정에 있다고 본다.
열정하면 빠지지 않을 사람이 또 우리 해외건설인들이다. 50년 역사의 해외건설이 이룩한 현재 성과의 근원이 바로 해외건설인들의 열정이라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척박한 오지에서, 뜨거운 모래폭풍을 무릅쓰고, 때로는 혹한을 극복하며, 사업을 발굴하고, 계약을 따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건(가족을 위해서건, 회사를 위해서건, 본인을 위해서건) 동기야 어찌되었든 성공을 향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솔직히 말해 해외건설을 지금의 모습으로 키운 건 8할이 우리 건설인들의 열정이었다.
이렇게 근 50년을 쏟아 부은 열정의 토대 위에 이루어진 해외건설의 성장은 이제 새로운 50년을 향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불거진 해외건설 공사 수익성 논란을 시작으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와 클레임 대응, 현장 안전관리,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 내실 강화를 주문하는 산업계 안팎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주와 외형성장에 포커스를 맞춰왔던 기존의 패러다임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공감을 얻기 때문일 것이다.
올 2월 해외건설 전문 싱크탱크로 출범한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에서도 이에 발맞춰 지난 5월 ‘해외건설 내실화 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 개최와 지난 11월 11일 ‘해외건설 7천억불 시대의 신성장전략’ 세미나를 잇달아 개최하며 패러다임 변화를 갈망하는 업계의 욕구 충족에 부응하고 있다.
실제 지난 11일 열린 세미나에서도 연간 1천억불 수주와 이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 요구되는 새로운 전략으로 ‘글로벌 5대 브랜드 상품’ 및 ‘10대 킬러 컨텐츠, 기술의 확보’ 등 ‘10개 핵심 전략과제’가 제안되기도 했을 만큼, 패러다임 변화에 대한 업계의 갈망이 생생하게 표출됐다.
현재 글로벌 경제 상황을 둘러보면 내년도 이후 해외건설 시장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견지하기가 쉽지 않다.
일본과 유럽에서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저성장과 저인플레이션이 지속돼 미국 경제의 성장속도 마저 둔화될 경우 세계 경제의 급격한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지난 20일 글로벌 경제 전문 사이트 마켓워치(Marketwatch)가 크레디트 스위스(Credit Suisse)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원자재 슈퍼사이클(가격 강세)이 끝나고 슈퍼다운사이클(가격 하락)에 접어들었다’는 뉴스는 중국 제조업 위축과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시사하며 내년도 이후 글로벌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을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가뜩이나 유가하락에 민감한 해외건설 산업이 어디를 둘러봐도 녹록치 않은 글로벌 경제 상황의 파고를 무사히 넘기고 목적지로 순항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정밀한 전략수립과 이를 위한 패러다임 전환에 유연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마침 해외건설 분야를 주관하는 국토교통부에서도 해외발주처나 외국인에게 한국건설을 체계적으로 홍보하고 건설산업의 이미지 개선과 신뢰도 제고를 강화할 목적으로 해외건설 홍보 브랜드 K-Build를 개발해 공식 선포했다.
해외건설의 첫 삽을 뜬지 50년이 다 되어가는 상황에서 대표 브랜드가 출범한 것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해외건설을 국민경제 성장동력으로 추진하려는 정부의 의지에 체계성이 덧붙여졌다는 점은 패러다임 변화에 있어 큰 성과라 할 만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큰 틀에서의 전략과 방향 설정,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순수한 열정이다. 민간 사이드의 몫은 동기부여가 확실한 시장의 제 기능에 맡길 일이고, 이외의 경제주체, 특히 정부를 위시한 공공 사이드의 몫은 그 목적이 수주이건, 프로젝트 수행이건 선진화를 위한 제대로 된 통찰력의 추출과 이를 정책으로 구체화시키고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반구축에 있다.
그리고 이를 지속가능하게 이끌어 줄 추진력의 근원이 바로 순수한 열정에 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의 역할과 핵심가치도 여기에 있음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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